스크랩 책소개 6월 새로나온 책

[3기 이미숙]

어린이도서연구회는 달마다 새로 나온 책을 소개합니다.
평가는 목록위원회가 갈래별로 나누어 맡아서 합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은 경험에 비추어 보면서,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독서의 즐거움을 느낄만한 작품을 찾으려고 애씁니다.
소개하는 책은 크게 문학과 지식책으로 나눕니다. 문학은 그림책, 시·글모음, 옛날이야기, 동화, 소설, 만화로, 지식책은 사회문화, 과학, 예술, 역사, 교사·학부모로 구분하였습니다. 동화는 우리나라 창작 동화의 발전을 중요하게 여겨 ‘우리 동화’와 ‘외국 동화’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독자는 크게 유아(1~3세/4~5세/6~7세), 초등(8~9세/10~11세/12~13세), 청소년(13세/16세)으로 나누었습니다. 달 수에 따라 발달에 차이가 큰 유아는 나이를 적었고, 청소년은 발달상에서 보이는 연속성과 변화를 고려하여 초등 6학년부터 중등 2학년까지와 그 이후로 나누어 13세와 16세로 적었습니다. 이 나이는 모두 ‘시작 나이’를 뜻합니다.
소개할 책은 목록위원회 갈래별 목록팀에서 토론하고 합의해서 정합니다. 소개할 때는 서지 정보와 함께 소개글을 붙이는데, 소개글은 책의 정보와 함께 글쓴이의 생각이 주로 담김으로 글쓴이의 이름을 밝힙니다.
여기에 소개한 책은 다른 회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어린이도서연구회가 뽑은 어린이·청소년 책》과 ‘도서관용 목록’으로 정리하여 소개합니다.
이달에 〈새로 나온 책〉으로 소개하는 책은 그림책 5종, 동화 2종, 사회 1종, 예술 1종, 만화 1종, 교사·학부모 4종 모두 14종입니다.

공룡아 다 모여!

석철원 글, 그림
여유당｜2021.3.30｜24쪽｜10,000원｜그림책｜4~5세

초록색 알 하나가 있다. ‘뽀직 뽀지직’ 금이 가더니 아기 공룡이 알을 깨고 나온다. 엄마는 보이지 않는다. 아기 공룡은 엄마를 찾으러 아장아장 길을 나선다.
세상에는 여러 공룡들이 살고 있다. 아삭아삭 풀 먹는 공룡, 등이 뾰족뾰족한 공룡, 우락부락 무서운 공룡, 물속에 사는 공룡, 하늘을 나는 공룡 등 생김새와 크기와 성격이 모두 다르다. 아기 공룡은 만나는 공룡마다 자신과 닮은 점을 찾고 엄마인지를 묻는다. 모두 엄마는 아니었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푸른 들판을 헤매다가 바다에 빠지기도 하고, 익룡에게 잡혀가기도 한다. 마지막엔 산꼭대기에서 위태로운 모습으로 ‘엄마! 어디 있어?’ 하고 울부짖는다. 울상이 된 아기 공룡은 자신과 똑 닮은 엄마 공룡을 만날 수 있을까?
공룡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장갑, 수세미, 모기장 등 다양한 재료를 썼다. 또렷한 선과 알록달록한 색감이 경쾌함을 준다. 앞면지에서 나무들 사이에 있는 아기 공룡을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다.(황정연)

조용한 세계

이미나 글, 그림
보림 | 2021.3.8 | 40쪽 | 16,000원 | 그림책 | 8~9세

늑대 한 마리가 넓은 평원 끝에 서 있다. 늑대는 동쪽 깊은 너머에서 사슴을 따라 여기까지 왔다. 혼자 다니는 사슴을 잡는 건 쉬울 줄 알았다. 몰래 다가가서 달려들지만 재빠르게 달아난다. 늑대는 얼어붙은 평원 사이 구덩이에 고꾸라진다. 친구들과 같이 사냥을 한다면 좋겠지만 늑대는 홀로 해내야 한다. 배를 곯은 지 닷새가 되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늑대는 길게 울고 날카로운 송곳니를 세운다. 달빛 사이로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늑대는 바람을 가르고 사슴을 쫓는다. 사슴이 점점 가까워진다. 지금이다. 늑대는 사슴의 목덜미를 물어뜯는다.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울부짖을 때 늑대 주변에 친구들이 나타난다. 늑대는 푸른색으로, 상상 속 친구들은 보라색으로 나타냈다. 늑대가 달려가면 푸른색과 보라색이 섞여 마치 친구들과 하나가 된 듯 보인다. 눈을 선명하게 치뜨고 사슴을 향해 달려가는 늑대의 모습이 역동적이다.(이은숙)

짱구네 고추밭 소동

권정생 글 | 김용철 그림
길벗어린이 | 2021.3.25 | 44쪽 | 13,000원 | 그림책 | 8∼9세

비탈 너머 짱구네 고추밭이 있다. 고추들은 자갈밭이지만 짱구네의 정성스런 손길 속에 무럭무럭 자란다. 빨갛게 물든 고추들은 이제 고추밭 근처에만 가도 코가 아리고 눈이 쓰려 아무나 함부로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강 건너 마을에 고추 도둑이 들어 난리를 겪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고추들은 남의 것을 따가는 건 엉터리라고 분해한다. 고추들은 도둑을 물리칠 꾀를 내어 사흘 밤 동안 힘을 모아 싸울 준비를 한다. 짱구네 엄마가 잘 익은 고추를 보고 이제는 따 들여야겠다고 하자 고추들은 다행이라며 신이 나서 맘 놓고 잔다. 그날 밤 빈 자루를 든 그림자가 비탈을 오른다. 그림자는 재빠른 손으로 고추를 훑어 자루에 담는다. 깜짝 놀라 잠을 깬 고추들은 힘을 모아 꽁꽁 묶인 자루 속에서 용을 쓰며 몸부림친다. 자루는 풍선처럼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다. 고추들의 분하고, 비장하고, 익살스러운 표정이 발랄하다. 고추의 빨간색과 매운 내의 노란색, 밤하늘의 파란색 등 밝고 강렬한 색감과 여러 겹의 터치로 생생함이 더해진다.(정영화)

GREEN : 숲 이야기

스테판 키엘 글, 그림｜이세진 옮김
라임｜2021.3.15｜32쪽｜12,800원｜그림책｜8~9세

한 아이가 가족과 함께 정글에 도착한다. 새로운 삶을 위해 살기 좋은 땅을 찾은 것이다. 숲은 온통 초록이고, 그곳에 사는 동물들의 소리로 생동감 넘친다. 가족은 위험하지만 아름다운 정글에 차츰 빠져든다. 울창한 숲에 터를 잡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나무를 베는 일이다. 그것으로 집을 짓는다. 숲의 풍요로움에 반한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자 나무는 더 많이 베어진다. 베어진 나무는 집이 되고 학교가 되고 울타리가 된다. 사람들이 이곳의 주인이 되었다. 그러자 동물들은 사라진다. 줄곧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한 ‘왕’의 포효 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된다. 그토록 두려워하던 왕이 떠나버렸다고 믿은 어느 날 아이는 그의 냄새를 맡는다. 왕은 자신의 영토를 새롭게 찾은 것일까. 울타리 밖으로 쫓겨난 ‘수백 가지의 포유류와 조류’는 어디로 갔을까.
양면을 가득 채운 정글의 모습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빈 화면의 대비가 강렬하다. 장엄한 초록빛 세상이 점점 제빛을 잃어가는 과정을 정면으로 보여준다.(정은영)

그날 아침,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바루 글, 그림｜염명순 옮김
여유당｜2021.2.10｜40쪽｜14,000원｜그림책｜10~11세

주인공은 여느 날과 다를 것 없는 일상을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아침, 건물이 빽빽이 들어찬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양말 세 켤레, 우산, 털목도리, 밧줄 등 물건으로 가득 찬 배낭을 메고 떠난다. 여행길에는 야생의 자연 풍경이 펼쳐진다. 처음 도착한 곳은 바람이 세차게 불고 거친 파도에 배들이 흔들리는 바다다. 주인공은 강가 우거진 숲과 마을을 지나 걸으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곰도 마주친다. 걷는 동안 배낭의 물건들을 나누고 비운다. 바다를 찍었던 사진기는 사라지고 길을 가르쳐준 사람과는 멜론을 나눠 먹고 텐트를 주고 온다. 곰에게 겨눴던 총은 우거진 숲에 두고 오고 자명종과 전화기와 약상자는 포도 한 송이와 바꾸기도 한다. 여행에서 돌아와 차를 팔고 자전거를 산다. 배낭 속에서 발견한 씨앗을 이웃과 함께 심는다. 씨앗들이 자라 도시를 초록 식물들로 뒤덮는다.
가는 선으로 세밀하게 그린 도시의 모습과 거칠고 굵게 칠해진 자연의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도시의 단조로운 삶이 자연 친화적 삶의 발견으로 아름다워진다.(김미경)

좀 웃기는 친구 두두

장주식 글｜허지영 그림
문학동네｜2021.3.30｜104쪽｜10,000원｜우리 동화｜8~9세

루아네 마을엔 같이 놀 또래가 한 명도 없다. 어느 날 루아는 길고양이 두두를 만난다. 두두는 나무에 올라가더니 떨어져 허연 배를 다 드러낸다. 하지만 일부러 웃기려고 한 거라고 말하며 자기 친구들에게 놀러 가자고 한다. 두두는 산길에서 미끄러지기도 하고 헤엄치다 목에 줄이 걸리기도 한다. 루아는 두두를 잡아 주고 목에 걸린 줄도 풀어 준다. 두두는 그때마다 일부러 그랬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루아는 그런 두두가 재미있어 웃음이 난다. 두두는 어두운 동굴에서 앞장을 서고 루아에게 헤엄을 가르쳐 준다. 루아는 두두 덕분에 웃음 가득한 하루를 보낸다. 헤어지기 아쉬웠던 루아는 두두를 집으로 초대한다. 하지만 두두는 내일 만나 더 많이 놀자고 한다. 루아가 노는 거라면 누구보다 잘할 수 있다고 하자 두두도 웃는다.
아름다운 강변 마을을 배경으로 동물 친구와 함께 하는 아기자기한 모험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친구와 함께 마을 곳곳을 탐험하고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재미가 잘 드러난다.(권지은)

무서운 곶감 위에 나는 호랑이가 있었으니

공수경 글 | 신나라 그림
대교북스주니어 | 2021.3.20 | 136쪽 | 11,500원 | 우리 동화 | 10~11세

간밤에 고심이네 송아지 순둥이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고심이는 멍돌이와 함께 순둥이를 찾아 나선다. 가장 먼저 고심이 눈에 띤 것은 마루에 찍힌 낯선 동물 발자국이다. 멍돌이는 진흙 속에서 짚신 한 짝을 찾아낸다. 고심이는 짚신을 살펴보고 왼손잡이가 만든 짚신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고심이는 짚신 주인을 만나 지난 밤 헛간에서 호랑이를 봤다는 말을 듣는다. 고심이와 멍돌이는 호랑이를 만나러 간다.
고심이는 아주 작은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마당에서 멍돌이가 찾은 먹다 버린 곶감 한 조각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 호랑이 등에 묻은 하얀 털 몇 가닥도 순둥이를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단서를 꼼꼼하게 살핀 고심이는 날카로운 질문과 추리로 순둥이의 행방을 찾는다.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가 사라진 송아지를 찾는 흥미로운 추리 이야기로 펼쳐진다. 옛날이야기 속 사건을 새롭고 촘촘하게 만나는 즐거움이 크다.(권현희)

탈성장 쫌 아는 10대

하승우 글 | 방상호 그림
풀빛 | 2021.4.20 | 172쪽 | 13,000원 | 사회문화 | 13세

이상기후 문제가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탄소 배출을 계속한다면 20~30년 뒤 지구 생태계는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게 될 거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구 생태계 위기의 대안은 있을까?
이 책은 지구 파멸을 막고 불안과 위기를 줄이는 길은 ‘탈성장’이라고 이야기한다. 탈성장은 지금까지 걸어온 성장의 길을 점검하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규모는 현재 세계 12위로 빠르게 성장했다. 저자는 경제가 성장한 만큼 우리 삶은 나아졌는지 묻는다.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끝없이 경쟁해야 하는 경제 성장 이데올로기는 미래의 자원을 약탈하고, 현재의 불평등을 더 강화시킨다.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생태계 파괴, 에너지와 자원의 고갈, 부의 집중과 사회 양극화 문제들을 해결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성장만 바라보는 삶이 아니라 지속 가능하고 평등한 방식으로 경제 규모를 축소하고, 자연과 공존하며, 삶의 즐거움과 같은 가치들에 기반한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 모두가 살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기후위기의 시대,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내용을 삼촌과 조카가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풀어내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임정희)

꿈꾸는 몽상가 달리의 녹아내리는 시계

박수현 글, 그림
국민서관 | 2020.12.30 | 44쪽 | 12,000원 | 예술 | 10~11세

바닷가 배경에 녹아내리는 시계와 사람의 옆모습을 독특하게 그린 표지가 눈길을 끈다.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기억의 지속〉이다. 어느 날 고향 바다를 그리던 달리는 저녁에 먹은 치즈와 시계가 겹쳐 생각났다. 식탁 위로 흘러내리는 치즈처럼 시간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생각해 녹는 시계를 그려 넣었다. 〈기억의 지속〉은 뉴욕에서 처음 선보였고 대중의 평가는 엇갈렸다. 당시 달리의 예술은 파격적이었다. 초현실주의는 현실을 벗어난 꿈의 세계를 표현한 미술이다. 달리는 초현실주의의 대표 작가로 초현실주의를 널리 알렸다. 그림 외 영화, 소설, 무대 설치까지 영역을 넓혔고 일상에서도 자신의 세계관을 드러냈다. 달리의 수염은 외계의 신호를 받는 안테나로 그의 상징이 되었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던 달리는 20세기 최고의 독특한 개성을 지닌 예술가로 기억된다.
책은 달리의 일생과 초현실적인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화가 키리코와 마그리트, 에른스트 작품을 그림 배경으로 사용해 다양한 초현실주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신정화)

밤으로의 자전거 여행

라이언 앤드루스 글, 그림｜조고은 옮김
f(에프)｜2021.3.25｜336쪽 ｜20,000원｜만화｜11~13세

추분 축제 날 마을 사람들은 종이 등을 강물에 띄워 보낸다. 벤은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강물에 떠내려가는 등불을 따라간다. 올해는 기필코 그 등불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아낼 참이다. 아무도 집에 돌아가지 말 것, 그리고 아무도 뒤돌아보지 말 것이라는 규칙 2개를 지키기로 한다. 함께 간 친구들은 토드 캐니언 다리 앞에서 집으로 돌아가고 벤과 너새니얼만 남았다. 둘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 낚시꾼 곰을 만난다. 곰은 물고기가 하늘로 올라가 별이 되는 것을 알려 준다. 셋이 함께 가던 중 거대한 절벽 앞에서 길이 막히고 벤과 너새니얼은 곰과 헤어진다.
두 소년이 함께 떠난 여행은 어두운 숲과 길, 지하 동굴과 검푸른 물속에서 현실과 상상을 자연스럽게 오간다. 벤과 너새니얼, 낚시꾼 곰이 우주를 유영하듯 헤엄치는 장면과 곰이 물고기를 잡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다. 푸른색이 주를 이룬 가운데 등불의 노란색에서 따뜻함이 느껴진다. 다양한 크기의 칸 속 배경과 인물들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낚시꾼 곰의 능청스러운 표정과 어두운 길을 달려가는 자전거 불빛이 오래 남는다.(김선정)

발도르프학교 수학 수업

김진형 글
천개의정원｜2021.3.19｜252쪽｜15,000원｜교육학｜교사학부모

푸른숲 발도르프학교 수학 교사인 김진형의 담임 경험과 수학 수업 이야기이다. 발도르프학교는 담임 과정 8년, 상급 과정 4년의 12년제 통합 학교로, 주기 집중 수업인 1~8학년 과정까지 한 명이 담임하며 6학년에서 수학 과목 교사인 저자를 만난다. 일반 학교도 교육 과정상 학년별 연속성을 추구하지만 일 년마다 바뀐다. 이 학교는 담임이 8학년까지 함께 가는 것이며 이는 교육의 연속성과 아이들의 관계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담임 교사, 수학 교사가 다른 교과 교사들과 과목의 경계 없이 수업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공유한다. 서로 의견을 제안하여 그것을 학생 교육에 적용한다. 일반 학교 담임 교사는 혼자 힘으로 모든 과목을 헤쳐나가는 어려움이 있는데 참 부럽다. 가르치는 방식과 교육과정이 여유로워 보인다.
이런 방법으로 수학 내용을 찾아가는 과정을 8학년까지 기록했다. 이 기록을 보면서 수학만으로도 전인적인 교육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교사에게 울림을 주는 책이다. 학부모에게는 대안 교육 소개로 그 의미가 있다.(안덕하)

아임 파인

이진희, 김상현 글
양철북 | 2021.3.8 | 272쪽 | 15,000원 | 교육사회｜교사학부모

부제가 ‘자폐인 아들의 일기장을 읽다’로 엄마 이진희와 아들 김상현이 함께 낸 책이다. 상현이의 일기 글 밑에 쓴 엄마의 글은 상황마다 스스로 힘을 내고 상현이를 격려하고 희망으로 양육에 힘쓴 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2006년 아홉 살 일기는 띄어쓰기 등이 고려된 것인지 앞의 몇 편은 컴퓨터 글로 정리되어 있다. 내용 전달이 안 될 것 같아서였겠지만 이 부분도 직접 쓴 글을 싣고 그 밑에 지금처럼 컴퓨터 글자로 내용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상현이 같은 어려움이 있는 아이에게는 부모와 교사가 좋은 습관을 반복하여 가르쳐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상현이가 중·고등학교 때 학교생활에서 융통성이 없는 모습을 보인 이야기에서 상현이와 같은 아이가 가질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책에 장애가 있는 아이의 부모는 아이와 싸우고, 사회와 싸우고, 나 자신과 싸운다는 글이 있다. 장애아를 자녀로 둔 부모의 고단함 속에서도 모든 힘을 모아 잘 키워 보려는 의지가 와 닿는다.
자녀를 키우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여정이 더 힘들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참여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다.(박옥순)

탈북자

조천현 글
보리｜2021.1.25｜328쪽｜16,000원｜사회문화｜교사학부모

‘탈북’은 이제 시선을 끄는 단어가 되지 못한다. 2020년 한국에 정착한 북한 이탈 주민의 수는 3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전해 듣는 탈북자들의 증언은 그들 중 극히 일부일 뿐이다. 그들을 통해 탈북민을 이해한다는 것은 오산이다.
《탈북자》는 20년 넘게 ‘탈북’의 현장 가까운 곳을 찾아가 그들과 직접 만나서 보고 나눈 이야기 그대로를 다큐멘터리로 담아낸 책이다. 글을 쓴 조천현 기자는 머리말을 통해 한 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재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기 때문에 보고 들은 것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여 보여준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국내 유입 탈북자 중 71%는 여성이라고 한다. 《탈북자》의 취재원도 여성의 비율이 더 높다. 젊은 층의 북한 이탈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한다. 덤덤한 말투로 전하는 심층 면담 기록을 통해 신분과 경제 형편이 열악한 북한 이탈 주민이 겪어야 했던 삶과 눈물, 희망을 보고 들을 수 있다. ‘평화 발자국 시리즈’ 27번째로 출간된 이 책이 탈북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탈북자 문제를 둘러싼 국내외 이슈와 탈북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송순희)

학교 공간, 이렇게 바꿨어요!

권미나, 김건우, 김은미, 김은주, 심중섭, 유정수, 이경원, 조진일, 최연진 글
창비교육 | 2021.3.5 | 256쪽 | 16000원 | 교육문화｜교사학부모

학교 공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변화를 촉구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공간 혁신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학교 공간 혁신의 지향이 될 미래 학교 이야기까지 풍부하게 담고 있다. 학교는 아이들의 학습과 놀이와 쉼이 만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초등학교 교실에는 절실히 필요하다. 그 공간에 주인이 될 학생들이 참여해서 만든다면 더 알맞을 것이다.
1부에서는 세종 솔빛초등학교, 남해 해성중학교, 평창 고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공간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그로 인해 학생들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부에서는 전주 부설초등학교, 경남 용남중학교, 서울 당곡고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공간이 바뀌면 수업이 바뀌고 교육 과정이 어떻게 채워지는지를 보여준다. 3부에서는 광주 본촌초등학교의 사례를 통해 공간이 융합하고 경계를 허물게 되는 미래 학교의 모습을 보여준다.
학교 공간을 말할 때면 늘 외국 사례들로 넘쳐났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에 반영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이 책은 외국이 아닌 국내 초·중·고등학교 사례를 들어 공간의 변화와 준비 과정, 결과까지 잘 설명하고 있다. 이미지 출처까지 제대로 밝혀 신뢰가 간다.(김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