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가족과 마찬가지인 강아지에게 자신들이 맛있는 것을 먹을 때 강아지도 함께 맛있는 것을 나눠 먹으면서 그 맛을 즐기기를 원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강아지에게 사람이 먹는 것을 주면 안 된다고 경고한다. 막연히 안 된다고 알고는 있지만 도대체 왜? 왜 주면 안 되는 걸까?
개는 역사상 인간과 가장 오랫동안 함께 해온 동물이다. 그런 시간들 덕분에 먹는 것 또한 사람과 상당히 비슷하기도 하다. 그렇기에 애견에 대한 상식이 없던 과거에는 집에서 남은 밥이나 음식물들을 개에게 먹여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동물들은 나름대로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람이 먹는 음식을 개도 전부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영양성분에도 차이가 있다.
개체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음식
우리 나라 개들의 평균 수명은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그 원인은 질병이나 위생, 환경적인 측면에서 사람들의 의식이 높아지면서 관리가 잘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영양분을 섭취하는 음식 자체를 개에게 적당한 것들로 바꿨다는 것이다. 음식은 사람과 동물의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 중에 하나이다. 요즘 인기있는 TV 드라마 대장금을 보더라도 음식의 섭생이 얼마나 사람에게 중요한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엉뚱하게도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에게는 양파중독, 초콜릿중독, 포도중독이 있다는데 우리 개는 양파도 먹고 초콜릿도 잘 먹어도 멀쩡하게 살아요. 어떻게 된 거죠?”
만약 그렇다면 그 개는 참 운이 좋은 경우이다. 보호자가 “이놈아 죽어봐라”하고 해로운 음식을 먹였는데도 잘 살고 있으니 말이다.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어떤 사람은 술을 잘 마시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술 한 모금만 마셔도 쓰러지는 사람도 있다. 개들도 마찬가지다. 개들마다 제각기 개체차라는 것이 있어서 같은 양을 먹더라도 멀쩡한 개가 있는 반면에 생명이 위험한 경우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개들에게 안 좋은 음식을 굳이 먹이는 위험한 짓은 애초에 안하는 것이 좋다. 그것이 음식으로 인해 생기는 병을 예방하는 데 가장 좋기 때문이다.
개와 사람은 다르다
지금부터 개와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자.
사람은 잡식성이지만 초식동물의 치아처럼 앞니가 끌처럼 생기고 어금니도 납작하다. 송곳니도 날카롭지가 않다. 반면에 개는 잡식성이지만 치아구조는 육식동물에 가깝다. 초식동물은 식물을 뜯어먹기 때문에 앞니가 풀은 끊을 수 있게 끌처럼 되어있고 어금니는 풀을 잘게 분쇄시킬 수 있도록 납작한 것이다. 육식동물은 질긴 고기를 찢고, 뜯어야 하기 때문에 이가 날카로운 구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개나 사람이나 같은 잡식성이지만 치아구조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그러므로 주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먹는 것이 다르면 음식물을 섭취하고 소화하는 과정 또한 다르다. 영양학적으로도 개가 사람보다 단백질의 요구량은 10%가량 높고 탄수화물의 요구량은 20%가량 낮다. 비타민이나 무기질의 요구량도 사람과 틀리다. 그래서 간을 많이 먹이면 개가 비타민 A중독증을 보일 수도 있다. 또한 개는 몸에서 비타민C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따로 비타민 C를 공급해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사람은 간과 신장에 글루쿠론 환원효소와 L-글루코노감마락톤 산화효소 없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비타민 C를 합성하지 못한다. 그래서 과일이나 야채로 필요한 비타민 C를 섭취한다. 이렇게 어떤 것은 몸에서 만들기도 하고 만들지 못하는 것도 있는데 이것은 동물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리고 종종 TV를 통해 동양인은 장에 유당분해효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우유가 맞지 않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개도 마찬가지다. 개들은 유당분해효소를 아예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개에게는 우유가 사람보다 더욱 맞질 않는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개 전용우유는 유당을 인위적으로 제거하여 개가 먹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즉 개는 사람과 해부학적으로나 생리학적으로 유사한 점도 있지만 분명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사람과 개가 먹어야 할 음식은 구분되어져야 하는 것이다.
사람에게 맛있는 음식이 개에게는 독?
동물이건 식물이건 모두 자신을 천적들로부터 보호하고 자손을 뿌리기 위한 본능을 가지고 있어서 몸 속에 독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반대로 상대방을 이용해 자신의 씨앗을 퍼트리기도 한다. 그래서 음식에는 사람에게 해가 되는 성분이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을 주식으로 삼는 사람은 오랜 세월동안 그 음식을 먹어 옴으로써 그 유해한 음식에 대한 면역 때문에 사람에겐 큰 해가 없다. 하지만 다른 동물이 먹을 경우엔 치명적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자면 돼지와 뱀을 들 수 있다. 천적 중에 하나가 돼지로 돼지는 뱀을 던져 주면 아주 잘 먹는다. 뱀이 돼지를 물더라도 돼지의 두꺼운 피부와 피하지방 때문에 뱀의 독이 퍼지지 못하기 때문. 이것 또한 음식물에 대한 하나의 방어 수단인 것이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생각해 보면 된다. 음식 속의 어떤 독소가 몸 속에서 세포를 파괴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치자. 그러나 이 음식을 계속 먹어오던 종류의 동물은 이미 몸 속에 이 독소를 불활성화시키는 효소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당연히 이 음식을 먹어도 이상이 없겠지만 다른 동물은 이 독소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가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겐 해가 되지 않는 음식이더라도 개에게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는 음식도 존재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그리고 또 앞에서 개와 사람은 음식섭취에 있어서 영양학적인 요구량이 다르다고 한 설명을 기억할 것이다. 영양학적인 요구량이 다르다는 것은 섭취하는 음식의 영양학적 구성이 다르고 그 음식을 소화시키는 소화효소의 구성과 비율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요즘 우리의 식단이 서구화되면서 점차 비만과 성인병이 많아지고 있다. 동양인에게 맞지 않는 고단백, 고칼로리, 저섬유질 음식의 섭취 때문이다. 그리고 가끔 너무 기름진 음식을 먹고 탈이난 경험을 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개도 마찬가지로 개에게 맞지 않는 영양구성의 음식을 먹는다면 당연히 탈이 날 수도 있고 건강에도 결코 좋을 수 없다. 그래서 처음에도 얘기했듯이 예전에 집에서 남은 밥이나 사람 먹는 것을 먹였던 시절에는 개들의 수명이 짧을 수 밖에 없었다. 요즘은 많은 애견인들이 강아지에게 사료를 먹인다. 이는 강아지들의 수명이 점차 길어지는 원인 중에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입으로 씹어 넘기는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이 진리만큼은 사람이나 강아지나 차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