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레일케스톨렌에서의 좋은 추억을 안고 노지 차박지에서 잠을 잘 잤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또 유명한 쉐락볼튼. 계란 모양의 바위가 절벽 사이에 절묘하게 끼어 있는 사진, 아마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한번 쯤은 보았으리라.
오늘은 그곳을 간다하니 아침부터 마음이 설레입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고 6시경에 출발합니다.
전날 차박지에서 1시간 거리, 그런데 가는 길이 그야말로 꼬불꼬불. 그러나 경치는 끝내줍니다.
노지 차박지는 또 얼마나 많은지 정말 캠핑에 있어서는 부러운 나라 노르웨이입니다.
쉐락볼튼에 오를 수 있는 유료 주차장에 3만원 정도의 주차비를 지불하고 주차를 하고 바로 등산을 준비합니다.
사실 전날의 산행으로 인해 몸이 좀 피곤한 상태였지만 마음 먹었으니 일단 가보기로 합니다.
이런 45도에 가까운 깎아지른 돌산을 올라갑니다. 미끄러운 돌이 아니고 힘들긴 했어도 올라갈만 했습니다.
정말 위험하다 싶은 구간에는 쇠줄로 잡고 올라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쉐락볼튼의 산행은 4.9키로 정도 되는데 6시간 정도 잡고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는 속도가 느려서 그 이상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올라가는 길이 힘들어지면서 배도 고파 오더군요. 그래서 계란 몇개 까먹고 또 출발합니다.
쉐락볼튼 도착까지 세개의 돌산 언덕이 있는데 첫번째와 두번째는 기어서 가다 시피 해야 하는 구간도 있고 험준합니다.
세번째 돌산 언덕 구간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서 걸어갈 만한데 너무 넓은 돌산을 가다보니 등산용 안내표지인 "T"자를 잃어버려서 한참 길을 찾아 헤메었습니다.
더군다나 안개가 자욱하게 끼니까 길을 찾기가 더욱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저쪽에서 앞서가는 사람을 발견하여 길을 다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안개는 끼었지만 이 때만 해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제처럼 정상에 올라가면 해가 쨍 떠서 이 안개도 걷힐 것이라는 희망을 생각했거든요.
거의 도착해서 쉐락볼튼 정상 입구에 이런 앙증맞은 폭포도 있고요.
쉐락볼튼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닭알처럼 생긴 요놈 보러 4시간을 올라왔네요.
저도 이 바위에 올라가서 사진 한장 찍어보려 했는데 와~~~ 정말 무섭습니다.
바위 밑으로는 천길 낭떠러지, 끝도 보이지 않는데 안개가 끼어서 바위가 약간 미끌합니다.
와 사진 남기고 싶었는데 저는 못 올라갔습니다.
대신 용감하신 우리 사모님이 기어 올라가셔서 사진 한장 남겨 주셨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빙하가 녹은 흔적인지 한 여름인데도 눈인지 얼음인지 덩어리가 바위에서 떨어진 모습이네요.
하산을 출발하려 할 때부터 짙은 안개가 아니라 본격적으로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가 오니 날은 추워지고 체온 유지도 잘 안되고 그렇지 않아도 힘든데 바위가 미끄러워서 등산화가 밀리는 일이 많아집니다.
깎아지른 절벽을 내려오면서 쇠줄을 잡기는 했지만 바닥이 미끄러워 엉덩방아 찧으며 미끄러지기를 여러번.
정말 춥고 힘들었습니다. 우리 사모님도 내려오기 힘들어서 낑낑대는데 힘들지 않은 척 하느라고 더 힘들었습니다.
도착하니 몸이 으슬으슬하고 감기몸살 기운이 드네요.
만사 제끼고 뜨거운 누룽지에 보드카 한잔하고 무조건 쉬기로 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첫댓글 와! 오금이 저리네요 사모님 대단하십니다
우리 강여사님 멋지십니다. 짱~~~
아참 거기까지 가셨으면 벌떡 일어나 찰칵 한장 해야죠
우물쭈물 뭡니까.
언제 다시 한번간다고 ㅎㅎ
강여사님의 용감한 시도는 좋네요
두분다 좋습니다. 대단하네요
그러게요 다시 갈 날이 없을건데 많이 아쉽습니다. 근데 그 바위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니 와 도저히 무서워서 용기가 안나더군요. 저도 마이 아쉽습니다. 쩝~~~
두분이 천생연분 같습니다. 제가 저기 가면 아마 저도 윤수님처럼 사진 찍어주는 쪽에 속하겠지요?
ㅋㅋㅋ 그러신가요? 저도 그렇게 기대했던 저곳에서 사진 못 찍을줄 몰랐습니다. 용감하신 우리 사모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
ㅎㅎ 만에 하나 좀더 무거운 분이 올랐다가 용량 제한에 걸려 바위가 떨어지면... 그래도 바위와 함께 떨어지면 충격은 덜할 듯요.
막상 올라가니 정말 오금이 저리더군요. 심장이 벌렁거려서 도저히 못 올라갔네요. 아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