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1장 어두움의 그림자 (찬 93)
1. 본문은 여호수아서에서 이미 소개된 내용들을 포함하여 여호수아 사후의 상황을 설명한다.
이제 분배 받은 기업에서 각 지파는 남아있는 가나안 족속을 내보내야 하는 전쟁을 치뤄야 했다. 그래서 이스라엘 자손은 누가 먼저 올라가서 싸워야 하는지 하나님께 묻는다. 1:1은 ‘여호수아가 죽은 후에’라고 시작함으로써 사사시대라는 이스라엘의 역사 시대를 규명해준다. 하지만 전개되는 이야기들은 여호수아의 생전에 일어난 일들이다. 2:8에서 여호수아의 죽음을 구체적으로 언급함으로써 이 서론이 여호수아의 죽음을 전후하여 일어난 상황들이며 이 상황이 얼마나 어두움의 그림자들로 덮여 있는지를 보여준다.
2. 여호수아의 부재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무나 낯선 환경이었다.
이전에는 하나님과 대면하여 말하던 사람 모세가 있었고(신 34:10), 모세의 사후 여호수아는 모세와 같은 권위로 이스라엘을 다스렸었다. 백성들은 모세와 여호수아에게 물을 수 있었고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모세도 여호수아도 그들 가운데 없다. 이런 시대를 내다보고 모세와 여호수아는 그토록 하나님의 율법의 중요성을 백성들에게 가르치고 강조했었다. 이제 그들은 하나님의 율법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알고 그 뜻을 따라 살아가야 했다. 그러나 사사 시대 전체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렇게 하기 보다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였다’는 것으로 특징지워지는 시대가 되었다(삿 21:25).
3. 1절에서 백성들이 하나님께 묻자 하나님은 유다가 먼저 가라고 하셨다.
유다는 자기 기업 안에서 기업을 얻은 시므온에게 함께 갈 것을 청하여 베섹의 아도니 베섹과 싸워 승리한다(2~7). 이것도 가나안 백성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의 견지에서 이해해야 한다. 아도니 베섹은 잔인하고 포악한 왕이었다(7). 예루살렘과 산지와 남방과 평지에서 그리고 헤브론에서 유다는 승리했다. 헤브론의 이야기를 마지막에 붙이는 것은 헤브론을 얻은 유다 지파 갈렙의 이야기를 소개하기 위해서다. 갈렙과 옷니엘의 이야기(11~15)는 사실 앞에서 이미 소개되었었다(수 15:13~19). 여기서 갈렙의 이야기는 그의 사위 옷니엘과 연결됨으로써 사사기의 도입부로서 매우 적합하다. 유다는 시므온과 함께 스밧을 치고 블레셋의 땅 가사, 아스글론, 에그론을 쳐서 취하였다. 유다가 승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여호와께서 그들과 함께 하셨기 때문이었고(19), 이것은 하나님의 약속대로 된 일이었다. “너희 중 한 사람이 천명을 쫓으리니 이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희에게 말씀하신 것 같이 너희를 위하여 싸우심이라(수 23:10).”
4. 성경 기자는 겐 사람을 주목한다(16).
모세의 장인이 겐 사람인데, 이들이 유다와 함께 거하였다는 언급이 덧붙여진다. 겐 사람이 죄악이 관영한 가나안 족속이 아니었기에 이스라엘과 함께 거하는 것이 허용되었을 것이다.
5. 19절부터 반전이 시작되는데, 이어지는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전반적인 실패의 이야기다.
유다 지파가 자기 기업 가운데 쫓아내지 못하여 남게 된 가나안 족속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철병거를 가진 족속들이었다(19). 베냐민 지파는 여부스 족속을 쫓아내지 못하고 있었다(21). 요셉 족속은 벧엘(루스)을 정복하였는데 그들은 이 전투에서 도움을 준 사람과 그 가족을 살려주어 그 가족이 헷 사람의 땅에서 성읍을 건축하여 루스라고 이름을 지은 이야기를 전해준다(24~26). 그런데 이 이야기는 라합의 이야기와는 다른 차원에서 소개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라합은 믿음으로 구원을 얻었으나, 이 사람을 살려준 것은 임의로 자기들이 결정한 사항이었던 것 같다. 쫓아내지 못한 족속들의 이야기를 하는 맥락에 이 이야기가 자리하기 때문이다. 요셉 지파 중 므낫세는 벧스안, 다아낙, 돌, 이블르암, 므깃도의 거민들을 쫓아내지 못하였고, 에브라임은 게셀의 가나안 사람을 쫓아내지 못하였다. 납달리 지파는 벧세메스, 벧아낫의 거민들을 허용했고, 단 지파는 수치스럽게도 아모리 사람들에게 밀려서 산지로 쫓겨나고 골짜기를 다 빼앗겼다(34). 이것은 그들이 나중에 북쪽으로 이동하게 된 경위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정복전쟁의 이야기는 유다의 승리로 시작해서 단의 수치스러운 굴욕으로 마친다. 사사기의 첫 이야기는 사사 시대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을 보여준다.
6. 이스라엘 백성들은 눈에 보이는 탁월한 지도자가 있던 익숙한 신앙 환경에서 벗어나자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만일 우리 신앙이 눈에 보이는 목사나 영적 지도자에게 의존해서 존재한다면, 언젠가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순종하면서 우리의 삶의 중심에 하나님의 말씀을 두고 살아가는 일에서 실패할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자기가 하나님이 된 듯 살아갈 수 있다. 우리의 영적 삶의 여정이 유다의 승리로 시작해서 단의 패배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하나님을 붙드는 사람에게 약속하신 대로 한 사람이 천명을 쫓는다는 것이 우리 삶에서 지속되는 은혜를 구하라. 한 때의 승리로 만족하지 말고 인생의 끝까지 믿음으로 승리하며 살아가는 은혜를 구하라.
7.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이 말로만 하는 고백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생명 같이 여기고 살게 하옵소서.
그리고 지금만이 아니라 저희 삶이 마치는 날까지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승리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개혁주의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