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플리퍼’ 메인 스토리 1장 ‘정령의 낙원’은 효율적인 플레이를 위해 중요한 챕터다. 게임의 기능을 익히는 건 물론, ‘키노 – 포지트 – 레시탈’이라는 굴지의 저레어 필수 캐릭터가 등장한다. 게다가 멀티 보스도 두 명이나 출현하고, 관련 장비의 성능 역시 준수하다. 여타 게임의 1 챕터가 어떤 입지인지 생각해 보면 여러모로 파격적인 대우다.
그런데 국내 서버 오픈 후 유저 연구를 통해 이 챕터가 굉장히 수상쩍다는 분석이 나왔다. 작중 캐릭터 이름과 종족 구성 그리고 장비 설명이 증거로 제시됐고, 그 중심에는 ‘불사왕 레시탈’이 있다. 이번 시간에는 정령의 낙원 이면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함께 살펴보겠다.
오늘의 키 퍼슨
오늘의 주인공 불사왕 레시탈, 풀 네임 ‘레시탈 무에르토’를 만나보자. 자연을 사랑하는 언데드이자 ‘리치 + 드루이드’라는 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콘셉트가 눈길을 끈다. 이는 작품 내에서도 신기하게 보이는지, 라이트와 디어가 레시탈을 보고 문화 충격을 받는 장면이 있다.
유저 인지도는 매우 높다. ‘메인 스토리 1장 최종 보스 – 멀티 배틀 보스 – 배포 캐릭터’라는 희대의 3관왕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보스로 등장할 때에는 풍속성 꿀 장비를 잔뜩 드롭해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유저가 불초 장비 파밍을 위해 백골이 진토가 되도록 레시탈을 두들기고 있다.
업계의 클리셰인 ‘아군이 된 적 보정’도 비껴갔다. 마비 무효와 뇌속성 내성, 부유 연계를 지녔고, 참전자 공격력 버프까지 제공해 멀티 보스 배틀에서 맹활약한다. 전략을 짜면서 진행하는 팀플레이에서는 그 유명한 ‘라젤트’보다 고평가받을 정도다. 만약 육성하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
성능 이야기는 이쯤하고 본론으로 돌아오자. 레시탈은 정령의 낙원의 실질적인 지도자로, 인망이 높아 ‘현자’라고 불린다. 무서운 외모와 달리 잘 웃는 데다 친절한 할아버지 같은 성격인 점도 한몫한다. 전 용사인 레시탈도 그를 높게 평가하며 조언을 요청할 정도다. 하지만. 종종 회한에 차 영문 모를 말을 남겨 스토리를 분석하는 유저들에게 수상쩍은 인물로 의심받는다.
정령의 낙원의 그늘에 숨은 수수께끼
인간을 위한 낙원은 없다
월드 플리퍼 속 캐릭터들은 저마다 종족 관련 키워드를 1, 2개 갖고 있다. 가령 실티는 ‘인간’, 정령의 힘을 빌리는 시우에는 ‘인간/정령’, 바그너는 ‘드래곤’인 식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커뮤니티에서는 ‘식물 키워드는 왜 만든 걸까?’라는 한 가지 의문이 제시됐다. 작중 등장하는 식물 캐릭터는 ‘챠루아’와 ‘키노’ 둘 뿐이기 때문이다. 눈치 빠른 유저라면 두 캐릭터의 공통점을 간파했을 것이다. 바로 메인 스토리 1장의 등장인물이라는 점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령의 낙원은 인간형 캐릭터가 챠루아 한 명뿐이고, 인간의 언어를 할 수 있는 건 챠루아와 레시탈 단 두 명에 불과하다. 레시탈은 뼈만 남은 언데드니 불사 외의 키워드를 줄 수 없어도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챠루아에게 인간 키워드가 없는 건 이상하다. 늑대 수인 ‘롤프’나 안드로이드 ‘디어’도 인간 키워드를 갖고 있는데 말이다. ‘인간/정령’으로 설정할 수 있을 텐데 굳이 피한 것을 보면, 개발진이 무언가 메시지를 숨기려는 의도라고 생각된다.
1장 최종전을 앞두고 레시탈이 내뱉은 대사는 이런 의문에 박차를 가한다. 대사의 전문이 위 이미지인데, ‘어째서 인간이 남아있는 거냐’라는 발언이 무척 신경 쓰인다. 게다가 제정신이 돌아온 레시탈은 아르크 일행을 보고 인간이라 놀랐고, 자연스럽게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이겠구나’라고 판단한다.
대사를 뜯어보면 두 가지 결론을 유추할 수 있다. 정령의 낙원에는 과거 인간이 있었으나 지금은 멸종했다는 점 그리고 레시탈이 그 원인과 무언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 의문은 최근 등장한 불초 장비에서 힌트가 주어진다.
이 무기는 대체 어떤 일에 쓰인거지?
월드 플리퍼의 장비를 펼쳐보면 배경 설정을 확인할 수 있다. 그중 특정 콘텐츠 드롭 장비에는 획득 장소나 보스 관련 설명이 기재돼 있다. 레시탈 던전 코인 교환 장비도 마찬가지다.
관련 장비는 총 5종이다. 스토리를 분석하는 유저들은 각 장비에서 공통적으로 설명한 과거 누군가의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화근의 검 설명을 보면 이 장비들은 과거 레시탈이 사람이던 시절 사용한 것 같은데, 최근 등장한 불초 장비로 넘어가면 설명이 급격히 흉흉해진다.
절정은 ‘사황의 검’과 ‘사황의 도끼’다. ‘이 세계를 주름잡던 대죄인’이나 ‘단두용 큰 도끼’라는 언급이 있다. 후자의 전문은 ‘수많은 싸움을 진정시키기 위해 휘둘리는 단두용 도끼’인데, 단두라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어떤 의미로 쓰이는지 생각해보자. 정황상 무기가 아니라 처형용 도구였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본가 서버의 원문에서는 ‘참수용 도끼’라고 서술하고 있다.
상황을 정리하면 ‘레시탈 = 불사왕 = 과거 세계를 주름잡던 대죄인’일 가능성이 높다. 스토리의 독백과 1장 클리어 보상인 오브의 설명에는 레시탈이 과거 어떤 죄를 지었고, 이에 속죄를 바란다는 언급이 있다.
흑역사는 숨기고 싶은 법
아이템의 설명문에는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이 있다. 바로 출처다. 화근의 검과 명왕의 석장은 보스 코인과 교환한 절품이라는 언급이 있으며, 레시탈이 과거 사용했거나 현재 사용 중인 석장에 독기를 불어넣은 것이라는 서술이 있다. 그가 사용하던 장비를 플레이어에게 건네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불초 장비는 출처가 다르다. ‘세계수의 깊숙한 곳에서 발견된 절품’이라는 설명이다. 마치 해당 장비가 발견되지 않도록 숨겨놓았다는 늬앙스다. 게다가 작중 레시탈은 ‘나는 처벌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라거나 라이트에게 협력 요청을 받자 ‘적어도 속죄는 되려나?’라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물론, 상대가 이를 듣고 의아해해도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는다.
더불어 레시탈이 인간으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정령의 낙원의 중심 ‘세계수’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있다. 언급하지 않은 무기 ‘사황의 책’ 설명에 관련 내용이 있는데, 이 아이템은 ‘세계수가 태어나기 전 역사가 기록된 수기’다. 여기서 ‘수기’라는 표기를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세계수가 존재하기 전 역사를 알고 있는 이가 직접 적었다는 뜻이다. 현재 용의선상에서 이걸 쓸 수 있는 인물은 레시탈 한 명뿐이다. 즉, 불초 장비가 타인에게 숨기기 위해 세계수 깊은 곳에 감춰둔 것이 맞다면, 이는 레시탈이 지난 역사를 기록하되 흑역사로 묻어두고 싶어 했다는 뜻이 된다.
인간 절멸의 관계자 = 레시탈?
이런 정황을 취합해 유저들이 내린 결론은 이렇다. 레시탈은 화근의 검 설명문과 본인이 흘리듯 말한 대로 생전에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당시에는 ‘사황의 검’과 ‘화근의 검’을 무기 삼아 이 세계에서 악명을 떨치던 대죄인이었고, 정령의 낙원에서 인간이 멸종하는 데 깊게 관여했다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보스 버전 레시탈의 대사가 강력한 증거로 제시된다.
여기서 한 유저의 흥미로운 추리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바로 1장 관련 캐릭터들이 스페인어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 미등장 스토리에서는 키노가 스페인어를 쓴 적 있다고 한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스페인어로 해석할 수 있으며, 대체로 귀여운 단어로 구성했다. 하지만 레시탈 만큼은 꽤 흉흉한 의미를 담고있다. 레시탈의 본명은 ‘레시탈 무에르토’로, ‘낭송하다, 암송하다’와 ‘죽은, 마른, 죽은 사람’이라는 뜻의 두 단어를 연결했다. 이름을 풀이하면 ‘죽음을 낭송하다’, ‘죽은 사람이 낭송하다’라는 흉흉하기 그지없는 뜻이 된다.
추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해당 의견을 제시한 유저가 추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1장 스토리가 멕시코의 기념일 ‘망자의 날’을 모티브로 했다는 흥미로운 단서를 던졌다. 멕시코도 스페인어를 쓰는데, 기념일을 스페인어로 쓰면 ‘El Dia de Muertos’가 된다. 여기에도 ‘무에르토’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이에 망자의 날에 대해 조사해 본 결과, 해당 행사가 아즈텍 제국 시절 죽음의 여신 ‘믹테카키와틀’을 숭배하는 풍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리고 행사 기간 동안 사람들은 해골 분장과 장식물로 분장하고, 꽃잎으로 제단을 만들어 죽은 자를 기린다. 추가로 제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한 가지 더 추리를 해보자면, 정령의 낙원에서 인간이 사라진 이유는 인간 시절 대죄인 레시탈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때 무언가 싸움이 있었고, 이를 끝내기 위해 참수 도끼인 ‘사황의 도끼’가 쓰였다. 아마 레시탈이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제3의 용의자가 이때 죽어, 사건이 일단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세한 사정이 어찌 되었든, 언데드가 된 최후의 인간 레시탈은 이를 깊게 후회했다. 따라서, 망자의 날 행사처럼 꽃의 제단을 만들어 사라진 인간들을 기렸는데, 이것이 지금의 세계수라는 추리다. 그리고 과거의 대사건을 잊지 않도록 기록을 남긴 것이 ‘사황의 책’이고, 사황의 검, 도끼와 함께 세계수 깊숙한 곳에 아무도 모르게 숨겼다는 결론이다.
현재까지 나온 정령의 낙원 스토리 분석은 여기까지다. 모종의 이유로 인류가 멸망했고, 최후의 인류 1명이 남아 이 땅의 새 주인들을 돌보고 있다는 점이 5장의 ‘어드미니스터’와 닮았다는 소감이 많다. 단, 이에 대해서는 작중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고 있지 않으며, 월드 플리퍼와 관련한 해결되지 않은 떡밥이 산재해 있다. 도대체 이 세계에는 무슨 일이 있었고, 레시탈은 무엇을 숨기며 속죄하려 하는 것일까? 자세한 건 추후 새로운 단서가 등장하길 기다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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