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가을 쯤 이었다.
직장동료가 고향에서 고로쇠물이 차떼기로 왔다고, 집에 초대 했다.
고스톱을 치는데 이상하게 화투장이 어른거린다.
동갑인 직장동료가 노안이 와서 고생을 하던터라, 노안이 왔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2002년 2월 4일,
당시 검사부라는 데 근무하고 있어서 지점감사를 안 나가면 사무실에서는 딱히 할 일이 없었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 무심코 안경을 벗었다.
어라? 노안이 아닌갑네?
노안은 안경을 벗으면 더 잘 보여야 하는데??
근처 안과를 갔다. 명동이라 주로 라식 라섹 전문 안과들 이긴 했지만, 그래도 의사가 예닐곱명 있는 꽤 큰 병원이었다.
먼저 시력검사를 하는데, 오른쪽 눈을 가리니 제일 위 큰 글자도 안 보인다.
뭐지??
동공을 키우는 안약을 넣고, 의사 앞에 앉아 기계에 눈을 들이 댄다.
의사가 한숨을 쉬며
'집이 어딥니까?'하고 묻는다.
뜬금없이 집은 왜 묻지?
'심각합니까?'로 대답한다.
'심각하네요'
'암입니까?'
'암은 아닌데..'
암만큼 심각하다는 표정이다.
지금 안약을 넣어 안 보이겠지만, 사무실 가서 보라며 병명을 적은 메모지를 건네 준다. 또 빠른 시일 내에 '강남성심병원 김♡♡교수'나 아산병원 윤♤♤교수'를 찾아가 보란다.
무슨 병이길래 서울대병원이나, 세브란스 병원도 아니고, 이 사람들을 찾아 가래지?
사무실에 와서 눈이 풀리길래 메모지를 봤다. 그 당시 생소한 '항반변성'이란다.
인터넷을 뒤지니, 미국 통계로 최초 진단 받고 2년 이내에 70%가 '법률상 맹인'이 되었단다.
원인을 모르니 치료제도 없단다.
40대 초반..
내가 맹인이 된다니??!!
continue....
첫댓글 클나뿐 했네요, 암튼 안즉 청춘이니 ♡소망 이루세요^^
ㅎㅎ
아침에 눈을 떠서, 보인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