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일전 큰놈이 "아빠 일욜날 뭐 할꺼야?" 응? 음 산에나 가야지... "아빠 엄마 생일도 잊었구나?" "으응? 엄마 생일이라구?" 언제나 중요한 우리가족의 기념일을 내 스스로 기억해 본 일이 없는 것 같다.
: 허기야 내 생일도 기억을 못하는 머리니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 아빠한테만 이야기하는데 이번 콤새 생일에 지네들이 무슨 이벤트를 한답시고 어디 여행이나 갔다가 일요일 오후에 오랜다.
: 너무 기특하고 이뻐서 정말 아들 원하지 않고 딸 둘 낳기를 정말 잘했다고 전에서부터 생각했지만 벌써 이렇게 컸나 생각하니....
: 그만큼 우리가 나이를 먹었다는 것이 못내 아쉬움이 앞선다.
: 저녁식사 후 콤새에게 가만히
: 코미 : "우리 어디 갔다가 올까?"
: 콤새 : "언제?"
: 코미 : "뭐 금욜날 이나 토욜날 가지 뭐, 어디 가고 시픈데 업써?"
: 콤새 : "내 생일 이라고 코오미씨가 그러는거 가튼데 뭐 입고 나갈만한 오시있써 돈이 있 써" 하며 투정을 부린다.
: 우리집 경제권은 콤새가 가지고 있지만 내가 필요하면 카드 팍팍 긁는다고
: "철없는 코미신랑" 이라고 때없이 말하곤 하는 옆지기(여산회서 배운말)지만 왠지 이번만은 마음이 쾡긴다.
: "그래 이 기회에 산에도 데리고 갈 겸 등산복이나 사주자" 생각하고....
: 다음날 겨울여행에 필요한 머리 위에서 발끝까지의 풀셋트를 겁없이 카드를 긁어댔다.
: 우리콤새 퇴근 후 거실에 널부러져 있는 물건들을 보고
: 콤새 : "이거뭐야"
: 코미 : "응 콤새 여행준비를 했지~~"
: 콤새 : "이러케 마니?"
: 코미 : "뭐 이젠 철업는 코미신랑이랑 산행도 하고 여행도 해야 되니깐..."
: 콤새 : "이건 싸이즈가 너무 적어 옆구리쌀 다 나오잔나... 바꿔다 줘."
: 코미 : "응 그럴께...
: 콤새 : "이게 얼마치야?"
: 코미 : "아마 반장(1/2)쯤 될거야"
: 햇더니 이게 웬일인가? 사실 노발대발하며 정신이 있느니 없느니 한바탕 퍼 부울 줄 알았는데 얼굴은 활짝피고 약간은 홍시감색이 되어
: 콤새 : "나 정동진 가구시퍼" 하는게 아닌가
: 코미 : "그래? 그럼 가야지, 정동진 뿐만이 아니고 이젠 매주 코미랑 산에도 가고 여행도 가고 하자고, 앞으론 금욜날이나 토욜날 내가 집안청소 등등 다 해놀께...알았쥐?"
: 콤새 : "아~~ 조오타~~ 근데 산에는 안가!! 요 우리뒷산 약수터만 갈꺼야!!, 산에 가다가 미끄러져 뇌진탕 하면 누구 조아 지라구?"
: 코미 : "아냔 마, 요즘 산칭구들은 정말 조아, 직장동료들 보다 훨씬 조타구, 허물업구,
: 누구나 칭구 할 수 잇구..."
: 콤새 :"핑게 대지마, 자기는 끼가 마나서 부란해, 암튼 산에는 우리 뒷산 약수터에만 갈겨, 자기랑 가치, 하니 코오미씨 혼자 산에 가든지 여행가면 난 찜질방이나 가서 첨보는 아저씨들이랑 노닥거릴 꺼니깐..."
:
: 금요일 아침 대충 업무를 파악하고 조흥은행엘 가서 정동진행 밤 열시 이후 티켓을 카드로 뽑는데 그만 실수를 해서 입석표를 뽑았다.
: 아마 매진된 줄도 모르고 실수로 비밀번호를 입력시키니 그만 입석표가 나온 것이다. 혹시나 하고 콤새한테 전화하여 입석이라도 타고 갈까 하고 타진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우리가 지금 고생하려구 거길 가려고 해?" 하고 쏴 붙치는게 아닌가....
: 오~~ 통제라 슬픈 코오미여 -_-....
: 그러나 내가 누군가!
: 창구 여직원한테 사실 이러쿵저러쿵해서 입석표가 나왔는데 반납하고 싶다고 하니 아주 친절하게 "그러셨군여.. 그러케 해 드릴께여..." 정말 넘 이뻐 죽겟더라....
: 내친김에 다시 한번 해보고싶어 아예 일찍 출발할 양으로 오후 다섯시 이후로 확인을 햇더니 아니 아깐 없던 표가 밤 열한시 사십분에 딱 2장이 있는것이 아닌가~~~~
: 너무 기뻐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2장을 뽑아들고 콤새한테 전화를 하여 "염려마 ! 누가 두장을 반품을 햇나봐! 해서 우리가 갈수 잇으니 준비하고 일찍 퇴근해~~~"
:
: 퇴근후 집에 도착한 콤새의 얼굴이 심상찮다. 본래 표정관리를 잘하지 못하는지라 화가나면 그대로 얼굴에 써 있기에 ....
: 코미 : "무슨일 잇써?"
: 콤새 : "나 정동진 안갈래"
: 코미 : "왜"
: 콤새 : "에이!! 씨!!! 청량리역에 가서 내 표 반납하고 올께"
: 코미 : "먼 일인데?"
: 콤새 ; "........."
: 코미 : "콤새야~ 뭔 일인지 몰지만 우리 일단 가기로 맘 먹엇으니 가자. 떠나고 보면 맘 마니 푸러 질꺼야.."
: 사실 콤새가 오빠가 사업하는 사무실에 근무를 하는데 필드에 나갔다가 늦은 오빠가 "맘이 콩바테 있으니 급하지? 빨리 가봐.." 한 말에
: "지는 골프치고 오후 네시까지 온다구 하구서..씨이씩." 약속을 안지킨 지네 오라버니가 미워서 그랫단다. "어휴 오죽하려구... 林꼬장 인데..."
:
: 겨우겨우 해서 출발했다.
: 출발전의 그맘은 어디로 갔고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웠는지 조잘재잘하며 기차를 타고 나이답지 않게 굴더니 아니나 다를까 준비한 임페리얼 반병에 언제 정동진 왔는지 몰랐지로... 젊은 연인들이 대분인데 그래도 그들처럼 사진찍고 모닷불 옆에 앉아 붉은 해떵이가 바다위에서 올라오기를 기다리는데 으째 하늘은 구름만 잔뜩 흐르고 있으니....
: 코미 : "콤새야 안 되겟다 낼 해뜨는거 보자.
: 아니 우리처럼 게으른 사람들이 해를 보면 뭣하냐? 그냥 재밋스면 되지..."
: 콤새 : "마쟈!! 우리 딴거 해여~~ 내 코오미 씨~~~"
:
: 열차를 다시타고 강릉까지. 그리고 역전앞 근처에서 우거지해장국을... 내 생각엔 강릉의 오죽헌과 선교장을 둘러보고 경포해수욕장엘 가서 겨울바다를 다시 머금고 그리운 주문진에서 일박하고 올라오려 했는데.... 콤새는 추억이 있는 주문질에 빨리 가자고 하잖다.
: 사실 나 때문에 여기 온것도 아니고 옆지기가 가고싶어 그것도 승용차로는 운전하는 것이 신경쓰여 기차여행을 하자고 고집하기에 앞으로는 콤새 말을 듣기로 했다.
: 역전 앞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와서 속초로 가는 버스를 탓다. 물론 주문진을 거처가기 때문이다.
: 타박타박 걸어 포구엘 들럿다. 주문진항은 바다 내음이 싱그럽고 동해안의 어느 포구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고향같은(?) 향기가 있는 나에게는 그런 정감이 있는 곳이다.
:
: 오징어가 이렇게 풍년인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우리는 저 포구끝 방파제에서 쇠주한병과 산오징어나 실컷 먹어보자고 속삭이며 걷고 잇는데 "어머! 아저씨!!" 하며 경매에서 갖 사들인 생선을 함지박에 가득담은 어부의 아낙네가 부르는 것이 아닌가...
: 이렇게 반가울 수가.... 3년전 주문진 강원00대학에 근무할 당시 방 구하기가 힘들어 여기저기 헤메다 휴가철에 콤새와 우리새끼들이 오면 물장구치고 삐약 거리라고 영진해수욕장 앞에 방을 얻었엇는데 그동네 아낙이 대부분 어부의 아낙이고 보니 오전시간에는 배가 들어오는 포구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일.
: 암튼 반가워 얼싸안고 한번도 놀러오지 않았다고 야단맞고 담에오면 꼭 그네 집에와서 밤새가며 소주먹고 놀다가라는 말씀에 "마쟈 이런게 추억인가봐..."하고 생각했지.
: 쥡집 아저씨가 오징어잡이 시켜준다고 새벽 세시에 그 먼 바다를 데리고가 왼손 검지손가락을 낙시바늘에 수 십번 찔리면서 7 -80여 마리의 오징어를 잡아 학교식당에서 실컷 오징어회로 아침식사를 하고 남은 오징어로 피데기(덜마른 오징어)만들어 울 콤새가 아끼고 먹어 아마 일년은 먹엇으리라....
: 예전같이 방파제 근처에는 포장마차 같은 먹거리 파는 곳이 없어 빈손으로 방파제로 올랐다. 쇠주 생각이 간절했지만 미처 준비하지 못한 내 탓으로 돌리고 "그래 그래도 우리 정말 잘왓지?" 하며 지난 추억을 회상하고 또 새로운 추억을 만들엇지....
: 단골이었던 연포회집에 들러 아마 산오징어를 10여 마리는 먹었을까? 저녁은 더 맛나는 거 먹자고 하면서... 쥔양반은 자연산 많대!!~~
: 울 콤새 "그래 이맛이야~~~" 하며 점심인데 뿅 갔지...
: 이스턴 호텔에 자리잡고... 짠네 닦아내고.... 찐한사랑...글구 오침//
: 노을 지기전 새로 생긴 해변도로 거닐어 보았다. 전에 없던 카페도 많이 생기고 은은한 불빛은 우릴 유혹했지만 오히려 파도에 숨쉬고 있는 쪽바위가 있는 곳에서 어둠을 맞이하였다.
: 코미 : 콤새야 이제 출출하지?"
: 콤새 : "아니"
: 코미 : "울 애들이 이벤트 한다는데 대충 놀고 일찍 올라가야지?"
: 콤새 : "응..." 대답이 섞연찮다.
: 연포횟집은 여전히 반겨줬다. 저녁은 특별한 메뉴로 하라기에 뭐냐고 물으니 복어회와 지리를 준비 하겟다고 해서...
: 코미 : "어이 콤새! 복어회 먹자!"
: 콤새 : "시러!! 주그면 어떠케"
: 코미 : "싸람. 주끼는 왜주거?"
: 콤새 : "그래도 시러"
: 코미 : "그럼 쌔코시는?"
: 콤새 : "응~ 조아"
: 처음 먹어보는 음식에는 거부감을 갖는 것은 성격 탓 일수도 있을 거다. 쥔장에게 귀속말로 "복어로 푸짐하게 잡아요" 하고 보조메뉴를 이것저것 먹는 콤새를 보며
: 코미 : "콤새야 스끼다신 조금만 머거"
: 콤새 : "응"
: 코미 :"멍게도 먹지말구"
: 콤새 :"응"
: 코미 : "배부루지? 거반 마! 주메뉴 어케먹니?
: 콤새 : "배불러두 쌔코시는 머거"
: 주메뉴인 복어회가 나왔다. 몇 점 먹어 보더니...
: 콤새 : "왜 쌔코시가 가시가 왜 업써?"
: 코미 : "마 콤새 먹기 불편할까봐 빼라고 햇써."
: 콤새 : "야 맛 주긴다. 왜 이리 쫄깃 해?"
: 코미 : "쌔코시가 쫄면을 먹엇나 부지..."
: 콤새 : "쌔코시는 자연산 이라며?"
: 코미 : "어부가 바다에 쫄면을 버렷나봐.."
: 콤새 : "쿡쿡 ㅎㅎㅎ 쇠주맛 주긴다~~` 조~오~타~~~
:
: 둘다 너무 취한탓에 아침 여섯시에 모닝콜을 해놓고 꿈나라행~~~~
: 그런데 웬일인감? 새벽 네시부터 잠이 깨서리.... 밤바다에 오징어잡이 불빛은 고요하고 아름답다. 그네들은 그것이 삶의 터전이건만 우리에겐 더욱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게 하고 또 여기를 찾게 하는 낭만의 읍내인 것을... 아마 내 여기 옴이 이렇게 살다가라고 하는 태어날 때 부터의 우리의 운명이리라.
: 포구입구 북창 해장국집에서 조개를 넣어만든 해장국을 먹고 어제 횟집에 부탁한 이벤트를 준비하는 우리 딸들에게 줄 횟거리를 가지고 횟집 쥔 양반이 특별히 배려해준 친구라는 분의 택시를 타고 09시 새마을호 열차에 올랐다.
: 여독의 업습인지 눈은 다시 감기지만 영동선은 고속도로만 이용했지 낮에는 한번도 기차여행을 한적이 없어 눈을 부릅뜨고 차창 밖을 응시하니 만추는 하나 없고 축축히 비를 내리는 초겨울의 풍경만이 삭막하게 느껴지는데 다행히 태백산맥 어느 줄기에 설경이 눈에 들어와 작은 숨결로 코를고는 콤새를 보여주려 깨우니 귀찮단다.
: 태백을 지나 3호차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
: 콤새 : "저 사람들은(차에 타고있는 사람) 우리처럼 살지 않는 것 같애"
: 코미 : "다 그러면 식당에 우리자리가 없잖아"
: 콤새 : "크지?"
: 코미 : "그래... 이제 이 자리를 우리와 비슷한 사람에게 양보 해야지? 우린 우리자리에 다시 가야하고....응? 콤새는 또 자야지..." 몸이 허약한 탓에 시간만 있으면 잠을 즐긴다.
: 왜 터널이 이렇게 많은가? 풍경이 보일라 치면 터널이고 꼭 두더지가 땅속을 헤메고 다니다 잠시 밖을 보는 느낌이다. 우리집 마당 잔디밭에 봄이면 두더지가 돌아다녀 그놈을 잡으려고 아침 일찍 일어나 무기(?)를 들고 지킨 일이 생각이 난다.
: 양평을 지나 팔당밑의 강가를보며...
: 콤새 : "다시 가구시퍼"
: 코미 : "어디엘?"
: 콤새 : "강릉"
: 코미 : "그래? 기관사한테 차 돌리라고 할게..." 하고 화장실에 다녀와서
: 코미 : "기관사가 고스톱 치러 간나봐. 해서 왓다갓다 하는 안내원인가 그 아저씨한테 얘기 햇으니 아마 돌릴거야.."
: 콤새 : :쿡쿡 으하하
: 무궁화호나 새마을호나 시간 걸림은 마찮가지인 것 같다. 정말 기관사가 고스톱을 하면서 가도 될 것 같은 거북이 여행이다.
: 긴 시간을 왔는데 지루함을 느끼지 못함은 이 여행이 아름다웠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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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도착하니 울 이쁜 공주들이 거실에 풍선달고..케익에... 김말이 주먹밥에... 유부초밥...그리고 미역국까지 끓여 놓았으니 콤새 뿅 같지뭐~~~~~
: 해피 버어스 데이~~ 투~~ 울~ 콤새~~로 해피앤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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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글은 미화시키기 위해 다소 과장됨이 있으며, 글과의 인연은 군대와 학창시절의 동아리에서 메모 몇 번 주고받은 것이 고작이엇는데 여산회를 알고 부터 함봉되엇던 입이 열리려는지... 암튼 여러분을 만나 반갑고 끝까지 읽어주심에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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