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컵 한국과 바레인 경기
지각이지만 기록으로 남길 필요가 있어 한국과 바레인 아시안컵 평을 간단하게 쓴다. 일단 이겼으니 점수는 80점 이상이다. 간략히 말하면 일본과 베트남 경기에서 일본이 그랬듯이 첫 번째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
어제 경기는 전체적으로 선수들 컨디션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제 두 골을 넣은 이강인도 전반에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후반에서야 몸이 풀리면서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에 반해 아직 손흥민은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3번째 골은 손흥민의 몫이 크다. 전방압박으로 골을 탈취하고 그것을 황인범에서 즉각 패스하는 모습은 역시 시야가 넓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으로도 몫은 다했다.
어쨌든 주장이다 보니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고, 제대로 된 컨디션이었다면 두 번의 슛 찬스에서 한번은 넣었어야 한다. 이렇게 첫 경기에 경기력이 좋지 않은 것은 강팀이기 때문에 겪는 과정이라 봐도 된다. 결승전을 목표로 하는 팀들은 몸을 천천히 끌어올린다.
그렇기 때문에 첫 경기에서 죽을 쑤는 경우가 간혹 나온다. 월드컵 우승을 한 아르헨티나가 첫 경기에서 사우디에게 잡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다음 경기부터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경기력에 대한 것은 아래 황인범의 인터뷰가 잘 말해주고 있다.
전반 보다는 후반에 투입된 선수들이 괜찮았다. 특히 정우영이 과감함을 보여주면서 경기에 너무 오버해 골을 뺏겨 위험한 순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어제 경기 MVP는 물론 이강인이다. 클라스를 보여줬다는 말이 딱 맞았다.
이강인의 첫 번째 골도 골키퍼의 타이밍을 뺐는 빠른 슛이라 최고였지만 두 번째 골은 이강인의 능력을 보여주는 골이다. 슛을 쏘는 발을 뒤로 길게 빼지 않고도 정확하고 힘이 실린 슛은 아무나 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제 경기에서 최악은 한국 팀이다. 엘로카드를 5장이나 받았으니 이후 경기 운영에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할 것이다. 주심의 일관성 없는 판정도 문제긴 하다. 조규성이 상대방 발을 밟았다고 옐로우카드를 줬다. 그러나 똑 같은 반칙을 한 바레인선수는 그냥 넘어갔다.
어쨌든 8강이 지나야 소멸되는 상황이니 카드관리에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다음 경기에 큰 부담을 주게 됐다. 일단 다음 경기가 바레인이고 마지막 경기가 최약체인 말레이시아와 경기다.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후반 80분경에 2골차 이상 되면 손흥민, 김민제, 박용우 만큼은 일부러라도 엘로우 카드를 한 장 받아서 다음 말레이지아 경기를 결장하면서 카드문제를 해결하고 하고 갈 것이다. 그런 점에서 토요일 바레인전이 중요하다.
이것은 U23 아시안컵이자 파리월드컵 예선에서 썼던 방법이다.
어제 바레인과 경기를 보면서 바레인이 전반에 오버페이스 한 결과가 후반 70분 이후 나타나기 시작했다. 5명을 교체하고 194㎝인 장신스트라이커를 투입하면서 반전을 노렸지만 공수간격이 벌어지면서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것이 상대적으로 약한 팀의 비애라면 비애다.
마지막으로 이기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바레인과의 경기는 이기제 교체 전과 교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수기용은 감독 몫이니 뭐라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아직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이기제를 기용하는 것이다.
이 정도면 사랑이라고 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다. 김진수가 부상이라 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이해는 간다.
이기제 발탁에 대해 클린스만이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했는데 아직 그 재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기제의 크로스와 킥이 가끔 날카롭고 정확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외에 윙백으로써 속도가 빠른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사랑하는지 아직 이해할 수 없다.
어쨌든 선수기용은 감독 몫이니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
<황인범 인터뷰>
https://tv.kakao.com/channel/1506/cliplink/443954888
<5분 하이라이트>
https://www.youtube.com/watch?v=2Gpdu7BWn0M&t=193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