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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산에가자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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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산행사진및후기 스크랩 정선 가리왕산 산행
무광도사 추천 0 조회 42 10.01.04 23:03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오늘도 인연의 끈을 찾으러 산으로 간다! 

 

간날 : 20100103(일요일)

날씨 : 가끔 햇살도 구경하고...대채적으로 맑은 날...바람도 없고!

코스 : 장구목이-이끼류 서식지-주목 군락지-장국목삼거리-가리왕산-BACK-장구목삼거리-중봉-주목 군락지-오장동임도-숙암분교

거리 : 약 12.00km

정선 가리왕산을 보러 길 떠나고

 

너무 멀다.

07시35분에 대전을 출발하여 장구목이에 도착...11시10분 부터 산행 시작...내가 제일 후미에서 첫 눈을 밟고 정상을 향해 올랐다.

오늘 따라 몸이 무거워 처음 부터 힘이 들었다. 3일간 장염에 걸려 제때에 식사를 거른 탓인지 좀처럼 힘이 나질 않는다.

댜행하게도 '대공'님 부부와 '천태산'후미 대장과 어울려 긴 정상까지의 길을 허우적 거리며 갔다.

장구목삼거리에 닿으니 몹씨 지쳐있다는 기분이 들어 잠시 쉼을 취한 후 200m 남은 정상을 향해 오르니 잔설만이 나를 반기며 고대하던 설화와 상고대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미안함인지 하늘은 계면쩍은 듯이 생뚱맞게 파란색을 보여 주며 밝게 웃어 주었다.

 

카메라 마저 작동이 안돼 마음 상한 데다 미풍에 살포시 날아 드는 눈가루마저 마음에 걸린다. 천태산.대공님에게 증명사진을 부탁해서 정상 오름 확인서를 돌려 받고 뒤도 안 돌아 보고 비탈길을 한달음에 내려와 장구목삼거리에서 정상을 뒤 돌아 보니 그래도 잔설이 띄엄띄엄 있어 겨울산 맛은 조금 났다...나! 간다...잘 있으라구! 

 

들머리에서 가리왕산 정상 가는 길 풍경

 

장구목이 입구에서 정상까지 4.2km의 사각거리는 눈을 밟으며 가파른 계곡길을 오른다.

음지인 계곡길엔 제법 쌓인 눈때문에 발목까지 푹 들어 가는 감각도 있어 좋다.

아름다운 버림을 한 낙엽송 가지 사이로 세월의 무게를 느끼며 간간히 울리는 까마귀 소리를 벗 삼아 쉬엄쉬엄 간다. 15년전 여름 이끼를 보러 왔던 때 보다 힘이 더 든다...그 때는 젊어서 그렇지? 지금은 머잖아 병풍 뒤에서 향내 맡을 나이인데...산 욕심은? ...뜻대로 안될 껄?

얼마를 왔는지 목이 탄다...마침 앞서 가던 대공님 사모님이 주시는 달작지근하고 따스한 차로 목을 추기니 속이 좀 편해졌다.

대공님 사모님과 앞 서거니 뒤 서거니 하면서 가는데 모양 좋고 두어 아름되는 주목이 나를 바라 보며 웃는다...힘을 내라고...

삼장법사 그리고 일행 몇분이 점심 식사를 마치고 배낭 정리를 하는 자리에 대공님 부부와 천태산 마저 식사를 하고 간다기에 잘 드시고 오시라고 하고 나는 그냥 하얀 박속같은 눈속으로 점점 몸을 숨기며 걸었다. 나무 사이로 밝은 햇살이 비쳐 눈이 부셨다.

오늘 따라 4.2km가 이렇게 깅 거리인 줄 몰랐다...피곤하다!...돼지 저울로 달면 양다리 무게가 제법 나갈것 같다.

하늘은 그래도 고운 장구목 삼거리에 섰다. 일행 몇분이 정상을 보고 내려 오며 나를 보고 웃으며 지나쳐 가고...

 

 

바람은 없으나 찬기운이 온 몸을 감싸 도는 계곡

한 여름 뽐내던 이끼류는 보이지 않고

눈으로 덮힌 계곡 물소리는 봄을 부르고...귓속이 점점 맑아져 온다.

 

갈잎 뒤지며 먹이를 찾던 다람쥐!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던 산새는 지금 어디서 겨우살이를 하고 있을까?...아마 봄노래 연습에 열중하고 있을 거야!

 

시련이려니 하고 살자.

산다는 것은 얼마큼의 고통을 감내 하는 것 아닌가?

삼라만상이 모두 겪는 아품인거야...산도 그러할진데...아침 뜨락에 비치는 따스한 햇살 그것은 우리에겐 허영이리라

 

속썩이는 구나?...춥지도 않은데 왜 이래? 안주머니에 곱게 모시고 왔는 걸...어찌하여 추위를 잘 타는고?

목에 걸고 다니기 귀찮아도 다음엔 너와의 인연을 끊고 다른 친구를 대리고 다녀야 겠다...당분간 몸조리 잘 하고 휴식을 취한 후 봄철에나

만나자...그동안 고생 많이 했다...나의 똑딱이여!

***겨우 석장 찍고 받데리가 추위에 못 견뎌 촬영 불가...아래 사진은 "대공"님께 명장면 부탁하여 퍼옴***

 

주목 군락지

 

生者의 餘裕

삶은 자신의 영역을 넓히려는 경쟁이다.

권력-재화-명예를 위해서 자신을 버리고 이전투구하는 것

이승길에 오를 적엔 허무뿐 인것을...측은한 마음이 앞 선다.

 

아름답게 "生"을 마감한 주목의 현란한 몸짓!

 

땅의 온기로 자라서

모든이에 즐거움 한아름

 

모진 북풍 한설

행복으로 알고

 

변함없는 

하늘 향한 기상 

 

죽어 천년 살아 천년

귀천아닌 환생이로고

 

아름다운 한송이 꽃이로구나

 

 

 

가리왕산 (1,561m) 정상

 
큰 가리(벼나 나무를 쌓아 올린 더미)같다고 하여 붙여 진 산 이름이며, 주민들은 '갈왕산'이라고도 불려 지고 있으며,

동강(동강)으로 흘러드는 오대천과 조양강의 발원지이며 여름 산행지로 유명한 산이다.
정상에 오르니 북서쪽에서 오는 바람은 약하게 불어 주어 시원함 마저 느낄 정도이고...며칠전 내린 눈은 발끝을 간지르는데...
보고팠던 설화와 상고대는 산객의 마음을 사로 잡기에는 부족하다.
청명한 하늘에 나무끝에 간신히 남은 상고대가 햇살에 반짝일 뿐...사방에 엎드린 겨울산은 서로 몸을 의지하며 별을 세고 있는지 말이 없다.
이젠 되 돌아 내려 가야하는 하산 길...
헐 벗은 나뭇가지에 앉은 눈이 바람에 날려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하산 길이다.
중봉이 아스라히 눈에 들어 온다...꽤 먼 느낌이 든다...사탕 한 알 입에 넣고 간다. 
발목까지 빠지는 내리막길을 가속을 붙여 내달리며 중봉 삼거리까지 숨차게 갔다.
뒤 돌아 보니 하얀 설원에 뼈만 남은 나무들이 애처럽게 서서 나를 보고 손짓을 한다.

살랑살랑 몸을 흔들며...나! 간다! 안녕...빈 메아리가 가슴을 친다. 

 

'대공'님이 정상에서 촬영...넌! 누구냐?...난 이 무광...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마세요.

처음으로 사진을 찍기에 응했다...나의 마음이 변했나?...참 우습다.

주목 고지박이 비웃는다.

 

정상 바로 밑 겨우 남은 상고대에서 한장?

누구야?...나?...光없는 人間!

 

두초소인의 산행을 마무리 하면서

 

진홍빛 노을속으로 겨울산은 다소곳이 잠들고

마을엔 점점히 불빛이 살아 나니

인적은 끊기고 골목마다 밤이 깊어 간다.

 

산자락에 길게 누운 정적은 누구의 독백일까?

하루가 가고 나면 내일은 누가 이 산에 오를까?

 

사랑하는 이여!

마음이 아프거든 산으로 가라

산에...산에...산에...묻고 살아라!

 

손과 발이 보삭보삭해짐을 느끼며 조비비듯 산행을 마무리하니 겨울 바람결인진 몰라도 마음마저 서느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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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1.05 00:43

    첫댓글 강원도가 춥긴추운가봐요?? 중무장을 다하시고.수고 하셨습니다..

  • 작성자 10.01.05 16:00

    춥지는 않은데 약간의 바람 때문에 ... 역시 산은 지리산입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10.01.05 11:53

    광 없는 인간-???, 무광도사???, 105살 인정합니다

  • 작성자 10.01.05 16:04

    점점 숫자가 늘어 나니 걱정입니다. 좀 깍아 주면 안 될까요? 덕유산 다녀 오셨더군요. 고생하셨소.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복도 많이 받으세요...무지무지하게 많이...

  • 10.01.05 16:21

    아무튼 잘 다니십니다. 눈이 그리 많지 않았는가 보네요. 사랑하는 이를 산에 묻고 오셨습니까?

  • 작성자 10.01.06 11:45

    나도 묻고 모든 사랑도 묻고 빈 몸으로 왔지요. 며칠전 장염에 걸려서 힘든 산행이 됐어요. 정상에 상고대 비슷한 것 몇 개 보고...건강하고 복 많이 받으시 길 기원.

  • 10.01.05 22:28

    사진찍을때나 얼굴좀 보여주시지 무얼 그리 감싸고 계신지요......

  • 작성자 10.01.06 11:45

    얼굴이 주름 투성이라? 모델도 변변치 않고...또 춥고 해서 싸메고 다니지요. 올 한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고맙습니다.

  • 10.01.07 22:37

    역쉬 ~ 쉬지않고 다니시는군요. 사진에 얼굴은 보여야지요~~~ 암두 몰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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