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용 프로그램의 유통은 초방 프로그램의 유통과 이미 한 번 이상 방송된 프로그램의 유통으로 대별해 볼 수 있다.먼저 초방 프로그램의 유통에 대해서 살펴본다.우리나라의 경우 초방 프로그램은 제작과 편성이 결합된 구조로 인해서 거의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1992년에 도입된 의무외주제작제도와 1995년에 케이블TV가 도
입되면서부터 약간씩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초방프로그램
1999년도에 방송3사는 전체방송시간의 24.4%를 외주제작 프로그램으로 편성하였다.이 해에
방송3사는 4,178편(60분 기준)의 외주 프로그램구입에 787억 원을 지출하였고,이는 영업비용(1조 5,489억 원)의 5.1%를 차지한다.따라서 방송사들이 주로 저가 프로그램을 외주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EBS는 1999년에 외주형태로 1,194편의프로그램을 64억 원에 구입하였고,이는 영업비용(511억 원)의 12.5%에 달한다.지방MBC 및 지역민방은 1999년에 216편의 외주 프로그램을 구매하는 데 2.3억을 지출하여 매출액(4,561억 원)의0.05%를 지출하였다.이들 지역 방송사들이 외주프로그램의 구매에 지출하는 금액이 매우 작은 이
유는 방송시간의 81.3%.91.2%를 네트워크의 프로그램으로 방송하고 있고,자체 방송 프로그램의대부분을 내부에서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한편 케이블TV를 통해 방송하는 채널사용사업자의외주제작비율은채널에따라매우다양하다.YTN,기독교방송,바둑TV,39쇼핑,LG쇼핑의 경우는 편성시간의 전부를 자체 제작으로 충당하고있고,OCN은 편성 프로그램의 전부를 외부에서조달하고 있으며,드라마넷과 아리랑TV는 편성의50%이상을 외주제작에 의존하였다.채널사용사업자는 1999년에 평균적으로 편성의 63.7%를 자체제작,9.6%를 외주제작,26.7%를 외국 프로그램으로충당하고 있다.채널사용사업자는 1999년도에 470
편을외주제작하면서33억원을지출하였고,이는지출액(2,103억원)의1.6%에해당한다.외주제작액은 초방 프로그램의 거래액으로 볼 수 있고,이는1999년도에 모두 887억 원으로 3조 920억 원인 방송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9%에 불과하다.
오프네트워크 프로그램
다음에는 한 번 이상 방송된 프로그램의 유통 즉오프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유통에 대해서
설명한다.방송위원회가 1999년도 1년 간의 오프 네트워크프로그램의유통현황을조사한자료를 이용하여지상파방송(방송3사,EBS및지방MBC),지역민방및채널사용사업자로구분하여살펴본다(매체별 국내 유통액은 본지 2월호 22쪽에 제시되어 있음).
<지상파방송과 채널사용사업자>
지상파 방송사는 채널사용사업자에게 11억4,492만 원의 프로그램을 판매하였고,채널사용사
업자가 지상파에게 판매한 프로그램의 금액은6,295만 원이었다.KBS,MBC 및 SBS는 채널사용
사업자에게 프로그램을 판매만 하였지 구매는 한건도 없었다.방송 3사는채널사용사업자에게 주로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판매하였다.지상파방송사로부터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구매한 채널사용사업자는아리랑TV이고,다음으로중앙방송과드라마넷이다.지상파방송사가채널사용사업자로부터 구매한 내역을 보면,EBS가 2건,광주MBC,대구 MBC 및 대전 MBC가 각각1건이었다.
<지상파방송과 지역민방>
지상파방송사는 지역민방에 1억5,690만 원의프로그램을 판매하였고,지역민방은 7,103만 원
의 프로그램을 지상파 방송사에게 판매하였다.지상파방송사가 지역민방에 판매 한 내용을 보면SBS가 4건의 드라마를,EBS가 17건의 다큐멘터리를,KBS가 1건의 드라마를 판매하였고 MBC는판매한 실적이 없다.지역민방이 지상파 방송사에게 판매한 내용을 보면,7개의 지역 민방이 SBS에게18건의다큐멘터리를판매한것이전부이다.즉,KBS,MBC,EBS등은지역민방으로부터 프로그램을 구매한 실적이 없다.
<지상파방송사와 기타>
지상파방송사가 채널사용사업자와 지역민방이외의 업체에게 프로그램을 판매한 실적을 보자.SBS가 배급 대행사에게 10건,지상파 자회사에게영화 1건을 판매하였으며,EBS가 배급 대행사에게 2건,안동MBC가MBC프로덕션에1건을판매하였고,안동MBC가MBC에게1건을판매하였다.
지상파방송사가 채널사용사업자와 지역민방이외의 업체로부터 구매한 실적을 보면,모두 지역MBC가 대구 MBC미디어컴으로부터 구매한 것으로 8건에 2억103만 원에 이른다.8건 중6건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었다.
<채널사용사업자와 지역민방>
채널사용사업자가 지역민방에 판매한 액수는 5
억6,879만 원이었고,지역민방이 채널사용사업자
에게 판매한 프로그램의 금액은 1,399만 원이었다.
채널사용사업자가 지역민방에 판매한 프로그램을
보면,YTN이 경인방송에게 뉴스를,중앙방송이 광
주방송ㆍ부산방송ㆍ청주방송ㆍ울산방송에게 다
큐멘터리와 영화를,예술영화TV가 대구방송ㆍ울
산방송ㆍ전주방송에게 공연 프로그램 등을,센추
리TV가 대전방송ㆍ울산방송ㆍ전주방송에게 다큐
멘터리를,m-net가 울산방송ㆍ대구방송ㆍ광주방
송에 음악 프로그램을,KMTV가 대전방송ㆍ부산
방송ㆍ청주방송에게 음악 프로그램을,HBO가 울
산방송에 영화를 판매하였다.지역민방이 채널사
용사업자에게 판매한 내역을 보면 경인방송이 아
리랑TV에 스포츠 프로그램을,대전방송과 울산방
송이 센추리TV에 다큐멘터리를 판매하였다.
<채널사용사업자와 기타>
채널사용사업자가 다른 채널사용사업자에게
프로그램을 판매한 금액은 1억467만 원이었다.
총 9건의 거래 중 8건이 아리랑TV가 다른 채널사
용사업자로부터 구매한 프로그램이었다.
채널사용사업자는 지상파 자회사에 2억3,000
만 원의 프로그램을 판매했고,지상파 자회사로부
터 1억4,300만 원의 프로그램을 구매했다.그 내
역은 대교방송,투니버스,SBS프로덕션 및 MBC
프로덕션 간에 만화를 매매한 것이다.채널사용사
업자는 국내 유사위성방송사에게 1억158만 원의
프로그램을 판매했다.이 중에서 리빙TV가 11건
을 바둑TV가 2건을 성사시켰다.채널사용사업자
는 기타 방송관련 사업자에게 1억4,801만 원어치
의 프로그램을 판매했다.여기에는 KMTV의 음악
프로그램,YTN의 뉴스와 영상자료,예술영화TV
와 리빙TV의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채널사용사업자는 독립제작사로부터 3억7,592
만 원의 프로그램을 구매했다.이 중에서 아리랑
TV가 만화ㆍ다큐멘터리ㆍ드라마 구매로 8건,대
교방송이 만화 구매에 3건,드라마넷이 드라마 구
매에 1건이었다.채널사용사업자는 배급대행사로
부터 22억253만 원의 프로그램을 구매했다.이 금
액의 대부분은 채널사용사업자가 영화를 구매한
것이고,아리랑TV가 2건의 스포츠 프로그램을 구
매한 것이 포함되어 있다.
<지역민방과 기타>
지역민방이 타 지역민방에게 200만 원의 프로
그램을 판매하였고,내역을 보면 부산방송이 대구
방송과 대전방송에 판매한 건이었다.지역민방이
독립제작사에게 프로그램을 판매한 금액은 1,250
만 원이고,이는 부산방송이 다큐멘터리를 판매한
것이었다.지역민방이 유사위성방송사에게 800만
원의 프로그램을 판매했는데,이는 대전방송이 판
매한 것이다.
지역민방은 지상파 자회사로부터 2,250만 원의
프로그램을 구매하였고,그 내역은 대전방송이
SBS프로덕션으로부터 드라마를 구매한 것이다.
지역민방은 독립제작사로부터 프로그램을 2,875
만 원어치 구매하였는데,이는 광주방송과 부산방
송이 각각 9건과 2건의 다큐멘터리를 구매한 것이
다.지역민방은 배급대행사로부터 2,320원의 프
로그램을 구매하였다.그 내역을 보면 울산방송이
드라마 1건,청주방송이 다큐멘터리ㆍ드라마ㆍ영
화를 구매한 3건,부산방송이 영화를 구매한 5건
이 포함되어 있다.이외에도 부산방송은 삼성물산
으로부터 영화를 구매하였다.
<평가>
오프 네트워크 프로그램의 유통에서 가장 큰 비
중을 차지하는 것은 지상파 방송사가 채널사용사
민방에 판매하는 것이다.이 두 거래의 합계가
17업자에게 판매하는 것과 채널사용사업자가 지역
억으로 전체 오프 네트워크 프로그램 판매액의
65%를 차지한다.채널 사용사업자들이 오프 네트
워크 프로그램의 구매와 판매에서 공히 가장 활발
한 것을 알 수 있다.채널 사용사업자들이 오프 네
트워크 프로그램을 판매한 실적은 방송3사의 판
매액과 비슷하다.매출액과 자체 편성 프로그램이
작은 점을 감안한다면,지역 민방도 오프 네트워
크 프로그램의 유통을 많이 하였다.
방송 프로그램의 저작권을 대부분 소유한 방송
3사들은 프로그램의 구매보다는 판매에 치중하고
있다(표 참조).특히 KBS와 MBC는 오프 네트워
크 프로그램을 거의 구매하지 않았다.KBS와
MBC는 주로 채널사용사업자에게 프로그램을 판
매하였고,지역민방에는 프로그램을 거의 판매하
지 않았다.그리고 두 개의 채널을 보유한 KBS가
MBC보다 약간 많은 판매액을 기록하여,방송3사
중에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독립제작사들은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 규모도
작고,제작물에 대한 판권의 90%이상을 방송사에
게 넘기지만,오프 네트워크 프로그램 시장에서
활발히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독립 제작사
들은 오프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27건에 4억 437
만 원어치를 판매했으며 11건에 1,280만 원어치
를 구매했다.
오프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장르별로 보면 드라
마와 다큐멘터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그 다
음이 만화,음악이다.뉴스의 거래도 금액 상으로는
크지만,뉴스 유통의 대부분은 경인방송이 YTN으
로부터 구매한 것이다.그리고 국산영화의 거래가
매우 적고 외화의 거래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비디오와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은 비디오 테이프로 제작되어 국
내에서 유통되고 있다.KBS영상사업단은 KBS가
제작 방송한 영상물과 KBS의 방송자료를 이용한
영상물을 제작하여 비디오 테이프 등으로 판매하
는데,1999년도에 92억 원의 매출실적을 보였다.
MBC의 경우 MBC프로덕션이 이 사업을 담당하
는데,1999년의 경우 6종의 기획비디오와 1종의
창작비디오를 제작하여 판매하였다.SBS 프로덕
션과 일부 채널사용사업자들도 비디오를 제작하
여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방송했거나 방송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하지만 아직까지 인터넷을 통한 방송이 큰
폭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최근에는 인터넷 방송
사들이 자체 제작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
기 위해 케이블TV 및 지상파 방송 등에 각종 컨텐
츠를 제공하고 나서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클럽와우,크레지오닷컴,NCTV 등 인터넷 방송사
들은 네티즌들의 반응이 좋은 프로그램을 케이블
TV와 지상파 방송사에게 공급하고 있다.
프로그램 유통회사
초방 프로그램의 경우 편성을 하는 방송사와 제
작자가 직접 거래를 하고 있다.오프 네트워크 프
로그램도 대부분 저작권을 가진 자와 편성을 하는
방송사 간에 직거래로 이루어지고 있다.방송 3사
는 자회사를 통해 오프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유통
시키고 있다.KBS 영상사업단,MBC 프로덕션 및
SBS 프로덕션이 방송용 프로그램의 국내 및 해외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EBS,지역민방,채널사용
사업자 및 독립제작사들은 내부 인력을 이용하여
유통에 참여하고 있다.
1994년 이후 ‘선진방송발전 정책 연구보고서 ’
등에서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유통할 업체를 육
성해야 한다고 지적되었지만,국산 프로그램을 전
문적으로 유통하는 업체는 거의 없다.다만 외국
프로그램을 국내 방송사업자에게 제공하려는 업
체들이 있을 뿐이다.케이블TV가 처음 등장했을
때 당시 프로그램 공급업자에게 프로그램을 제공
하려는 군소 유통업체가 약 350여 개나 난립하였
으나 1년 6개월이 지난 1996년 가을에는 유통만
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는 미카미디어,유림상사
단 2개 업체에 불과했다.현재에는 IMK,인텔미디
어 등이 외국에서 제작된 영화,만화,드라마 등을
주로 지역민방에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하여 방송용 프로그램
을 유통하려는 기업이 등장했다.2000년 5월에 설
립된 코리아컨텐츠뱅크(www.kocoba.com)는
웹사이트를 통해 오프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국내
에서 중개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2000년 8
월에 설립된 브로드캐스트 월드와이드넷(www.
ncww.net)은 국내 회원사들이 소유한 프로그램
을 웹사이트를 통해 해외에 수출하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하지만 협소한 국내 유통시장,안면
장사의 형태로 거래되는 프로그램 유통 관행,국
내 프로그램의 낮은 상품성 등으로 두 회사는 매
출을 별로 올리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방송 프로그램 유통의 특징
이상에서 살펴본 국내 방송 프로그램 유통의 특
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빈약하고 협소한 시장규모>
방송산업의 최종 산물인 프로그램인 국내에서
유통되는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다.국내 방송 프
로그램 유통시장의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
들지만,1999년도에 국내 방송 프로그램 유통시
장의 규모는 외주제작금액 887억에 오프 네트워
크 프로그램의 유통액 40억 원(국내 대행사 등을
통한 외국 프로그램 구매액 포함)을 합한 927억
원으로 볼 수 있다.이 금액은 국내 방송시장 규모
3조 920억 원의 3.0%에 불과하다.물론 방송 프로
그램의 유통에 비디오나 인터넷으로 유통된 금액
이 포함되어야 하겠지만,그 크기는 알려져 있지
않다.국내 방송 프로그램의 유통규모가 작은 가
장 큰 이유는 지상파 방송사가 제작부문을 수직적
통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회적으로 소비되는 구조>
우리나라 대부분의 방송 프로그램은 방송사를
통해 일회적으로 소비되는 구조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1999년도에 국내방송시장의 규모는 3조 원
이 넘지만 국내에서 오프네트워크 프로그램의 유
통은 불과 12억 원(배급사를 통한 외국 프로그램
을 제외함)으로 0.04%에 불과하다.따라서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국산 프로그램의 유통을 전문으
로 하는 기업이 설 자리가 없다.프로그램 전문 유
통회사는 외국 프로그램의 수입과 국산 프로그램
의 수출에 주력을 하고 국산 프로그램의 국내 유
통은 부업으로나 할 만한 시장 규모이다.
<방송 3사의 적극성 결여>
방송 3사는 오랜 역사로 방송 프로그램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1999년의 경우 방송산업 매
출액의 67%를 점유하고 있다.하지만 오프 네트
워크 프로그램의 유통에 소홀하다.1999년의 경
우 방송 3사는 오프 네트워크 프로그램 시장에서
판매액의 46.6%,구매액의 2.4%를 점유했다.그
리고 방송3사는 방송된 프로그램의 2차적 활용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