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꽤나 지난했던 한해가 가고 새해 갑진년이 도래했다.
십이간지에 따르면 올핸 용의 해가 되며 세세하겐 청룡의 해라고 한다.
십이간지 중, 용은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다.
상상의 동물은 신비하면서도 대단한 재주와 영험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인지 내가 좋아하는 인물들도 많이 태어난 용의 해이기도 하다.
대충만 꼽아도 개화파 정치인 홍영식, 독립운동가 권병덕, 독립군대장 홍범도,
시인 이육사, 역사학자 신채호, 화가 이중섭, 배우 안성기, 가수 김광석 등등...
사람은 누구나 새해가 되면 새로운 노트를 한 권씩 준비하게 마련이다.
갖가지 얼룩으로 점철된 어제까지의 일들은 이제 잠시 서랍에 넣어두고
자신이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싶은 본능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는 새로 준비한 노트에 지금부터 무엇을 그려보고자 하는가?
부끄럽게도 이제까지는 늘 회한을 품은 어지러운 낙서가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뭔가 하나하나 정리가 되는 가운데 질서를 잡아나가고 싶다.
무질서는 자유가 아니고 스스로에 대한 방기며 현실도피고 사회적 괴리다.
그러함에 나는 좀 더 질서정연한 틀에서 생의 마무리에 매진할 참인 게다.
주변을 살펴보면 삶의 무게 앞에 버거워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그들은 이제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인지조차도 분간마저 되지 않는다.
너무 오래도록 타성에 젖다보면 실체적 진실에도 둔감해지는 것이다.
처음엔 사회적 약자들도 그 박탈감에 대부분은 문제의식을 가졌었다.
허나, 하루하루 삶에 급급하면 문제를 돌파하려는 저력을 차츰 잃게 된다.
권력자들도 재벌들도 사회적 리더들도 사회적 약자들에겐 극히 냉소적이다.
지금은 적어도 밥 세끼 굶는 사람은 없다는 안이한 인식에 젖어있는 그들,
지금은 적어도 총칼로 무고한 시민을 죽이는 세상이 아니라고 떠드는 그들.
때문에 동학농민봉기도 4.19도 6.10항쟁도 앞으론 일어나지 않는다는 믿음.
그 믿음은 줄기차게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나가도 좋다는 배짱만을 불러왔다.
그 와중에 삶에 지쳐가는 서민들의 두 어깨는 자꾸만 쳐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해가 바뀌어도 사실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어제의 연장이 오늘이고 이 밤이 가면 내일 아침이 될 뿐이다.
그럼에도 새해가 되면 새로운 기분으로 뭔가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민초들일수록 그 소망도 매우 소박하다.
그 소박한 소망을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이, 재물을 넘치게 가진 자들이
격려하고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찬물을 끼얹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
만약 앞으로도 어질고 선량한 민중을 도외시하는 사회로 계속 치닫는다면
더 격렬한 농민봉기와 더 많은 일반 시민들의 저항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다시 새해를 맞아 작게는 내 자신, 작은 소망 하나쯤 이루는 한 해가 되고
더 크게는 우리 사회가 보다 공정한 사회, 보다 정의로운 국가로 거듭나는
그래서, 세계의 으뜸가는 대한민국으로 자리매김 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2024. 1. 4. 淸鄕
첫댓글 새해도 늘 건행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일들 이루시기바랍니다ㆍ
꼰지님, 새해 복 넘치게 받으시기 바랍니다.
새해들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전세계가 크고작은 시건, 사고들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올한해도 생활이 녹녹치 않음을 예고해주는것 같아요 .... ㅠ,ㅠ,ㅠ;;
세상이 제 아무리 시끄러워도
이 땅 만은 축복 가득한 그런 나라였으면 좋겠습니다.
아재님, 새해엔 더욱 좋은 일로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민초들에게 새해의 작은소망을 품는것도 사치일지 모릅니다.
손에쥐는 돈보다 해마다 치솟는물가에 가진것이 줄어들기만 하니까요.
새해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일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요즘 가끔 시장을 보는데
정말 돈가치가 없더군요.
혼자도 버거우니 대식구들이야...
조롱박님, 그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해 소망 이루세요
예, 그리해보겠습니다.
소리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새핸
더위 건강하시고
바라는바 성취 하시길 응원합니다
좋은 날 받아
좋은 자리 한번 갖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