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음식의 대표주자....칼국수.
대전에는 칼국수를 잘하는 식당들이 좀 있습니다.
물론 입맛이라는 것이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어서 일반화시킬 수는 없지만
오랜 세월을 두고 많은 사람들이 단골로 이용하는 곳이라면
요즘 흔히들 하는 말로 맛집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오래 전부터 칼국수로 유명해진 식당들 중에는 신도분식과 공주분식이 있습니다.
깊고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사골국물을 베이스로 쓰는 신도분식을,
깔깔한 맛을 원하는 사람들은 멸치다시에 매운 양념을 쓰는 공주분식을 찾았지요.
뭐 같은 사람이라도 그날 기분에 따라 칼칼한 음식이 당긴다거나
어떤 땐 진한 사골육수가 당긴다거나 그때그때 다를수도 있는 거구요....ㅋㅋ
신도분식은 40년 가까이, 공주분식도 20년이 훨씬 넘게 칼국수를 먹으러 다녔으니
그것만으로도 국수의 맛이 한결같은 곳임을 짐작하게 하지요.
작년이었나요?
그사이 새롭게 알려진 스마일칼국수와 함께
두 곳 모두 3대 천왕이라는 먹방 프로그램에도 소개된 곳이기도 하고....
오늘은 대전에 내려온 김에 모처럼 공주분식의 칼국수를 먹기로 했습니다.
처음 대흥동4가에 공주분식이 생겼을 때만 해도 칼국수에 쑥갓을 넣어 먹는 곳이 없었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요즘은 대흥동 일대에 공주분식과 유사한 맛을 내는 칼국수 집들이 많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우리나라 사람들 돈벌이가 좀 된다 싶으면
주변에 우후죽순처럼 비슷한 가게들을 오픈하는 거....여기도 그런 식입니다.
처음엔 한두 집 있었던 칼국수집이 이젠 군락을 이룰 정도가 되었으니 소문이 날수록
찾는 사람들은 늘어나겠지만 결국엔 나눠먹기를 할 수 밖에......
요즘은 ‘공칼’ 이라고도 부른다는 대전의 공주분식입니다.
얼큰하고 칼칼한 국수 생각이 나면 쪼르르 달려갔던, 입소문에 비하면 작고 소박한
그냥 어디서고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식당입니다.
생활수준이 나아지면서 요즘은 선호하는 음식을 맛보기위해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여 찾아다니며 즐기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인터넷에선 어떤 지역이라도 맛집 검색을 하면 단번에 쭈르르륵 굴비 꿰듯이
다양한 종류의 맛집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지만 이것 또한 온전히 믿을 수가 없는 것이
파워블로그라고 해서 식당주인과 블로거의 이해관계가 맞아 돈벌이의 수단으로
조회 수를 늘리는 곳이 많아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댓글이나 조회 수만 믿고 찾아 갔다가
실망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사전에 잘 알아보아야 하구요.
요즘엔 TV에서도 다양하게 먹방을 진행하면서
그나마 좀 검증이 된 정보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식단이 단출하지요?
겉절이에 깍두기, 쑥갓 그리고 고추장아찌 다내기,
칼국수라는 음식이 구색을 갖춘 많은 종류의 찬 보다는 오히려
입맛을 돋구는 겉절이 하나면 충분한 음식이기도 하니까.....
대파 숭~숭 들어간 빨간 육수에 김과 깨가루를 뿌려서 칼국수가 나오면
거기다가 고추 다대기 조금 넣고 휘~휘 저어서
따로 내어준 쑥갓을 칼국수 면 아래에 담그고 숨이 살짝 죽기를 기다려
한 젓가락 집어서.......그렇게
면과 쑥갓을 함께 먹는 칼국수입니다.
물론, 먹는 방법이야 취향일 뿐 칼국수가 싫으면 쑥갓만 먹어도,
쑥갓이 싫으면 칼국수만 먹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구요....ㅎㅎ
국수는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서민음식입니다.
소면이나 중면으로 만드는 잔치국수나 비빔국수,
좀 더 굵은 면을 사용하는 칼국수나 우동은 대표적인 서민음식 중에 하나이지요.
하지만 어려서는
좋아하지 않았던 음식 중에 하나가 국수이기도 했습니다.
니집 내 집 할 것 없이 그땐 쌀이 흔치 않아
소면이나 면발이 굵은 우동면을 끓여 끼니를 대신하거나
밀가루를 반죽하여 칼국수나 수제비를 자주 만들어 먹던 시절이었지요.
지금처럼 마트에서 적당한 양의 포장으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국수가게에서 한관씩 사다 놓고 먹었으니
밀가루음식을 즐겨 하시던 아버지가 ‘오늘은 국수나 먹읍시다.’ 하는 날이면
깨작깨작 억지로 한 끼를 때우는 날이 되곤 하였지요.
그것도 양을 넉넉하게 만들기 위해서 감자나 호박을 썰어 넣거나
라면과 함께 끓여서 먹곤 했었는데 밀가루 면 자체를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그땐,
그 감자하고 호박이 왜 그렇게 먹기 싫었는지 국수가 차려진 날에는 밥상머리에서부터
입이 댓발은 나왔으니 ‘배부르면 먹자마 임마, 하고 꾸중 꽤나 듣고 자랐지요.
반백년이 흐른 지금 까지도 수제비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어디 식당에라도 가서 돈을 지불하고 사서 먹어본 적이 없지만 구수한 멸치육수에
잘 만들어진 양념간장을 한 수저 떠 넣고 휘휘 저어 후루룩~ 마시듯 먹는 따뜻한 잔치국수나
싱싱한 야채를 듬뿍 넣고 매콤하고 새콤하게 맛을 낸 비빔국수는 종종 즐기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비라도 부슬부슬 내리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날에는
칼 두 개 넣고 깔깔하게 끓여낸 얼큰이 칼국수 생각도 간절하고요....
그렇게 세월이 변하듯 사람의 식성도 변하고
당기지 않던 음식도 자주 찾는 음식이 되어가나 봅니다.
멈추어 고정된 듯 한 세상의 어떤 것들도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게 됩니다.
돌이킬 수 없다는 것과 함께
시간이 무서운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
첫댓글 너무나 맛있게 보이네요~ 꼭 대전에 가면 먹어봐야겠어요^_^
검증된 식당이니~~!!
칼국수 좋아하시면 한번쯤 들려볼만 하지요
저곳 말고도 소문난 맛집들이 좀 있는데....
대전에서 한가로운 식사를 하실일이 생기면 말씀 주세요.
정보는 제가 드릴께요
면과 수제비를 좋아해서 일주일에 6끼이상 즐겨먹습니다 서오능 주막의 수제비인 시래기털래기도 자주 먹어요.
불광동에 중화원이라고 불맛 나는 짬뽕과
북한산 온천입구에 초계국수하는 평양면옥인가 거기 막국수도 좋구요....
@화인/박춘호/010-5432-6254 저는 사골칼국수보다 국물이 시원한 해물칼국수나 바지락을 듬뿍넣은 칼국수를 좋아해요
아참 저희사무실에 콩가루 안넣고 즉석에서 국산콩 갈아서 국물만든 콩국수있는데 정말고소해요 가격은8천원
한번드시려 오세요 제가 대접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