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eDZQ5l1f_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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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코카페 '그레꼬'
전통이 오래된 카페 그 이름은 '그레꼬'
이렇게 해석해야 하나
로마 스페인 광장에 있던 오랜 전통의 카페 그레꼬가 유튜브에서 난리다
한국에서도 홍대, 북촌, 서촌, 등등에서 회자되고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케이스인듯 하다
갑자기 임대료를 6배나 올린다니...
바이런, 괴테,스탕달, 찰스 디킨스 등 수많은 세계 문인·지식인들이 사랑한 그 곳은 단순한 카페이상의 장소였을 것이다
가족여행 중에 찾아갔던 소중한 추억이 있는 장소가 어쩜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상실감이 든다.
벽면을 장식한 수많은 앤틱 액자들.
액자에 담긴건 그림만이 아니다
볼펜으로 밑줄을 긋거나 메모한 흔적까지 고스란히 담긴 신문 잡지의 스크랩도 있다.
이 곳을 다녀간 어느 유명인의 편지일것 같은 글이나
공간 인테리어를 위한 배치도를 메모한것도 액자에 담겨있다
이 곳에 앉아있으면 오래된 성의 거실에 안내된 느낌이 들었다
제일 맘에 들었던 점은
점원들의 고전틱한 유니폼.
묵직한 턱시도가 주는 전문가 다움.
내가 온전히 이 곳의 귀한 손님이 된것 같았다
메뉴판도 이렇게 앤틱하다.
턱시도를 입고 주문을 받는 점원의 모습이
우릴 서비스한 남자와 닮았다
1760 이란 숫자가 이 카페의 무게감을 더해준다.
커피잔이나 물컵도 요즘 보기드문 벼룩시장에나 있을법한 스타일이라 정겨웠다
우리같은 여행자들이야 걷다가 지치면
눈에 띄는 카페에 들어가 잠시 쉬면서 커피한잔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자연스러운 것일테지만
검색을 하고
후기까지 꼼꼼히 챙겨 완벽한 검증을 끝내야만 선택하는 이들이 요즘 젊은이들이다
덕분에
어머나 여기가 괴테가 와서 머리를 식히고
바이런이 앉아 아름다운 싯귀를 써 내려간 곳이란 말야?
하면서 카페 곳곳에 눈을 주며 차를 아껴 마실수 있는것 아닌가.
좀전에 쇼핑거리에서 아빠가 사주신 조말론 향수 때문에
짠딸은 커피에 관심이나 있었을까
대부분의 유럽건물들이 그렇듯
입구는 좁다라한데
들어가보면 넓디넓고 길다란 공간에 놀란다
건물의 폭이 한 블럭을 차지하는것 같다
이런 자리가 마련된걸 보니
혼자 와도 부담없이 한 자리 차지하고
차를 마실수 있겠다
스페인광장을 돌아다니다 적당히 피곤할 즈음
정말 잘 쉬었던 곳이다
나 이런 유명하고 역사깊은 곳에 잠시 앉아 있었어 라는 것 만으로도
만만치 않은 커피값을 쿨하게 낼 수 있다
샹젤리제 거리의 네스프레소 카페보다는 싸네 하면서
턱시도 입은 고성의 집사같은 점원에게
후한 팁도 물론.
이 곳이 없어진다는 건 소중한 추억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상상하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