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숨결이 녹아있는 옛 왕도의 기품, 충남 부여(扶餘郡)
부여는 백제의 수도였다. 부여는 찬란했던 백제의 문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패망의 아픔도 고스란히 전해 준다. 그래서 어떤 이는 부여를 “백제 문화의 흔적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부여에는 왕궁지와 수많은 불교 유적, 왕릉 유적, 그리고 부소산과 궁남지 등 발전한 문화 유적이 밀집돼 있다. 요즘은 백제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일본에서 관광객들이 찾아와 자신들의 문화적 원류를 둘러보곤 한다. 부여에는 백제의 화려한 모습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낙화암의 백제 여인들이나 황산벌에서 산화한 영령들의 한과 숨결도 함께 살아 있다. 나당연합군의 말발굽 아래에서 무참하게 당하고 치욕을 겪어야 했던 백제 최후의 현장 부여, 많은 사람들은 부소산에 올라 백마강을 바라보며 백제의 애환을 노래하곤 한다. 백제는 고구려 장수왕의 남진 정책으로 위례성이 함락되어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천도(475)하였다. 공주로 천도한 뒤 계속 불안했던 백제 왕실은 제 25대 무령왕과 26대 성왕 대에 이르러 강성한 왕국 건설의 웅지(雄志)를 다지다 성왕 16년(538), 드디어 부여로 천도했다. 성왕은 신라와 힘을 합쳐 한강 유역을 일시 되찾았으나, 동맹국인 신라의 배반으로 한강 유역을 빼앗기고 오히려 관산성에서 전사하여 중흥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 뒤 무왕과 의자왕 때 부활을 위하여 노력하였지만, 660년 나·당 연합군의 공격으로 멸망하고 말았다.
백제 역사에서 부여시대(538~660년) 123년은 백제 문화의 최전성기로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국의 문화 가운데 부여시대의 백제가 최고의 예술혼을 피운 것으로 꼽는 경우가 많다. 부여를 중심으로 한 백제 문화는 일본의 고대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 흔적은 일본에 남아있는 백제의 아름다운 문화 유산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충남 부여는 이처럼 찬란한 백제의 혼이 담긴 고도(古都)로서 문화ㆍ관광자원이 그 어떤 곳보다 풍부하다. 특히 부여는 군 전체가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문화 유산을 자랑한다. 현재 부여군에 있는 문화재는 245개에 이른다. 이중 국가지정문화재만 무려 52개(국보 4개, 보물18개, 사적21개, 천연기념물2개, 민속자료 5개)나 된다. 낙화암, 국립부여박물관, 백제문화단지, 백마강 수상관광 등 관광 및 휴양 시설 또한 많다. 부여를 찾는 연간 관광객 수는 527만명(내국인 524만명, 외국인 3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부여 10경’ 가운데 제2경 정림사지 5층 석탑. 완벽한 조형미를 갖춘 정림사지 5층 석탑은 백제인의 예술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 부여군 제공
정림사박물관내에 있는 정림사 관련 모형
부여군은 관광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여 10경’을 선정, 관리하고 있다. 문화 유적이 많은 백제의 왕도 부여에는 곳곳에 국보와 보물, 그리고 아름다운 명소들이 산재해 있어 발길 닿는 곳이 모두 ‘노천 야외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부여군은 그 중 부여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10곳을 골라 ‘부여 10경’을 선정했다. 부여 10경 중 제1경은 백제왕실의 후원이자 사비백제 최후의 보루로 백제의 숨결이 곳곳에 배어있고 삼천궁녀가 꽃처럼 떨어졌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부소산 낙화암이다. 제2경은 완벽한 조형미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정림사지 5층 석탑이다. 백제인의 빼어난 예술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제3경은 무왕이 선화공주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궁 남쪽에 못을 파고 20여리나 되는 곳에서 물을 끌어들여 만들었다는 인공 연못 궁남지다. 궁남지는 사계절 모두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드넓게 펼쳐진 연꽃단지를 배경으로 매년 여름 펼쳐지는 서동연꽃축제 때에는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린다. 제4경은 백제왕릉원이다. 백제의 찬란했던 역사와 문화를 마주하기 위해 가장 먼저 들러야 하는 곳으로 일컬어진다. 제5경은 백제보이다. 백제 때 재상을 하늘의 뜻에 따라 선출했다고 전해지는 천정대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특히 아름답다. 제6경은 1,400년 동안 유유히 흘러온 백마강 일대의 수상관광지다. 제7경은 백제 역사와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조성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역사 테마파크인 백제문화단지다. 제8경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기면서 힐링(치유)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천년고찰 만수산 무량사. 제9경은 국경을 넘는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펼친 서동이 백제 30대왕으로 당당히 서는 과정을 그린 서동요테마마크다. 제10경은 백제시대에 축조된 토축산성 성흥산성 위의 드라마 촬영지와 매년 1월1일 해맞이 행사가 열리고 있는 성흥산 사랑나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왕도는 사라졌지만 백제의 옛 향기는 부소산에 머물고
‘부여10경’ 중 제1경인 부소산. 백제 왕실의 후원이자 사비백제 최후의 보루로, 백제의 숨결이 곳곳에 배어있는 곳이다. 삼천궁녀가 꽃처럼 떨어졌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는 낙화암이 바로 이 부소산에 있다. | 부여군 제공
1,400여 년 전 백제의 영광을 보여주는 곳이 있다. 바로 부소산이다. 부소산은 백제 왕실의 후원이자, 사비백제 최후의 보루였다. 백제인들의 아픈 역사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애잔함마저 간직한 명산으로, 수많은 백제 여인들이 꽃잎처럼 떨어져 주검으로 절개를 바꾼 낙화암과 백제 영욕의 세월을 함께 한 천년 고찰 고란사가 유명하다. 노을 질 무렵 부소산에 내리는 저녁비, 낙화암에 우는 애달픈 소쩍새의 울음, 고란사의 은은한 풍경소리, 푸른 백마강에 잠긴 달빛 등은 부여 사람들만이 아는 색다른 부소산의 비경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금실 좋은 노부부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하는 고란사 약수와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며 국정을 논했던 영일루, 백마강에 잠기는 달과 아름다운 밤하늘을 보며 하루를 되돌아보던 사자루, 백제 삼충신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사당 삼충사가 있다. 부소산은 해발 106m로 완만한 산세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마을 뒷산을 산책하듯 편안하게 오를 수 있다. 이곳은 거닐면서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울창하고도 아름다운 숲길이 기다리고 있어 가족, 연인 등과 함께 트래킹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봄에는 벚꽃, 진달래, 철쭉이 반겨주고 여름에는 짙은 나무 그늘 아래서 산림욕을 할 수도 있다. 가을에는 단풍이 특별히 아름다운 산이기도 하다. 황포돛배를 타고 떠나는 백마강 수상 관광, 1000년 전 백제를 느낀다
부여의 내륙을 횡단하고 있는 백마강은 칠갑산에서 시작한 지천과 덕유산 자락의 뜬봉샘에서 발원한 금강이 백제 때 재상을 하늘의 뜻에 따라 선출했다고 전해지는 천정대에서 만나 그 이름이 시작된다. 금강 하류인 세도면 반조원리에 이르는 약 16㎞의 구간까지를 ‘백마강’이라고 일컫는다. 백마강은 강변 유역에 거주해 온 선조들에게 어머니의 품과 같은 존재였다. 그 옛날 백제인들은 백마강을 배경으로 개척과 교류, 소통과 나눔을 실천하며 원대한 해양강국을 꿈꿨다. 소중한 역사문화 자원이 산재해 있는 백마강에는 굽이굽이마다 나루터가 즐비하다. 이들 나루터는 오늘날 수상관광의 전진기지이자 유람선 관광의 교두보 역할을 한다. 현재는 황포돛배 7척과 일반 유람선 5척 등 총 12척의 배가 수북정에서 고란사 사이를 오가고 있다. 부여군은 앞으로 구드래에서 백제보, 구드래에서 강경, 양화에서 강경, 양화에서 신성리 갈대밭에 이르는 다양한 구간에 배를 띄워 관람객 몰이에 나설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금강에 인접해있는 4개 시와 군(부여, 논산, 서천, 익산)이 참여하게 된다. 백마강변에 있는 구드레유람선 선착장.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전해지는 궁남지
궁남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정원이다. 무왕이 선화공주의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궁 남쪽에 못을 파고 20여리나 되는 곳에서 물을 끌어들여 만들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과 백제 무왕의 탄생 설화가 깃든 궁남지는 일본 정원문화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궁남지 일원 38만여㎡에는 매년 7~8월이면 가시연, 홍련, 백련, 황금련, 수련 등 50여종의 연이 피어난다. 연꽃의 은은한 향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도록 연꽃사이로 8㎞ 길이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는데, 이곳을 걷다보면 다양한 연꽃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산책로에서는 다양한 수생식물과 각종 곤충, 왜가리, 물닭 등도 만날 수 있다. 사람들은 그래서 이곳을 ‘살아있는 생태공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궁남지에서는 매년 여름 부여서동연꽃축제가 성황리에 열린다. 1,400년 전의 백제와 오늘이 순식간에 하나로 이어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천년고찰 무량사, 행금새의 전설이 전해오는 대조사
제8경 만수산 무량사.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즐길 있는 천년고찰로 매월당 김시습이 말년을 보내다 세상을 등진 곳이기도 하다. | 부여군 제공
부여의 볼거리 가운데 송림이 우거진 외산면 만수산 자락의 천년고찰 무량사를 빼놓을 수 없다. 무량사는 통일신라 때 범일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2층 구조의 극락전은 조선 중기의 건물로, 시기적으로 나중에 창건됐으나 백제 색이 짙다. 무량사는 생육신의 한 사람이었던 매월당 김시습이 세조가 단종을 폐위하고 왕이 되자 불문에 귀의하여 말년을 은거하다 세상을 등진 곳이기도 하다. 무량사의 영정각에는 그의 초상화가, 일주문 근처에는 부도가 남아 있다. 성흥산성은 백제 동성왕 23년(501년)에 축조되었다. 해발고도가 268m에 불과하기 때문에 부여의 서북을 가로지르는 차령산맥에 비하면 작은 언덕 수준이다. 그러나 야트막한 구릉의 연속인 부여 서남부에 홀로 우뚝한 성흥산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면 굽이굽이 흐르는 백마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성흥산성 정상에서는 매년 1월 1일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정상의 사랑나무에서는 <계백>, <여인의 향기>, <신의> 등 다양한 드라마가 촬영됐다. 이곳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부부, 가족, 연인들의 입소문을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산성 아래로 내려오면 황금새의 전설이 전해오는 대조사를 만날 수 있다. 사찰을 신축할 때 신기하게도 큰 새가 날아와 울면서 주위를 밝혔다는 전설을 바탕으로 절 이름을 ‘대조사’라고 지었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전설의 새는 이제 없지만 높이가 10m를 넘는 석조보살입상 등이 대조사를 찾는 이를 반기고 있다.
가는 곳 모두가 볼거리, 발길 닿는 곳 모두가 전설
부여는 가는 곳마다, 발길이 닿은 곳마다 전설이 서려 있다. 백제의 역사와 왕실의 이야기가 배어 있는 곳, 자연과 사람이 진정으로 조화를 이루는 곳 등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때문에 백제 역사의 숨결이 녹아있는 고대왕국 부여는 보는 것만으로는 뭔가 모자란다. 옛 백제의 왕궁과 마을을 고스란히 재현한 백제문화단지를 걷고, 백제 토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등 보고, 듣고, 만지며 오감을 통해 전해지는 백제의 멋과 맛을 느껴야만 백제를 제대로 알 수 있다. 우선 백제의 한이 서려있는 백마강 위에서 느끼는 황포돛배 체험, 백제의 혼을 살려 재현한 살아 숨쉬는 백제 토기의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백제요 체험, 하룻밤의 한옥생활 체험을 할 수 있는 백제관 민칠식가옥 체험 등은 부여 여행에서 빠질 수 없다. 검소하지만 결코 누추하지 않은 곳, 아담하면서도 옛 왕도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부여다. 비단 같은 금강이 펼쳐진 역사의 땅이자, 123년 동안 백제의 왕도였던 부여는 천년 세월이 깃든 역사의 보물 창고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 문화 관광지이다.
백제문화단지는 3,276천㎡(100만평) 규모로, 백제역사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자 1994년부터 2010년까지 17년간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에 조성되었다. 공공시설인 사비성(왕궁, 능사, 생활문화마을 등), 백제역사문화관, 한국전통문화학교와 민자시설인 숙박시설(콘도,스파빌리지), 테마파크, 테마아웃렛, 체육시설(대중골프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백제문화단지는, 국내 최초로 삼국시대 백제 왕궁을 재현한 곳으로 왕궁과 사찰의 하앙(下昻)식 구조와 청아하고 은은한 단청 등 백제시대 대표적인 건축양식을 사실적으로 재현하여 백제시대 유적과 유물에 근거한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곳으로 꼭 한번쯤은 가 볼만한 곳이다. 백제문화단지 http://www.bhm.or.kr/html/kr/
부여의 숙박시설이 빈약하다.
삼정부여유스타운을 이용하면 저렴하고 깨끗하다.
https://place.map.kakao.com/21349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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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행정보 잘 봤습니다
기분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가가님도...
여행정보 올리셔서 잘보구 갑니다
굿밤 되셔요^(^
반지님도 좋은 밤~~
여행정보 감사 합니다
기쁜 하루 되십시요《°》
좋은 날씨입니다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여행정보 잘 읽고 갑니다.
거운 시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