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북한산에 갔다.
당초에는 동대문에서 한양도성 서울성곽길을 경유해 올라가려고 했다.
그런데 아침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바로잡느라 집에서 늦게 나가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지인과 전화로 통화하면서 삭제할 것은 삭제한 후 크롬을 깔았다.
매 단계마다 모니터를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지인에게 보내줬다.
그러면 지인은 다시 나에게 어떻게 하라고 가르쳐줬다.
그런 식으로 여러 단계를 거치니 I-PIN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입력됐다.
그 후 내가 하고 싶은 자료를 다시 정리하고 나니 시간이 많이 지났다.
10시 36분에 집을 나서 자이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서 370번 버스를 탔다.
동대문 쪽으로 가면서 종로3가에서부터 걸어보자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종로3가에서 하차했을 때가 11시 36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조하지 않았다.
메르스가 어머니께 갈 수 없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산에 가고 올 때 늘 서둘러야 했다.
오후 4시 반까지 어머니께 가서 저녁식사를 도와야 했기 때문이다.
메르스 종식을 선언할 때까지 워커힐실버타운에서는 당분간 면회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어머니께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많이 궁금하다.
걱정을 하면서도 요즘은 하산 시간에 구애받지 않은 만큼 한결 여유롭게 산행하고 있다.
종로3가에서 창덕궁까지 걸어갈 때는 국악로 뒷길을 이용했다.
대로보다 골목길이 걷기에 더 편하기 때문이다.
국악로는 창덕궁으로 향하는 피카디리극장(현, 롯데시네마)과 단성사 사이 길을 말한다.
창덕궁 앞에 도착하니 11시 45분이었다.
좀 더 이른 시간이었으면 창덕궁, 후원을 다 구경할 수 있었을 텐데.
북한산 등`하산 시간을 감안해 돈화문을 통과한 다음 사진 한 장만 찍고 되돌아 나왔다.
상당히 아쉬웠지만 ‘나중에 우리 가족과 함께 들러야지’라는 마음으로 생각을 바꿨다.
그러니 편해졌다.
보통 사람들은 창덕궁과 후원을 합쳐서 비원이라고 한다.
잘 못 된 표현이지만 나도 그렇게 불렀다.
돈화문을 통해 들어갔을 때 바로 접하게 되는 곳이 창덕궁이다.
후원은 창덕궁 뒤편에 자리하고 있는 산과 논을 말하고.
창덕궁을 나와 그곳 담을 끼고 원서동 이곳저곳을 살피면서 ‘고희동 가옥’까지 걸었다.
고희동(1886~1965) 선생은 우리나라 첫 번째 서양화가이다.
선생께서 일본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1918년 이 한옥을 직접 설계했다고 하였다.
41년간 거주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고 당대 문화인들과 교류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였다고 했다.
그런데 2000년대 초반 고희동 가옥이 헐릴 위기에 처했다고 했다.
그때 북촌 주민과 북촌 문화포럼 등 시민단체에서 보존운동을 펼쳤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2004년 등록문화재로 등록됐고, 2008년 종로구에서 매입했다고 하였다.
2011년 복원보수공사를 마쳤고, 2012년엔 종로구와 시민단체가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것이었다.
문화유산을 보존하는 시민단체인 ‘재단법인 내셔널트러스트문화유산기금’이 참여한 것이라고 했다.
그 해 11월 ‘춘곡 고희동과 친구’ 특별전을 개최하며 일반인들에게 개방했다고 하였다.
고희동 가옥을 나와 가회동 방향 고갯길을 넘어 중앙고등학교로 들어갔다.
중앙고등학교는 배재학당처럼 유서 깊은 명문학교이다.
이전엔 배재, 보성, 양정, 휘문고와 함께 서울 5대 사립 명문고로 불렸을 만큼 유명했다.
당시 서울 5대 공립 명문고는 경기, 서울, 경복, 용산, 경동고였다.
중앙고 안을 샅샅이 구경했다.
3`1운동 기념관, 3`1운동 책원비, 6`10만세 기념비를 카메라에 담았다.
설립자 원파 김기중 선생과 인촌 김성수 선생 동상도 함께.
중앙고 체육관과 기숙사, 중앙중을 경유해 남북적십자회담 사무국 후문 앞을 지나갔다.
그리고 성균관대학교 법학관 위 마을버스주차장을 지나 후문을 통과했다.
그때가 12시 45분이었는데 창덕궁에서 1시간이나 걸렸다.
엄청나게 느린 속도로 걸었던 것이다.
와룡공원, 한양도성 숙정문(북대문) 안내소 앞을 경유해 김신조 루트를 지나갔다.
여태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호경암 위에도 올라갔다.
그리고 하늘전망대, 하늘교를 통과한 후 ‘하늘마루’라는 정자에 13시 51분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양말까지 벗은 채 롤케익으로 점심을 대신하며 30분가량 휴식을 취했다.
거기서부터는 약간 속도를 냈다.
그때까지는 북악산 구역 길을 걸었다.
이후 북악산과 북한산 경계라고 할 수 있는 인디안바위 입구 삼거리까지는 20분 만에 갔다.
그리고 형제1봉에 올라서니 15시 3분이었다.
그곳에서 사방 원경을 카메라에 담고 곧장 대성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대성문에서 15시 50분부터 약 10분 정도 쉬었다가 대동문으로 향했다.
16시 23분 대동문을 통과한 후에는 쉬지 않고 그대로 하산했다.
옛날보다는 느렸지만 요즘 걷는 속도에 비해서는 다소 빠르게 내려갔다.
그리고 우이동 화장실에서 세면을 한 후 롤케익 남은 것 절반을 먹으면서 종점까지 걸었다.
어제는 17시 35분에 130번 버스 종점에 도착했다.
어머니를 뵈러 가는 날에는 보통 15시 30분 전후까지 내려와야 했다.
귀가하니 19시가 넘었다.
나는 산이 좋다.
산은 나에게 아름답고 행복한 공간을 제공했다.
또한 산은 나를 많이 위로해줬다.
산에 가면 간혹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어제도 한 가지 방안을 생각해냈다.
곧 실천하려고 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아들도 나처럼 몰입할 수 있는 취미나 운동을 가지면 좋겠다.
즐기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는 것이라면 더 좋겠다.
첫댓글 힘들지만 좋은시간이 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내일은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이네요
힘참 한주를 위해 좋은밤 되세요
그렇습니다.
고맙습니다.
편안한 밤이 되길 바랍니다.
사진 잘 찍으시네요~~설명도 잘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한 밤이 되시길 바랍니다.
에릭님 서울 구경을 한 느낌입니다. 사진도 너무 잘 찍으셨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고맙습니다.
즐거운 밤이 되시길 바랍니다.
에릭님
덕분에 잘보고 갑니다.
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편히 쉬세요.
최근역사를 되돌아볼수있게 되었습니다
상세한설명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좋은시간 가지셨네요!
ᆢ
저도 어제는 하루동안 일탈을 했습니다
마냥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새로운 한 주간도 좋은 일만 일어나길 바랍니다.
운동의 힘, 등산의 힘, 취미의 힘...
다 좋아요,
건강과 함께 하는 산행 멋져요.
고맙습니다.
중앙고등학교가 저 정도로 유서 깊은 학교인 줄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