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같은 일을 20여 년을 한다고 생각을 해보자.
혼자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을 아침을 먹고 나면
점심은 뭘 차리나.
씻은 그릇을 다시 꺼내서 쓰고 또 씻고 그릇 쓰는 놀이다.
반복되는 놀이 ..
어쩌다 책에 침 자국을 남기는 달콤한 오수에 깨어나도
곧바로 치고 올라오는 걱정,
저녁은 무엇으로 어떻게 준비를 하나.
가끔 저녁을 먹고 오겠다고 전화라도 오면 땡잡은 날.
그런데 어쩌다 인심 쓰듯 특별요리를 해놨는데 연락도 없이
먹고 들어오는 날은 다시는 이런 짓을 안 해야겠다고 주부의
신성한 행위를 짓거리라는 폄에 이르고 만다.
사천 원짜리 가정식 백반 집에 간 적이 있었다.
옥빛 사기그릇에 정성껏 담아 온 반찬,
거기에 비록 꼬리가 타들어갔지만 조기새끼 까지..
사천 원이나 오천 원을 내면 이런 대우를 해주는 식당이 많다.
그럼 내 남편은 내 가정식 백반에 얼마를 내는 손님인가
한 끼 식사 값을 따져보았다.
나름대로 방식을 들어 따져보니 2만 원짜리 손님이 아닌가.
그럼 식당에서 2만 원을 내고 식사를 하면 최고의 대우를
해주는데 나도 이 손님에게 적당한 향응을 해야
마땅치 않은가. 좋아 그럼 해야지. 정성을 들여야지.
정말 요리를 하기 싫을 때가 있다.
콱~ 그냥 나가서 외식을 해버려?
뒤처리 걱정 없이 디저트까지 챙기는 외식 말이야
편히 앉아서 받아먹는... 후식이 비록 자판기 커피가
될지언정, 박하사탕이 되었든 간에 그것까지 해결을 하고
오면 편하겠거늘 매일 그럴 수는 없는 것.
이제부터 나는 요리방송을 한다. 최고의 요리사가 되었다.
주방 창틀에 카메라가 설치가 되었다. 사회자 필요 없이
혼자 요리방송을 하는 것이다.
가끔은 카메라를 쳐다보아야한다.
그것이 렌즈가 아닌 흐릿한 저녁 하늘일지라도.
새로 꺼낸 앞치마에 루주도 바른다.
그리고 칼을 쥐는 것도 우아하게 최대한 검지 손을 쭉 펴고
그리고 머리를 숙이지 말고 눈을 내리깔고 계속 요리에
대하여 말을 해야 한다.
프로답게 가벼운 손짓으로 요리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기 좋은 그릇에 담고 방송을 끝내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설거지하는 놀이에 빠져보는 것이다.
혹, 효율적인 설거지방법을 제의하는 프로가 생겨서
출연제의가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긴장을 가지고 연마를 하는 것이다.
설거지까지..
그리고 열심히 독서를 하고 시도 써보는 것이다.
균형 있는 일상을 만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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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인사나눔
양지바른 주방만들기
무라도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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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9
04.11.06 18:25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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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양지님이야말로, 에고가 빠진 ,,타자ㅢ 욕망? ,, 진국이시군요,,, 도인이라든가, 진인이 되실 터인데,, 음양의 균형을,,,,,, 외줄타기를,,,,,즐겁,,,,,,그런 중심이.
양지바른....무덤으로 읽을 뻔했네요.(미안합니다)
아직도 설거지하며 살고 있나 보네요. 저처럼 세 끼 출장뷔페 부르지 않고.
짜장면도 뷔페에 들어가나요?
자장면은 안 들어가는 걸로 압니다. 좀님은 월급 날이 언제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