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창덕궁 후원을 5월 10일까지 자유관람을 허용하기 때문에 다녀왔다. 표를 산 시간에 입장하고 일단 해설사 설명을 들은 후 개인적으로 다시 보기로 하고 일단 해설사를 쫓아갔다. 해설사는 후원초입에서 예전에 후원을 ‘비원秘苑’이라 부른 것이 잘못됐다고 했다.
과거 ‘비원’이라고 부른 것은 1903년부터 나오는 것이므로 별 의미가 없다고 했다. 해설사가 설명한 내용은 아래 링크한 글에 있는 내용과 같다. 그러면서 학계에서 이론은 있지만 정식명칭은 ‘후원’으로 부르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더해 해설사는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은 일제에 의해 쓰인 것이기 때문에 실록에 포함되지 않으며 그 기록에 신빙성이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원’이란 명칭도 틀린 것이라 했다.
나는 해설사 설명에 대해 두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첫 번째는 ‘비원’이란 명칭이 무조건 틀린 것인가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이 일제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무조건 배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비원’ 명칭에 대한 것은 아래 링크에 자세히 써 놨으니 참고하시고 ‘비원’이 일제가 만든 이름이라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확산됐는가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 해본다. ‘비원’이란 말은 대한제국 시기에 만들어졌지만 확산돼 일반인에게 각인된 말이라고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후원은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공간이다. 그러니 생활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다. 후원이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그런 것이 이제 강점기 궁궐이 개방되면서 일반인들도 볼 수 있는 곳이 됐다. 그때 왕실 정원으로 비밀스러운 장소처럼 인식되면서 ‘비원’이란 신비로운 어감 때문에 쉽게 퍼진 것이 아닌가 한다.
말이란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쉽게 확산돼 일상 언어가 된다. 요새 그런 말 많이 생긴다. 핸드폰이란 말 40년 전만 해도 몇몇 사람들만 아는 단어였다. ‘비원’이란 말도 궁궐이 개방되면서 확산돼 정착된 단어가 아닐까 한다.
일단 조선왕조실록에서도 고종, 순종실록은 공식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그러나 사료로써의 가치는 충분하다. 고종실록과 순종실록서 일제와 관련된 내용은 왜곡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부분에서 만큼은 사료적 가치가 충분하다.
일제가 아무리 왜곡을 시켰다고 해도 후원의 명칭이 바뀐 것까지 왜곡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원’이란 명칭까지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https://blog.naver.com/seongho0805/150013757927
추신 : 창덕궁후원 자유 관람은 5월 19일까지다. 신청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50%는 인터넷 예약으로 받고 나머지 50%는 당일 현장 판매한다. 보고 싶으신 분은 9시부터 현장 판매하니 일찍 가서 표를 사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시간대 별 해설사의 설명이 있는데 이때 해설사 설명을 듣지 않고 그냥 개인적으로 구경해도 되고 해설사의 설명을 들은 후 각자 다시 돌아볼 수도 있다.
첫댓글 왕과 고관 대작들이 즐기던 곳을 시민들 누구나 구경할 수 있으니 좋은 세상입니다.
우리 후손들이 우리 세대를 칭찬할 정도로 우리도 좋은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