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가드’ 김승현, ’괴물 용병’ 가빈, ’한국탁구의 간판’ 유승민. 각기 다른 종목의 내로라하는 이 선수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용인에 위치한 삼성 트레이닝 센터(이하 STC)다.
2007년 설립된 STC는 민간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지어진 합숙, 재활 기관이다. 11개 종목, 19개 팀으로 구성된 삼성스포츠단 선수들을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삼성판 ’태릉 선수촌’이란 별명이 붙은 STC는 어떤 모습일까?
■ 유부남, 유부녀는 열외! 미혼들은 모두 STC에서 지내요
경기도 용인 삼성생명 휴먼센터 정문을 통과해 길을 오르다 보면 왼편에 큰 건물이 보인다. STC 체육관동이다. 이곳에는 썬더스(남자농구), 비추미(여자농구), 블루팡스(남자배구)와 레슬링, 탁구, 태권도 연습장이 마련돼 있다. 남자농구와 남자배구의 훈련장에는 관중석까지 마련돼 있어 훈련을 관람할 수 있다.
체육관 맞은편에는 숙소동이 있다. 6개 종목(남자농구, 여자농구, 배구, 레슬링, 탁구, 태권도) 130여 명이 머물고 있다. 스타플레이어라고 예외는 없다. 이승준, 김승현(남자 농구) 등 이름있는 선수들도 STC에서 합숙한다. 유일한 예외조항은 결혼. 기혼 선수들은 STC가 있는 용인 인근에 집을 구해 출퇴근하며 훈련한다고 한다.
휴게실에는 TV와 각종 게임기가 구비되어 있다. 휴게실 내 냉장고에는 과일과 음료가 항상 준비되어 있다. 별도의 세탁실도 있다. 각자의 방문 앞에 비치된 수거함에 옷을 넣으면 직원들이 세탁부터 건조까지 마친 후 방까지 배달한다. 훈련과 경기로 옷을 자주 갈아입어야 하지만, 세탁과 관련해서는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된다.
지난 해 12월부터 STC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승현 선수는 "합숙생활이 답답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먹고 자는 것, 입을 것 다 알아서 해결해 주니 오히려 ’잡 생각’이 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재활’을 꿈꾸는 자, STC로 오라!
크고 작은 부상을 안고 살아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 재활은 곧 선수생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수들 사이에서 삼성은 ’꿈의 구단’으로 불린다고 한다. 이유는 ’재활시스템’ 때문이다.
STC의 재활은 ’스포츠 과학 지원실’을 통해 이뤄진다. ’스포츠 과학 지원실’은 입주 선수는 물론, 삼성 산하 모든 스포츠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재활시스템을 운영한다. 재활 선수들은 연간 120여명 정도. 부상이 잦거나, 부상 정도가 심해서 여러 번 찾아오는 선수도 많기 때문에 통원회수로만 치면 연간 4000회에 달한다.
김승현 선수는 ’삼성’으로 이적한 이유 중 STC라고 힘 주어 말했다. "올해 제 나이가 35세이고, 2년간 농구를 쉬었기 때문에 무엇보다 재활과 부상관리를 잘 해주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며 "선수들 사이에서 STC의 재활시스템은 유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민(농구), 김세진(배구), 이봉주(마라톤), 이용대(배드민턴) 등 숱한 스타들이 ’스포츠 과학 지원실’을 통해 재활에 성공했다. 지난 2009년 삼성라이온즈가 5위로 시즌을 마친 후에는 오승환, 배영수, 차우찬, 진갑용(야구) 등 주전선수 대부분이 STC에서 재활했다. 이후 2010년 라이온즈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감했다. 안병철 센터장(스포츠 과학 지원실 실장)은 "10년 이상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옷’ 같은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효과적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스포츠 과학 지원실’의 물리치료실, 재활 훈련장, 수치료실은 숙소동 1층과 지하에 위치해 있다. 숙소와 병원, 재활공간을 한 건물에 배치한 것. STC에서 재활하는 선수들은 보통의 부상선수들처럼 병원과 재활센터, 집을 오가는 번거로움 없이 재활에 전념할 수 있다.
총 10억 상당의 재활 시설은 STC의 자랑이다. 그 중에서도 안병철 센터장이 STC설립을 구상할 때부터 염두에 두었던 시설이 있다. 바로 숙소동 지하에 위치한 STC의 ’수치료실’. 안병철 센터장은 "인간은 태아 때 양수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물 속을 심리적인 편안함을 느낀다. 부상 때문에 고통받으면서도 빨리 재활해야한다는 심리적 부담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맘 편히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 때부터 신경썼다"고 수치료실을 소개했다.
■ 삼성 트레이닝 센터 vs 태릉 선수촌
스포츠 스타들이 북적대며 땀을 흘린다는 점에서 STC는 태릉선수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 규모는 태릉선수촌의 10분의1 수준. 하지만 환경은 태릉보다 낫다는 평가다. 10억원 상당의 장비로 가득 찬 재활실, 수치료실, 식당, 목욕탕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짧고 간결하게 이뤄졌다.
취재당일 STC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단식 금메달리스트 유남규씨. 그는 현재 탁구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에서 훈련 중인 그는 "탁구 대표 선수들 데리고 STC에 와서 훈련하고 싶을 정도"라며 STC의 환경을 극찬했다.
안병철 센터장은 “기업 차원으로는 국내외적으로 비슷한 사례가 없다. 궁극적으로는 국가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센터장의 말처럼 삼성 스포츠가 국가 스포츠 발전에 기여하는 바는 크다. 매년 선발되는 국가대표 선수의 1/4정도가 삼성 소속 선수들이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9개 중 5개가 삼성 스포츠단 소속 선수들에게서 나왔다.
야구, 배구 등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삼성의 프로스포츠. 태권도, 배드민턴 등 금메달을 쏟아 내는 아마추어 스포츠. 그 뒤에는 철저한 재활과 부상관리, 선수 중심의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삼성 트레이닝 센터(STC)가 있었다.
첫댓글 부럽다.
Microsoft나 Google ,FaceBook 같은 초대형 회사들도 저런 팀들을 만들면 끝내줄텐데....
역시 투자를 제대로 통크게 해야 결과도 따르는 쩐의 법칙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