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마라톤 클럽은 자신이 살고 있는 같은 지역사회의 사람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달빛마라톤클럽은 서울 각지와 경기도에 이르기까지 회원들의 분포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또한 이들은 자신의 클럽에 대한 긍지가 대단하다. 완연한 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날씨는 여전히 오락가락이다. 봄인 듯 따뜻하다가도 갑자기 초여름인지 착각될 정도로 덥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추워지기도 하니 말이다. 일교차도 커서 아침, 저녁으로는 여전히 쌀쌀한 기운을 내뿜고 있다. 달빛마라톤클럽의 훈련이 있던 지난 4월 11일에도 한낮에는 초여름을 방불케 했으나 저녁이 되니 다시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평일에 훈련을 하는 이들은 오후 8시부터 잠실의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을 하는데 인터뷰를 위해 2시간 이른 오후 6시에 클럽의 운영위원들을 먼저 만났다. 클럽회원이 되기 위한 조건 달빛마라톤클럽은 한덕교 마라톤교실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던 중 한덕교 마라톤교실이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해체되었는데 거기에 있던 회원들이 뜻을 모아 마라톤클럽을 창단하게 되었다. 그때가 2004년이었고 달빛이라는 클럽명은 회원들이 내부적으로 공모를 실시해 채택이 된 것이라고 한다. 달빛마라톤클럽은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지만 실력만큼은 어느 클럽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우수하다. 또한 마라톤에 대한 순수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이기 때문에 회원구성도 한 지역에 머물러 있지 않으며 각양각생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어 회원들 개개인들이 모두 개성이 뚜렷하다고 한다. 현재 57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달빛마라톤클럽은 정회원을 50명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정하고 있다. 단 클럽회원의 추천을 받아 1개월의 준회원기간이 경과한 후 운영진 전체의 찬성을 받은 사람은 예외로 하고 있다. 현재 57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달빛마라톤클럽은 정회원을 50명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정하고 있다. 단 클럽회원의 추천을 받아 1개월의 준회원기간이 경과한 후 운영진 전체의 찬성을 받은 사람은 예외로 하고 있다. 현재 클럽 총무직을 맡고 있는 문정섭(55) 씨는 “회원탈퇴는 자유지만 가입은 자유가 아닙니다. 회원을 가려서 받는다는 말은 아니에요. 실력과 무관하게 정말 마라톤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우리클럽의 회원이 될 수 있어요. 단지 요즘 너무 마라톤클럽이 많고 자기 마음대로 들락날락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제한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규정을 말씀드리자면, 우선 우리클럽은 처음부터 정회원이 될 수 없어요. 한 달 동안 준회원기간을 가집니다. 그래서 한 달 훈련일수의 50%이상 참석을 기본적으로 해야 하죠. 그리고 출석률이 좋은 사람에 한해서 클럽운영진들과 회의를 통해 정회원이 결정됩니다.”라며 클럽의 가입규정에 대해 말했다. 이렇게 할 경우 클럽입장에서도 새로운 회원이 얼마나 마라톤에 대한 열정이 큰지, 또한 자신들과 잘 융합할 수 있을지 알 수 있게 되고 클럽에 들어오고 싶은 사람도 한 달간 같이 훈련을 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클럽인지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운동도 잘 하지 않는데 아무나 클럽에 들어오게 되면 클럽운영이 힘들어 질뿐만 아니라 회원들도 힘들어 지기 때문에 이런 방침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체계적인 규정에 의해 회원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우리클럽에는 유령회원이 없습니다. 모두가 마라톤이 좋아서 온 사람들이니까요. 그래서인지 탈퇴하는 회원들도 거의 없어요." 이처럼 정예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는 달빛마라톤클럽회원들은 서로서로가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렇게 때문에 더욱 끈끈한 정이 흘러넘친다. 그들만의 훈련법 달빛마라톤클럽은 회원들 대부분이 기록이 우수하다. 57명 중 서브3 회원만 20명이며 그 외의 회원들도 대부분이 3시간 30분대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다. 이렇게 실력이 우수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훈련팀장을 맡고 있는 김영호(42)씨는 “실력이 우수한 주요원인은 회원들 스스로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것에 있습니다. 매 훈련시마다 80%가 넘는 출석율을 보일정도니까요. 거기에 김경실(38)감독님의 공도 크죠. 전 국가대표선수 출신인 김감독님은 전체 훈련을 지도하면서도 회원 한명 한명의 개인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회원들은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꼼꼼하게 체크할 수가 있게 되죠. 우리가 인원을 제한해서 클럽을 운영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회원이 많게 되면 한정된 시간 안에 모두를 지도할 수 없게 되고 이는 곧 회원전체에 소홀해질 수가 있으니까요. 또한 회원들마다 서로 잘못된 점을 보완해주고 실력이 좋은 회원들은 자신만의 노하우도 전해주고 있어요. 이러니 당연히 실력이 우수할 수밖에 없겠죠?”라며 클럽자랑에 한창이다. 이처럼 달빛마라톤클럽은 단체 훈련을 하면서도 1대1로 가르치면서 훈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실력별로 4개조(서브3주자로 이루어진 A팀, 3시간 초반대의 B팀, 3시간 중반대의 C팀, 3시간 후반에서 4시간대의 D팀)로 나누어 훈련을 하고 있는데 A그룹은 B그룹을 보완해주고 B그룹은 C그룹을, C그룹은 D그룹을 각각 보완해주면서 서로의 훈련을 도와주고 있다. 각자가 회원이면서 때로는 훈련선생님이 되기도 하는 이들은 이 때문에 훈련이 더욱 체계적이고 효과적일 수밖에 없으며 실력도 향상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훈련 우리는~ 할 수 있다! 달~빛 파이팅! 이라는 구호아래 훈련을 하고 있는 달빛마라톤클럽. 이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8시부터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훈련을 하며 토요일에는 일자산에서 자체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주로 훈련하는 장소가 잠실 운동장이다 보니 타 클럽회원들과 함께 훈련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런데 달빛마라톤클럽이 훈련하는 모습은 보는 타 클럽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달마 회원들의 훈련강도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니냐고 한마디씩 한다고. 부 총무직을 맡고 있는 윤봉희(45)씨는 “우리클럽의 훈련강도가 강한편이긴 해요. 하지만 정작 우리는 주위에서 말해주기 전까진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평소에 워낙 체력훈련을 많이 하기 때문에 회원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강한체력을 가지고 있거든요.”라고 말한 뒤 여자회원이라고 해서 봐주는 일도 절대로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얘기를 듣고 있던 김경실 감독은 “우리클럽의 훈련강도가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훈련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실력이 좋아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우리클럽도 처음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했던 것은 아니니까요. 단계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해왔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에요. 달리기를 전문적으로 한 사람들도 아닌데 어떻게 갑자기 강도 높은 훈련을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 자랑하자면 빠른 시간 내에 훈련의 강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회원들이 한마음으로 훈련에 충실히 임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라며 회원들에 대한 자랑을 아끼지 않았다. 달빛마라톤클럽은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절대로 빼먹지 않으며 훈련 마무리 단계에서는 예외없이 체력훈련을 해주고 있다. 또한 훈련이 있는 날은 비나 눈이 오더라도 무조건 모여서 운동을 한다. “마라톤은 무엇보다 꾸준한 연습과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만이 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그만큼 힘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 클럽은 체력위주의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체력이 바탕이 되면 그만큼 부상도 적어집니다. 우리클럽회원들의 부상이 거의 없는 이유도 바로 체력에 있습니다.”라며 체력의 중요성에 대한 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하면 할수록 힘든 운동이 바로 마라톤이기 때문에 자기관리도 철저히 해주어야 한다며 마라톤도 단계별로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마라톤을 시작하고 5km를 달린 후 바로 하프를 달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10km를 달린 후 곧바로 풀코스를 달리는 달림이들이 많은데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부상 오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체력이 뛰어난 사람일 경우라도 처음부터 강도 높은 운동을 하게 되면 몸에 무리가 올 수 밖에 없다. 운동을 하는 대부분의 이유가 즐겁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위한 것이 아닌가. 이들처럼 차근차근 한 단계씩 밟아 오다보면 어느 순간 오히려 처음부터 강도 높은 운동을 한 사람들 보다 실력은 더 높아질 것이고 부상을 더 줄어들 것이며 이로 인해 더욱 즐겁게 운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애정으로 함께하다 달빛마라톤클럽이 처음부터 실력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클럽에 들어와서 훈련을 하면서 자연히 실력이 향상된 것이다. 20여명의 서브3회원들도 모두 달빛마라톤클럽회원이 된 이후에 달성한 기록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항상 입상권 안에 개인전과 단체전에 자신들의 이름을 올려놓는다. 하지만 워낙 입상을 많이 하고 자주하기 때문에 이제는 화젯거리가 되지도 않는다고. “즐겁게 운동을 하다 보니 자연히 기록도 좋아지고 그러다 보니 수상도 하게 되었어요. 처음부터 상을 받기 위해 클럽에 들어와서 운동을 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가는 대회 마다 꼭 상을 받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지금은 우리클럽에서 상을 받았다고 해도 그냥 당연한 듯 덤덤하게 넘어갑니다.” 언제나 소풍가는 기분으로 대회에 참가한다는 달빛마라톤 클럽은 경기에 임할 때마다 김경실감독의 얼굴을 떠올린다고 윤봉희 씨는 말한다. 김감독이 회원들을 위해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에 대한 보답을 실력으로 보여주고 싶어서라고. 작년 5월 31일 교통사고를 당한 김경실 감독은 클럽회원들을 위해 깁스한 몸을 이끌고 훈련장에 나와 지도를 해주는 열정을 보여줄 정도로 회원들 지도에 몸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클럽과 회원들간의 애정이 없으면 힘들지 않을까 싶다. 평소 훈련이 10시 반경에 끝난다는 그들은 앞서 말했듯이 지역구모임이 아니다. 안산에서 오는 회원도 있고 이천에서 오는 회원도 있다. 이들이 훈련을 끝내고 집에 가면 보통 12시가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결코 훈련에 빠지는 일이 없다. 이는 부지런한 것보다도 클럽에 애착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리라. 실력과 사랑으로 똘똘 뭉친 달빛마라톤클럽. 언제나 지금처럼 웃음이 넘치고 정이 넘치고 에너지가 넘치길 바래본다. 글_전영 기자 | 사진_정훈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