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콜링 이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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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권에서 행해지는 노상 성희롱을 일컫는 말
**서구권에서 중국어 발음을 따라 한 것으로 동양인을 비하할 때 쓰는 멸칭
김수영문학상 수상자로 이소호(30) 시인이 선정됐다.
김수영문학상을 주관하는 민음사 측은 6일 “올해 ‘김수영문학상’에 모두 237명이 응모했고, 이소호의 ‘캣콜링’ 외 54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고 밝혔다.
김행숙 시인과 정한아 시인, 조재룡 문학평론가 등 심사위원단은 이소호의 ‘캣콜링’이 “시가 쓰여야만 했던 거센 에너지, 시인의 내면과 외부의 세상 사이의 압력과 분출을 보여주는 유일한 응모작”이라고 선정 이유를 전했다.
이어 “야수파 그림을 닮은 듯한 개성이 돋보였고, 내면의 투쟁 상태를 생생하게 들려주는 이 세대의 목소리가 담긴 투고작”이라고 설명했다.
이소호 시인은 “이 詩(시)들은 제가 경험하고 듣고 배운 하나의 역사이자 폭력의 詩集(시집)”이라며 “불편하고 무한한 여자들의 목소리를 조금이나마 흉내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소호 시인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14년 월간 문예지 `현대시`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상금은 1000만원이며, 수상작 전편은 민음사에서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첫댓글 제37회 김수영 문학상을 받은 이소호의 시집 『캣콜링』은 거침없이 직설적이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까지 낱낱이 펼쳐 보이며 가부장제와 남녀차별, 폭력적인 일상 등에 거친 조롱을 뱉어낸다. ‘캣콜링’은 지나가는 여성을 향해 추파를 던지는 식의 성희롱을 뜻하는 용어다.
시인 김행숙은 김수영 문학상 심사평에서 "작가는 스스로를 맹랑하게 조롱하면서 허위의 옷을 찢고, 날카로운 아이러니의 칼 속으로 투신하여 기꺼이 찔린다"고 평했다. 조재룡 문학평론가는 "폭력의 중심부를 강타하고 실체를 드러내고 뿌리를 비판한다"고 했다.
"만약 아버지가 폭력을 행사하면 자식들은 왜 엄마가 그런 사람과 결혼했을까 하며 엄마를 탓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만만한 약자에게 또다시 칼날을 겨누는 것이죠. 나 역시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에게 화풀이했고, 자라서는 엄마처럼 되는 것은 두려웠습니다-이소호
시인이 생각하기에 일상적인 폭력의 근간에는 '가부장제도'가 있다. 가부장제도 안에서 모든 사람은 일상적인 폭력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는 동시에 가해자이고, 방관자이기도 하다.
지는얼마나깨끗하다고유난이야못생긴주제에기어서라도집에갔어야지"(가장 사적이고 보편적인 경진이의 탄생)
이소호의 시엔 생생한 대화체가 자주 등장하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쉽게 잘 읽힌다. 실제로 작가는 가족이나 남자친구,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가 인상적인 말을 들으면 적어놓고 시로 풀어내곤 한다. 특히 말다툼할 때 상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말이 글감이 되는 경우도 많다
'경진이네-거미집' 역시 할머니가 어머니에게 ’애미 잡아먹는 년‘이라는 말하는 것을 듣고 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