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 제29주일 (전교주일) 강론 >(10.22.일)
* 예수님은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 말씀을 명심하며, 끊임없이 전교하기로 결심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자기 하고 싶은 것은 어떻게든 다 하면서도 신앙생활을 올바로 하지 않은 교우들이 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허락해주신 인생의 시간을 자신만을 위해 쓰려는 배은망덕한 인간 같습니다.
음식을 냉동실에 오래 넣어놓으면 꽁꽁 얼어붙기 때문에 한참 녹여야 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쉰 사람들이 신앙생활을 다시 하기 위해서는 얼어있는 마음을 해동시켜야, 신앙생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쉬는 교우들이 많이 복귀했지만, 예수님이 탄생하신지 2,000년이 넘었어도, 예수님이 누구시고 그분의 메시지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또 우리 본당이 생긴 지 16년이나 지났지만, 대구 경산 거주자 중에 우리 성당 위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만큼 홍보가 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타본당 교우들뿐만아니라, 비신자들이라도 우리 성당 위치를 알게 하고, 천주교에 대해 호감을 갖게 해야 합니다.
2.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에 대해 알려주셨고, 승천하시면서 당신 사명을 사도들에게 맡기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제자인 우리도 끊임없이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신학교 입학 면접 때, 교수신부가 예비신학생에게 “왜 신부가 되려는가?”라고 묻는데, 모범답안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저도 입학면담 때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3. 전교 체험
1) 일반대학 친구 중에 가장 친했던 친구는 비신자였지만 제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을 부러워했고, 식사 전후 기도를 할 때 꼭 기다려줬습니다. 그 친구에게 성당에 가자고 말하지 않았지만, 제 기도가 그 친구에게 큰 감명을 줬는가 봅니다. 결혼해서 부산에 살던 그 친구는 제가 신학교에 입학한 이후, 혼자 성당으로 가서 교리를 받고, ‘야고보’라는 세례명으로 신자가 되었습니다. 현재 냉담 중이라 미안해하지만, 언젠가 다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겠다고 합니다.
2) 가족 안에서의 전교 : 1986년 겨울, 가족들에게 사제성소에 대해 처음으로 말했는데, 부친은 신학교 가는 것에 대해 아주 반대하셨습니다. 제가 1남 3녀 중 맏이, 외아들, 장손이기 때문이었지만 사제성소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대학졸업 때까지 제 마음이 변치 않으면 신학교 입학을 허락해달라고 간청하자, 부모님은 허락하셨습니다.
대학시절 6년간 교리교사 하며 사제성소를 꾸준히 키웠고, 마지막 해에는 집에 말도 하지 않고 교리교사 활동했습니다. 대학 졸업 때까지 마음이 변치 않았고, 신학교 시험에 응시했는데 합격했습니다. 저는 합격통지서를 부친께 보여드리며 “합격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는데, 부친은 아무 말씀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신학교 2학년 때까지 신학교에서 나오라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동생들이 교구청 혼인강좌 가는 길에, 부친이 예비자 교리에 등록하셨다는 쪽지를 수위실에 남겨둔 것을 읽었습니다. 그날 저는 너무 기뻐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결국 부친은 1994년 부활절, 55세 때 ‘하상 바오로’라는 세례명으로 신자가 되셨습니다. 그 일은 제 삶에 있어서 아주 큰 사건이었습니다. 부친은 세례 이후 한 번도 냉담하신 적이 없고, 레지오, 사회복지회, 위령회 활동 등을 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반면에 모친은 두산본당에서 11년간 성모회장을 하셨고, 중방본당에서도 활동을 많이 하셨습니다. 또 포항 예수성심시녀회 모원, 청도본당 사제관에서 저와 함께 살다가 임종하셨습니다. 여동생들 가족은 과천과 안양에서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있습니다.
3) 봉덕성당의 어느 자매는 아가씨 때 혼자 신자였는데, 결혼하고 나서 19년 동안 시댁과 친정 식구들 전부 천주교 신자가 되게 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4) 계산본당 곽 마리아 할머니는 초등학교 중퇴였지만, 93세로 임종하실 때까지 많은 사람을 성당으로 인도했고, 대녀들이 250명 이상이나 될 정도로 많아 ‘전교의 여왕’이라 불렸습니다. 대녀들에게 늘 축일선물을 챙겨주던 곽 마리아 할머니를 볼 때마다 ‘못 배운 사람들도 저렇게 전교를 잘하는데, 나는 어떤가?’라며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5) 저는 운동을 좋아하는데, 배드민턴을 통해 전교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파크골프를 갈 때마다 교우, 쉬는 교우, 비신자들을 만나면서 신앙에 대해 말하기도 하고, 누구를 만나든 알게 모르게 전교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4. 작년 8월 5일(금) 백천동 부임 이후, 열심히 전교한 결과, 교우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작년 7/31(일) 주일미사 참석자가 259명, 헌금 1,028,000원이었는데, 지난 10/15(일) 미사 참석자 405명, 헌금 2,429,000원이나 되어 깜짝 놀랐습니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우리 교우들이 신앙에 올인하고, 어깨띠를 두르고 쓰레기를 줍는 모습도 전교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소화데레사 성녀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고, 그분께 가도록 끊임없이 기도했는데, 제가 성녀에게 기도할 때마다 다 들어주셨습니다.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고, 그분께 잘 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전교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