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Stanhope, Why seek ye the living among the dead, 1870-90
부활 이른 아침에 무덤으로 간 여인들은 복음서마다 조금씩 다르다.
마태오는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보러 갔다고 했고,(마태 28,1)
마르코는 마리아 막달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가
무덤으로 갔다고 했으며,(마르 16,1-2)
루카는 마리아 막달레나, 요안나, 그리고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가
무덤으로 갔다고 했고,(루카 24,1.10)
요한은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갔다고 했다.(요한 20,1)
부활 이른 아침에 무덤으로 갔던 여인은 복음서의 기록을 보면
한두 명 혹은 세 명이며 그들의 이름도 약간씩 다르다.
19세기 영국 라파엘전파의 한 사람으로 간주 되는
존 로담 스펜서 스탠호프(John Roddam Spencer Stanhope, 1829-1908)는
1870년대에 윌트셔의 말보로 대학 교회에 벽화를 그렸고,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역시
벽화로 그렸던 그림 중 하나로,
현재 시드니의 뉴 사우스 웨일즈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작품은 천사가 무덤을 보러 온 여인들에게 나타나 주님께서는 되살아나셨고,
그분께서 갈릴래아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해 보고,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장면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루카 복음 24장 5절이 부제이다.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님의 시신을 무덤으로 옮긴 후,
주간 첫날 새벽 일찍이 마리아 막달레나와 요안나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는
준비한 향료를 가지고 무덤으로 갔다.
그런데 그들이 보니 무덤에서 돌이 이미 굴려져 있었고, 예수님의 시신이 없었다.
여자들이 그 일로 당황하고 있는데,
눈부시게 차려입은 천사가 나타나 여자들에게 한 말이 이 작품의 제목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골고타의 돌무덤이고,
돌무덤 안에는 석관이 놓여 있고,
돌무덤 입구에는 은혜와 기쁨을 의미하는 분홍색 덩굴장미가 피어오르고 있으며,
돌무덤 주변에는 평화와 인내를 상징하는 오래된 올리브 나무가 있다.
섬세하게 그려진 날개를 달고 초록색 부제복을 입은 옆 모습의 천사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여자들에게 말하고 있다.
“어찌하여 살아 계신 분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찾고 있느냐?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되살아나셨다.
그분께서 갈릴래아에 계실 때에 너희에게 무엇이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해 보아라.
사람의 아들은 죄인들의 손에 넘겨져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루카 24,5-7)
여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 내어
한 사람은 무릎을 꿇고 깍지를 끼고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고,
다른 사람은 간절한 표정으로 두 손을 내밀며 천사의 뜻을 받들고 있고,
또 다는 사람은 두렵고 떨리는 눈빛으로 향유 병의 뚜껑을 닫고 있다.
그들은 마리아 막달레나, 요안나, 그리고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인데,
무덤에서 돌아와 열한 제자와 그 밖의 모든 이에게 이 일을 다 알렸다.
(2024.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