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봉사활동 두 번째 날이다. 봉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토요일에 산새마을에 가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오늘 아침엔 알람도 안 맞춰놨는데 6시~7시 사이에 일어났다. 그런데도 저번보다 겨우 몇분 빨리 도착했다. 나는 도대체 집에서 뭘 하는 걸까? 지각은 안해서 다행이지만 다음 번에는 더 빨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저번 주에 본 뒤로 일주일만에 선생님, 오빠, 언니, 친구, 동생들의 얼굴을 다시보니 반가웠다. 아직도 먼저 인사하기는 쉽지 않지만 매주 보면 더 친해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마을회관에 어느 정도 다 모여서 한 주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도 듣고, 자기소개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들을 했는데, 정말 재밌었다. 웃음이 떠나질 않는 것 같다. 특히 여은희 선생님 덕분에 너무 재밌다. 사실 처음에 여은희 선생님께서 내 담당관을 맡게 되셨다는 얘길 들었을 때 앞으로 재밌을 것 같아서 굉장히 좋았다. 자기 소개 할 때 어떻게 할까 정말 고민이 많이 됐는데, 어질 현에 아름다울 미 자를 쓰시는 지현미 선생님께서 먼저 한자로 소개를 하셔서 너무 감사했다. 덕분에 고민을 훌훌 날려보냈다. 내 이름은 어질 현에 지혜로울 지 자인데, 아빠가 어질고 지혜로운 여자로 크라는 의미에서 '현지'라고 이름을 지으셨다고 한다. 다른 분들 이름들도 의미가 다 좋은 것 같다.
오늘 한 활동은 마을 텃밭의 잡돌들을 골라내는 활동이었다. 반팔 티셔츠를 입고 가서 안그래도 까만 팔이 더 까매질까봐 미리 챙겨간 선 스프레이를 잔뜩 뿌렸다. 긴 트레이닝 바지가 없어서 청바지를 입고 갔더니 돌을 골라낼 때 너무 불편했다. 트레이닝복을 하나 구해야 할 것 같다. 나는 화장실에 들렸다 가느라 같이 남아 있던 효진이 언니, 목장갑을 챙기러 다시 오신 선란 선생님과 좀 늦게 텃밭으로 갔는데, 언니가 깨끗한 장갑을 골라서 주셨다. 내가 소심해서 '감사합니다'라고 크게 말하지 못했다. 텃밭에 들어가서 돌을 골라낼 때도 깨져있는 컵 조각이 있어서 주우려고 팔을 뻗었는데 언니가 조심하라고 해주셨다. 텃밭에는 정말 돌이 많았다. 큰 돌들도 있어서 몇 개는 뽑았는데 뽑으면서 생각해보니 내가 밭에서 뭔가 뽑아내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어렸을 때 김장하러 외갓댁에 가서도 밭에 있는 모든 무를 내가 전부 다 뽑았다.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신나서 한 것 같다. 물론 그 때는 신나서 했지만 바로 몸살이 나서 끙끙 앓았다. 커다란 무를 쑥 뽑으면 뭔가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돌을 뺀 자리가 움푹 움푹 파여 넘어질 뻔도 했지만 재밌긴 했다. 너무 너무 더워서 땀이 삐질 삐질 났지만 어린 우리도 힘든데 어르신들이 하시면 허리나 손목 등을 다치실 것 같아서 계속 돌을 주웠다. 목장갑을 껴서 손에 땀이 정말 많이 났다. 손 뿐만 아니라 온 몸에 땀이 나서 시원하게 씻고 싶었다. 내가 남자였다면 수돗가에서 등목을 했을 것이다. 더우니까 홍조까지 올라와서 너무 신경쓰였다. 홍조 때문에 웃기만 해도 볼이 엄청 빨개지는 데 술을 마신 것 마냥 뜨겁게 달아올라서 어려서부터 너무 싫어했었다. 다음번엔 물에 적신 수건을 준비해야 할까보다. 아마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땀을 식혀 주지 않았으면 그대로 지쳐 쓰러졌을 것 같다. 돌을 계속 날랐던 남자애들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아무튼 오늘은 모두들 푹 쉬어야 몸살이 나지 않을 것 같다.
마을 회관에 돌아와서 은평구를 주제로 한 UCC 수상작들을 봤는데, 얼른 UCC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다음 주 까지 기획안을 짜가야 하는데 어떻게 할 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UCC를 다 보고나서 라면을 먹었는데, 스프를 적게 넣어서 평소에 먹는 짭짤한 라면 맛이 안났다. 찬 밥이 있었다면 라면국물에 바로 말아먹었을텐데, 라면이 싱거워서 조금만 먹었다.
지현미 선생님과 박종윤 팀장님께서 저번 소감문을 잘 썼다고 칭찬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이러다가 칭찬만 해주면 뭐든 다 할 것 같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나라고 안좋을 수 있을까. 아무튼 오늘도 저번 봉사 때 처럼 너무 즐겁고 좋았던 시간이었다^^ 다음 주에는 또 무엇을 할 지 정말 기대가 된다.
20140517_봉사활동.hwp
첫댓글 ㅎㅎㅎ
귀여운 현지야~~~
현지의 글은 완전 모범답안이구나~
오늘 더운데 텃밭에서 작업하느라 힘들었지?
우리의 수고로움이 다른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쌤도 기분이 좋았단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현지야~ 고마워~~~ ^^
네~~^^
나도 ㅎㅎㅎ
어질고 지혜로운 현지의 소감문에 내이름이 두개나~~ 완전 깜놀했어ㅋㅋ
영광이야~~^^ 샘은 내이름이
정말 맘에 드는데 현지 이름도 뜻이 정말 좋다. 삶을 살아갈때 지식도 필요하지만 그 지식들을
엮어줄수 있는 지혜로움이 필요하거든~ 진주목걸이를 비유할때 지식이 진주라면
그 지식을 하나하나 엮어서 아름다운 목걸이가 되는 역할을 지혜가 하는거지~~그래서 지혜로움이 꼭 필요한것 같아
이름처럼 어질고 지혜로운 현지를 축복해~~^^
샘은 현지의 글을 읽고 있으면
그날의 일들이 쫘~~악 눈앞에
펼쳐지고 느낌들이 다시 살아나는것 같아서 좋아~^^
더운날씨에 수고 많았어
오늘 몸은 안 아프니?
다음주도 기대하며~ㅎㅎ
어질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ㅎㅎ
다음주가 벌써 기다려져요(^0^)
우아~~내이름이다~~~ㅋㅋㅋㅋ
ㅋㅋㅋㅋ 감사했어요
ㅎㅎㅎ항상 쌤에게 감동을 주는 현지야~
현지는 모든 우리 봉사활동과 청성포 활동의 정석을 보여주는 것 같아~~
쌤이 말하지 않아도 봉사 갔다오면 제일 먼저 소감문 올려 놓고 '쌤 소감문 올렸어요~' 라고 카톡을 보내오면
쌤은 그 때부터 싱글벙글인데 현지는 아마 모를거야ㅎㅎ
우리 모두가 제일 중요하다고 여기는 소통을 너무 잘 해줘서 쌤은 현지에게 넘 고마워~~
현지는 참 생각이 꽉 찬 아이인 것 같아~~이름처럼 지혜로움도 꽉 차 있고~~
부모님이 누구신지 참 좋으시겠어...ㅎㅎㅎㅎㅎ
봄은 봄인데 한 여름의 기온 속에서 일하느라 힘들었지??
이 모든 경험이 현지의 추억이 될 수있도록 쌤이랑 현지랑 같이 노력하자..아자^^
넵~~!
현지야 웃음이 난다~~ㅎㅎㅎ 현지의 생각들이 넘 솔직하구 귀엽구 깜찍하구나~~
현지의 글 읽는게 이렇게 즐거울수가~~고마워 쌤에게는 현지글이 선물같아
아마 쌤만 그렇게 생각하는건 아닐껄? 쌤이 몸빼바지라도 하나가져갈까? ㅎ
무엇보다 어른들이나 다른팀원을 생각하는 현지의 맘이 넘 기특하다
활동하느라 애썼어~~남은주말 푹 쉬어~~담당쌤이 누군지 좋겠어요 ㅎㅎㅎ
선생님도 푹 쉬세요~~
읽으면서 계속 혼자 웃었어 현지야
귀여운 현지가 자꾸 얼굴이 보여서~
글내용에 이런 저런 생각이 담겨있어서 참 좋구나
담주엔 편한 옷으로 입고 오고
모자를 써도 좋을 거 같아. 햇빛이 너무 뜨거우니까~
담주에 만나자
네~~
고래 친구 현지야~~~
수고 많이 했다..
아마 이곳의 소감문들이 모여 소설이나 에세이집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 된다~~담주도 홧팅이당~~
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