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배당 관련 판례(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3다109** 판결) - 권형필 변호사

[김홍진]

임차인이 건축 중인 주택을 임차하여 주민등록을 마친 당시에는 주민등록상 주소와 주택 현황이 일치하였으나 이후 사정변경으로 인하여 주소 표시가 달라졌다면 임차인의 대항력은 인정받을 수 없다(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3다109** 판결).

판례 해설

이전에 소개한 사례에서는 등기부등본 상에는 ‘에이’동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건물에 임차인이 ‘가’동이라고 기재하여 주민등록을 한 경우, 이는 사회통념상 같은 건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비록 등기부등본과 주민등록상 주소가 일치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인정되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등기부에는 b동 3층 302호로 기재되어 있는 반면, 임차인은 다동 302호로 기재하여 주민등록을 하였는바, 아무리 생각해도 b동이 다동과 같은 건물로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이 사건의 경우에는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이 사건 건물의 경우, 처음에 건물이 신축되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분명히 다동이었는데, 이후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이 작성되면서 b동으로 기재되었고, 이후에 등기부등본과 주민등록상의 주소가 불일치함을 안 임차인은 다시 b동을 주소지로 하여 주민등록 정정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원심 법원 역시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할 때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임차인이 아직 건축 중이어서 소유권 보존 등기가 이뤄지기 전에 주택 일부를 임차하여 주민등록을 마쳤고 그 당시에는 주민등록상 주소와 주택 현황이 일치한다고 하더라도, 이후에 어떠한 사정 변경으로 인하여 주소 표시가 달라졌다면, 달라진 주택의 표시를 전제로 등기부상 이해관계를 갖게 된 제3자로서는 임차인의 존재를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위와 같은 임차인의 주민등록은 유효한 공시 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임차인의 사정이 안타깝지만 근저당권을 설정할 때 해당 주택의 주소지에는 임차인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 경매에서는 절차적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바,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등기부등본상 주소와 주민등록상 주소가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를 제3자가 알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임차인의 대항력이 인정될 수는 없었다.

따라서 아직 소유권 보존 등기가 이뤄지기 전에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주민등록을 한 임차인이라면, 이후에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등본이 만들어진 후에 다시 자신의 주민등록상 주소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법원 판단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에서 주택의 인도와 더불어 대항력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는 주민등록은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임대차의 존재를 제3자가 명백히 인식할 수 있게 하는 공시방법으로 마련된 것이고, 그 주민등록이 어떤 임대차를 공시하는 효력이 있는가의 여부는 일반 사회통념상 그 주민등록이 당해 임대차 건물에 임차인이 주소 또는 거소를 가진 자로 등록되어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2다20957 판결 참조), 건축 중인 주택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되기 전에 그 일부를 임차하여 주민등록을 마친 임차인의 주민등록상의 주소 기재가 그 당시의 주택의 현황과 일치한다고 하더라도 그 후 사정변경으로 등기부 등의 주택의 표시가 달라졌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달라진 주택의 표시를 전제로 등기부상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제3자로서는 당초의 주민등록에 의하여 당해 주택에 임차인이 주소 또는 거소를 가진 자로 등록되어 있다고 인식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그 주민등록은 그 제3자에 대한 관계에서 유효한 임대차의 공시방법이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며(대법원 1999. 9. 3. 선고 99다15597 판결 참조), 이러한 이치는 입찰절차에서의 이해관계인 등이 잘못된 임차인의 주민등록상의 주소가 건축물관리대장 및 등기부상의 주소를 지칭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이 부분에서 원심이 한 사실인정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인정한 사정들을 모두 참작한다 하더라도 이 사건 건물의 등기부상의 동ㆍ호수 표시인 '제비((b)동 3층 302호'와 불일치한 위 '다동 302호'로 된 피고의 주민등록은 일반 사회통념상 그로써 당해 임대차 건물에 피고가 주소 또는 거소를 가진 자로 등록되어 있는지를 인식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주민등록은 임대차의 공시방법으로서 유효하다고 할 수 없고, 원심 판시와 같이 근저당권자인 주식회사 a은행이나 낙찰자인 원고가 잘못된 주민등록상의 주소인 '다동 302호'가 등기부 등의 주소인 '제비(b)동 302호'를 지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판단에 장애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의 주민등록이 임대차의 공시방법으로서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이에 관한 피고의 항변을 인용한 데에는 주민등록의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공시방법으로서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