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11.(금) 시황분석 및 투자전략 - 트럼프의 극단적인 정책 폐기 가능성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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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코스피는 44.22포인트, 2.26% 상승한 2,002.60, 코스닥은 23.49포인트, 3.92% 상승한 623.23으로 마감했습니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연설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며 하나씩 말을 바꾸기 시작했고, 이 영향으로 미국 증시는 장 초반 소폭 밀리며 방향을 찾지 못하다가 이내 상승으로 가닥을 잡으며 양호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 영향으로 전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아시아 증시가 폭락한 게 우스운 꼴이 됐는데 그만큼 시장이 전혀 준비하지 못하고 있던 의외의 인물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고 앞으로도 그의 정책 변화와 말 바꾸기에 따라 증시는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단 선거 과정에서 그가 했던 말이나 정책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결과는 최악일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세계 경제에 대공황이 찾아온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지나치게 극단적이고 파퓰리즘적인 것들이 태반이기 때문입니다.

표를 얻기 위한 극단적인 공약들은 당선 이후 대폭 완화 또는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지도 않을 것이고 이민자들을 추방하지도 않을 것이며 중국산 모든 제품에 4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주한미군을 철수하거나 일본과 우리나라에게 자체적인 핵무장을 요구하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만약 선거 이전에 그가 말했던 대로 한다면 그땐 세계 증시에서 언제든 다시 패닉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화당과 트럼프의 정책 중에서 실현 가능한 것은 추려서 보고 그렇지 않은, 단지 표를 얻기 위한 파퓰리즘적인 것들은 그냥 없던 것으로 치부하고 판단해야 할 듯합니다. 이미 트럼프는 당선자 연설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내비쳤고 이것이 미국 증시의 안도 랠리를 이끈 동력이었습니다.

명확한 것은 힐러리 클린턴이 추구하려 했던 오바마 케어 계승고 확대를 통한 약가 인하 정책과 신재생 에너지 확산 정책은 없던 것으로 봐야 합니다. 트럼프 정부는 오바마 케어를 폐지하고 약값을 시장 경쟁에 맡기는 정책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이 이날 우리 증시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진바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태양광과 풍력주, 전기차 테마주들의 추가 급락을 만든 것입니다.

또한 전통적인 석유, 석탄 에너지 중심의 성장 정책으로 이들 업종은 나쁘지 않습니다. 단, 유가 전망은 엇갈릴 수 있는데 미국이 석유 생산을 늘리는 것은 유가 하락 요인이나 오바마가 했던 이란과의 협상을 무효화하고 다시 이란을 압박할 경우 이란의 석유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유가가 상승할 수 있어서 이는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미 FTA 재협상의 경우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압박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가장 큰 피해 업종은 자동차가 될 수밖에 없는데 미국 수출 물량 중 절반 가량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라서 여기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경우에는 수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는 앞으로도 힘겨운 시간이 더 필요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IT 업종도 향후 고율의 관세가 실제로 부과된다면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합니다.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트럼프의 금리 정책입니다. 물론 미국의 금리는 연준이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것이지만 연준 의장을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트럼프는 자기가 당선되면 재닛 옐런 의장을 연임시키지 않겠다고 공언했고, 옐런의 경우 트럼프가 당선되면 임기를 채우지 않고 사임할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이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이 상당히 모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트럼프는 금리를 올리는 게 맞다는 건지, 저금리를 유지하는 게 맞다는 건지 생각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연설할 때마다 말이 바껴서 진짜 생각을 뭔지 알 수 없고 제대로 된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의문입니다. 이 부분은 향후 참모진과 내각이 꾸려지면 그때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은 연준이 예고한 대로 12월 한 차례 금리 인상은 그대로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내년 연준의 금리 정책은 트럼프의 정리된 생각을 좀 더 확인해야 하겠습니다.

글로벌 증시는 트럼프가 표를 얻기 위해 뱉어냈던 극단적인 정책들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란 쪽으로 보고 있어서 다행스러운 흐름이긴 하나 향후 즉흥적인 성격의 트럼프 입에서 어떤 발언이 나오는지에 따라 시장이 추가로 요동칠 가능성은 잠재적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긴장을 유지해야 하겠습니다.

흔히 선동 정치를 하는 인사들이 그러하듯 트럼프도 결국 당선 이후에는 말을 바꿔서 무난한 방향으로 미국을 이끌 가능성이 높고 시장도 그럴 것이라 믿고서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려는 움직임은 일단 나쁘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업종별로 향후 트럼프 시대에 있을 주력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투자할 종목을 선별하는 안목이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아직까지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대부분의 중소형주의 경우 11일(금) 또는 14일(월)에 분기보고서를 통해 무더기로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니 DART를 통해 반드시 실적 확인하고 나서 종목별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 모두 편안한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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