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죽음의 바다를 보고...
2023년 12월20일 남해보물섬시네마천국에서 김한민 감독의 ‘노량’을 보았다. 영화나 소설이 허구를 담아 재미를 더 하는 것이 기본이란 것을 알고는 있지만 임진왜란이란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감동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명량을 보았고 한산을 보았고 노량을 보았다.
오래 전 명량을 보았을 때는 1597년 7월16일 원균이 이끄는 칠천량 해전에서 이미 없어진 거북선을 구선이라 다시 만들어 배설이 불태우는 장면이나 해남과 진도사이의 울 돌목에서 13척으로 일자진을 치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이순신장군의 모습보다 거친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그 운에 더 무게를 준 것 같아 좋은 영화에 옥에 티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한산에서는 좁은 물길과 수심이 낮고 암초가 많은 견내량의 지형을 잘 알고 있었던 이순신장군이 넓은 한산으로 그들을 유인하여 집중포격으로 통쾌하게 이긴 싸움이었는데 아쉽게도 한산 역시 소용돌이 치는 바다에서 서로 배가 부딪치고 백병전을 하는 장면이 더 부각시키는 면이 아쉬웠고 이순신장군의 리더십이나 지형지물을 잘 이용하는 전략적인 면을 가벼이 다루는 듯 하여 아쉬웠다.
20일 본 노량은 죽음의 바다란 부제를 달고 있어 그런지
도요토미히데요시의 죽음으로 시작하여 이순신장군의 죽음이 엔딩장면이었다. 일본군 철수로 인해 일어나는 노량해전은 사실은 후퇴하는 적을 그냥 보내도 되는 상황이었다. 고니시유키나가나는 보내 달라고 뇌물을 보냈고 명나라 진린은 철수하는 적이니 보내자고 하지만 이순신장군의 역사의식은 삼국시대부터 문물을 보낸 나라에 대한 신의를 지키지 않았고 그리고 그들을 그냥 보냈을 경우 다시 재정비하여 또 재침할지도 모른다는 염려와 7년 동안 우리국토를 유린 한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끝까지 싸웠던 싸움이었다. 그런데 그런 것 보다는 노량에 없었던 거북선이 등장하거나, 상주 방씨인 아내의 등장이나 그리고 이미 전사했던 장수들, 명량해전 때 죽은 아들 면의 등장은 자연스럽지 못 하여 영화를 보는 내내 어색했다.
그리고 ‘이순신장군의 순국지 남해가 성지’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노량, 죽음의 바다’란 제목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임진왜란 7년 전쟁 왜군이 가장 많이 죽은 바다이긴 하지만 적을 가장 많이 죽인 승리의 바다이다. 그래서 ‘노량, 이순신장군의 죽음과 바꾼 승리의 바다’라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과 동시에 그래도 성인군자의 반열에 두어도 모자람이 없는 이순신장군의 마지막해전 노량을 영화화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또 이순신장군을 다시 생각하는 계가가 되게 해 준 점에서는 김한민 감독에게 감사 또 감사드리는 마음이다. 명량,한산,노량이 다소 사실에 입각한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이순신장군을 기억하게 한 점에서 깊이깊이 감사드리고 또 남해노량을 사람들이 떠올리게 하는 기회가 된 점에서도 깊이 감사드린다. 이순신장군의 순국일 1598년 11월19일이 그해 양력으로 환산하면 12월16일이다. 이날 개봉하면서 의미부여를 했다면 금상첨화 였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량해전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뭉클했고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리고 혼자 이렇게 읊고 다니리라 생각했다. ‘노량, 이순신장군의 죽음과 바꾼 승리의 바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