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코로나19 방역 봉사자ㆍ기관ㆍ단체 500명에 포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전체 봉사 주체들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2020년 2월22일 울산에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울산시민 약 58만명이 감염됐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사람이 병마에 시달렸다.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이면 한 도시가 결딴나고 남을 상황이다. 그런 급박한 순간에 자신의 안위를 뒤로 하고 감염병 환자룰 돌본 울산 천사들이 어찌 이들 뿐이겠는가. 120만 인구가 멀쩡하게 월드컵 축구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한게 바로 그들이다.
민노총을 위시로 울산지역 노동계가 파업 도미노를 이어가고 있다. 임금, 복지와 관련된 내용이 파업의 주된 요소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사안이니 그들에게 뭐랄 순 없다. 그러나 지난 여름 찌는듯한 무더위 속에서 두꺼운 방역 복장 차림으로 수없이 밀려드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을 보살피던 의료진들과 비교하면 그들의 모습은 왠지 왜소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방역복을 입은 채 길바닥에서 곤한 잠을 자던 의료진들이 특별대우와 임금을 요구하며 이들처럼 파업한 적이 있었던가. 만일 당시 방역 요원들이 들고일어나 확진자들을 볼모로 처우개선을 요구했으면 지금쯤 어떻게 됐겠나.
울산시는 코로나19 방역 모범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자신들의 권익보다 공동체의 안정과 평화를 염원하는 다수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도시나 국가는 개인들이 스스로 공동체 구성원들을 돕는데 앞장 선다. 그런 면에서 울산은 선진도시라 할 만하다. 전국 최다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고 수많은 코로나19 영웅들이 지난 3년간 소리 없이 지역사회를 감염병에서 구출하기 위해 자신의 위험을 기꺼이 감수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물질적 보상도 대우도 요구하지 않았다.
표창장 하나로 달랑 끝낼 일이 아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해 국가가 특별법까지 제정해 가며 유족들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지 않았나. 이와 비교하면 수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신들의 안위를 뒤로 물렸던 코로나19 영웅들에 대해서도 응당한 보상과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몫은 그들의 헌신으로 안온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다수 시민들의 것으로 남는다. 코로나 방역 봉사에 참여한 개인, 기관, 단체에 대한 지원ㆍ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