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 게시물에 댓글로 달았다가 쓰다보니 내용이 좀 길어져서, 그리고 피노이님의 댓글에 힘을 얻어서
답글로 올립니다. 참고로 기사는 조선일보의 경제 기사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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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행간을 읽읍시다. 이 기사는 노무현 정부가 민생파탄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언론사에서 배포한 악의적인 기사입니다. 일종의 착시효과를 노린 것이지요.
어제 대통령 신년 연설에서 언론사들이 제대로 한방 맞고 나니까 창피한 나머지 이런식의 기사를
올려서 백성들을 향한 기만행위를 시도하는데 어찌보면 언론이 좀 불쌍해 보이기도 하네요.
자 이제 분석 들어갑니다. 하나씩 챙겨 보겠습니다
1. 물가 VS 환율
서울의 물가 운운하면서 비교대상을 한국의 어제와 오늘이 아닌 한국과 외국을 비교했습니다.
이것은 "물가"의 이슈가 아닌 "환율"의 이슈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을 언론사에서는 집중적으로
"물가"의 이슈로 치환시켰고 국민들로 하여금
"한국은 물가가 비싼 나라구나.. 노무현 정부가 민생을 파탄시킨게 맞긴 맞나보네.."
이런식의 연상작용을 유도하는 촉매제로 사용합니다. 이것은 유치하기 이를데 없는 논리적인 비약이죠.
기자들도 나름 부끄러운 것을 알았는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기 위해 대학생 인턴기자들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기사의 날짜를 보시면 대통령 신년연설 바로 다음날입니다. 즐거운 코메디가 시작됩니다.
2. 주택 임대료 - 나카지마
나카지마씨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한국이 임대료가 비싸다고 했죠? 그것은 환률이 1,200 원에서
770원으로 거의 반 정도 떨어졌기 때문에 일본인들 입장에서 보면 임대료가 몇년 만에 2배 오른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몇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기껏해야 월세 70에서 80만원으로 오른 것 정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요즘에는 월세가 떨어지는 곳이
더 많습니다. 결국 이것은 한화의 가치가 오른것이고 한국경제가 튼튼해 졌음을 뜻합니다. 그게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기자님들은 1달라 = 1,800원 대의 IMF 때를 그리워하시는 분들이겠지요
요즘 한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을 보면 일본의 버블현상이 연상되신다고 했죠? 박정희 정권 이후로
국가적 위기 상황이었던 비정상적이었던 IMF 시기 몇년을 제외하면 한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률
(원화기준)은 노무현 정부때가 역대 최저입니다. 한국의 일부 지역 (강남이나 평택)에서나 집중적으로
올랐지만 전국 평균을 내 보면 그렇게 심각하지 않으며 서울 변두리에 있는 저희 집도 그냥 제자리
걸음입니다.
그러나 일본 엔화 기준으로 보면 거의 기절한 수준입니다. IMF 시절 1,400원을 넘나들던 원-엔화
기준으로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최소 2배에서 3배가 올랐습니다. 버블경제 당시 일본은 전 국토의
가격이 올랐고 그러다 터졌지만 한국과는 상황이 다릅니다. 스캔런씨 남의 나라 부동산 가격 걱정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2. 채소가격 (생필품)
고향 로스앤젤레스에서 대학까지 마친 먼귀아씨 채소값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역시 살림을 하는
사람이라 유기농채소 가격과 일반 채소가격 정확하게 알고 있습니다. 수요과 공급에 따라서 계절따라
약간씩 변하긴 하지만 수년 전과 지금의 채소가격 거의 변동이 없습니다.
유기농, 특수야채라고 해서 특수하게 비싸게 파는 명품 채소들이 있는데 돈 있는 분들이 그런거
드시는겁니다. 돈 없으시면 제가 먹는 일반 채소 그냥 드시면 됩니다. 돈 없으시면 하나로 마트 가세요.
거기서는 1,000원이면 고급오이 3개 살 수 있습니다. 그것도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재래시장 가세요
지난주 일요일에 콩나물 한 봉다리에 300원에 사서 맛있게 무쳐 먹었습니다.
그리고 베이글 말씀하셨는데 커피빈에서 크림치즈 포함해서 베이글 하나가 2,500원입니다.
크림치즈 필요없다고 말씀하시면 2,000원에도 팝니다. 체중을 생각해서 꼭 저지방 크림치즈로 사세요.
대형 마트(코스트코)에 가시면 6개 들이 베이글 2개 (총 12개) 포함해서 몇천원이면 살 수 있습니다.
환율 계산 안해도 미국보다는 저렴합니다. 미국의 대형마트와 한국의 커피빈을 비교하는것이
페어플레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마트는 마트끼리, 고급 업소는 고급업소끼리 비교를 해야 맞는거죠.
3. 유흥비 (술값)
술값 이야기도 해보죠. 영국의 어디서 맥주를 구입하셨는지 모르지만 제가 영국에서 사 먹은 술값만
전부 모아도 티코는 한대 뽑을 수 있다는 생각에 자신있게 말씀 드립니다. 한국에서 외국맥주 7,000원에
파는 곳은 Bar 나 Club 같은 곳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비싼게 당연하지요. 그런데 영국에서 제가
가 보았던 Bar 들은 맥주 한병에 3~5파운드(5,000원 ~8,000원정도)정도였지요. 가격 비슷하죠?
한국에서도 대형마트에 가면 몇천원 정도에 맥주를 살 수 있습니다. 오히려 정부에서 국내 맥주를
보호하기 위해 외국 수입 맥주에 주세를 과도하게 메기기 때문에 가격이 억지로 끌어올려진 것이지요.
그리고 나카지마씨 일본 롯본기에서 30만원으로 양주를? 장난해요? 바로 30일 전에 롯본기에서 얻어먹은
술이 3명 기준 양주 1병 아가씨 3명에 2차 없이 700만원이었습니다. 그것도 사주시는 분이 마일리지를
차감해서 그 정도 나온거였지 실제 가격은 더 높았습니다. 한국에서 룸살롱 좋아하시는 분들 전부
공감하시는 내용이겠지만 한국도 비슷한 급의 업소들끼리는 주대가 담합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 비슷비슷합니다. 일본의 롯본기도 같은 레벨끼리는 대충 비슷하지요. 나카지마씨, 롯본기에서
술을 한번이라도 먹어보기는 하신겁니까?
4. 한류 아줌마들 튀김값 (서민 물가)
한류 아줌마들 튀김값? 이 정도면 유치한 수준이 거의 아동복지회 저능아반 부반장 수준이군요.
원-엔화가 거의 두배가 되었으니까 일본 아줌마들 입장에서는 튀김값이 2배로 오른겁니다. 원화
기준으로는 그냥 제자리입니다. 길거리 튀김값이 2배로 올랐다고요? 그럼 길거리 포장마차
가게 아저씨들 전부 부자 되셨겠네요. 실제로 그런가요?
해외여행 하는 사람들에게 여행하는 해당 국가 환율의 Up & Down 은 당연한 거죠. 몇년전과
지금을 비교해 봤을때 한화를 기준으로 튀김값이 얼마나 올랐나요? 제 생각에는 예나 지금이나
튀김 1인분은 2,000원입니다. 구성물도 비슷비슷 하고요.
한국 사람 입장에서 보면 튀김값은 전혀 혹은 조금밖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슬쩍 보면 꼭 한국 망하는 것 같죠? 이게 바로 기사 왜곡이라는겁니다. 한화 가치가 올라갔으니
(저 같이 수출하는 사람들 빼고) 전부 노래를 불러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오히려 비판을 하고 있군요.
신문에서 하는 말 중에 틀린 건 없어도 관점을 이렇게 비틀다 보니 노무현 정부 민생파탄으로
보이는겁니다.
그리고 기사의 내용에 한류 아줌마들 튀김값을 논하는 것은 정말 저질중에 저질 기사 내용인데요
(데스크에서 이런건 좀 스크리닝 해야하지 않나..휴..) 한국의 미래라고 하는 "한류" 와 가격 치명적인
서민 물가 (서민음식 튀김값)를 오버랩 시키면서 노무현 정부를 경제 파탄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아주 저열한 기사 꼭지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한국에 있는 서민들이 물가 올라서
튀김값 1인분 2,000원 에서 4,000원으로 두배로 내고 먹나요? 그건 결코 아니거든요.
5. 정보통신요금 (핸드폰)
고향 로스앤젤레스에서 대학까지 마친 먼귀아씨가 통화요금에 대해서 논하셨네요. 미국 살다온 분 맞아요?
제가 다행히 직업이 핸드폰 쪽이라 아주 잘 압니다.
"미국에서는 70달러(약 7만원)짜리 요금제를 사용하면 5명이 사용할 수 있어요. 매일 밤 7시부터 아침 7시까지 무료 통화예요"
이거 스프린트의 Night Owl 요금제 말하는건데여 아침 7시 부터 오후 7시까지 통화비가 얼만지 아십니까?
언듯 보면 원-달라가 많이 올라서 한국과 비슷해 보이죠? 미국에서는 전화를 거는 사람은 물론
받는 사람도 똑같은 돈을 냅니다. 먼귀아씨가 100원을 내면 전화 받는 사람도 100원을 내는거죠. 결국
한국과 비교해서 핸드폰 통화료는 2배가 넘는다는 이야기이고 실제로는 3배가 넘습니다.
자기 주머니에게 돈 안나간다고 핸드폰 요금이 싸니 비싸니 그런소리 하지 마세요. 미국
이동통신사들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일 뿐입니다.
6. 문화비 (책 구입)
생전 미국에서 책을 사본 적이 없으니 비싼지 안비싼지 모르겠지만
"미국에서 ‘해리포터’ 책은 한 편당 한 권씩 팔아요. 두껍긴 하지만 10달러(약 9,000원)지요"
라고 하셨는데 제가 영국에서 산 책은 페이퍼백이 7파운드(14,000원) 정식 책이 20파운드(36,000원)
이니까 8,000 x 4 = 32,000원 으로 비슷한 수준인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에서 번역도 해야 하고
인세도 비쌀테니 8,000 x 4 = 32,000원 이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보이네요. 그리고 일반 책과 페이퍼백은
좀 구별해서 말씀해 주시는 것이 좋겠군요. 결코 같은 등급이 아니잖아요.
7. 체제비 (외국인 기준 생활비)
나카지마씨가 말씀해 주신 워싱턴과 서울의 체제비 역전 현상, 그럼 수년째 흑자기조를 달리면서
원화강세로 인해 전세계의 자본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는 서울과, 쌍동이 적자의 해소를 위해
정부의 강력한 (아닌척 하지만) Push 하에 달라화 약세 기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달라가
전부 빠져나가서 파운드와 유로로 치환되고 있는 미국이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왜 모르시나요?
1 달라 = 1800원과 1달라 = 930원이면 거의 2배의 차이인데 이런 드라마틱한 역전극에 당신네
일본인들이 울건 말건 우리는 만세를 부를거라 이겁니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돈 더 많이 쓰고 가세요.
아님 그냥 중국으로 전근이나 가시던지.
8. 생활환경 (교육, 의료, 여가 등..)
스캔런씨에게도 한마디 합시다. 교육시설이라. 후진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미국과 비교해서 최소한
한국은 교육열이 높고 문맹율이 낮아요. 덕분에 IQ 도 세계 1위라죠.
의료시설이라. 한국이 같은 돈을 놓고 보았을때 미국보다 훨씬 뛰어난 의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거 아시죠? 거짓말 좀 보태서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가격대비 성능비를 따져 보았을때
전 세계 최강 수준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치과 치료를 위해서 보험을 두개씩 가입하는 것은 상식이고 돈 없는 사람이
큰 병나면 그냥 병원도 못가고 죽는 상황인건 당신도 저도 다 압니다. 독일과 영국에서는 월급받아서
세금내고 의료보험료 내고 나면 정확하게 월급의 45.6% 만 가질 수 있습니다. 의료보험 쪽으로
사보험 하나 더 들면 더 심각하죠.
스캔런씨, 주말에 여기저기 좀 다니면서 달라 팍팍 좀 써 주세요. 한국에 좋은 곳 많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신문 인터뷰 할때 Fact 위주로 좀 이야기 해 주시고 개인적인 감정이나 감상은
그냥 집에서 부인에게나 이야기 하세요. 인터뷰가 뭐 장난입니까?
그리고 이 기사를 내신 신문사 편집부 기자님들, 스스로도 X 팔려서 인턴기자들 앞에 세우신거
다 압니다. 본인도 아니거 알죠? 그러면 다음부터 이런 저능아반 부반장 같은 짓 그만 좀 하세요.
외국 사람들 관점에서 서울의 물가가 오르건 말건 한국 사람들의 민생파탄과는 아무런 관계 없습니다.
이런식으로 호도하지 좀 마세요.
9 마무리 하기
기자님들 걱정하시는 것 처럼 서울의 물가가 비싸서 걱정되시면 1달라 1,800원하던 IMF 때로
돌아가면 되는겁니다. 한국에 있는 모든 국부가 정확하게 1/2 이 되는 셈이고 당신이 걱정하시는
외국인들 베이글값과 튀김값도 정확하게 반값이 될테니까요. 노무현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정확하게 6개월안에 IMF 시절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잘하면 3달 안에도 될겁니다. 더 빠른
방법을 원하세요? 일본 동경이나 북한 개성에 미사일 한방만 쏘면 하루만에도 됩니다.
그러면 그때가서는 노무현 정부때문에 국가경제가 거덜났다고 신나게 기사 쓰실거죠?
인턴 기자들을 내세운 정도의 센스(?)에 이번에는 그냥 웃고 넘어가지만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세요.
저도 기자님들이 스스로 원해서 쓴 기사 아닌거 잘 알고 있습니다. 위에서 시켰죠? 그렇지만
제발 기자로서의 자존심을 버리지는 마세요. 독재에 항거하던 뜻있는 기자분들은 다들 어디
가셨습니까? 정년 퇴직 하셨나요? 아니 원래 처음부터 조선일보에 그런 기자분들은 없었나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궁금해서 여쭤보는건데요 기사에 등장하는 인물들 (나카지마, 스캔런,
뭔귀아 etc.) 현존하는 인물들 맞습니까? 에이 아닌것 같은데요? 직접 얼굴보고 민증까자고
하면 (없으면 여권이라도) 할 자신 있습니까? 취재원 보호가 생명과도 같아서 아마 못하시겠죠? ^^*
첫댓글 요거 스크랩해서 기자에게 메일 보냈어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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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크림맨님...읽어내려가면서 제 등골이 다 서늘해집니다..인턴기자, 민증까고확인, 팩트를 정확히..가히 명문의 하나라고 할만 하군요..
다른것은 잘모르겠지만 환율문제 아주 적절하게 잘 집어 주셧구요 그리고 전화통화료!!~~ 우리나라 좋은 나라 맞구요!!~~ 담배값까지 좋은나라고 머 아주 좋은나라 맞습니다^^ 전 미국쪽은 모르고 유럽쪽은 조금아는데 시내통화를 하는데 우리나라 일반전화에서 핸폰으로 전화하는것과같은 돈이 듭니다.ㅠㅠ 대단하더군요
재밌는 글입니다. 그리고 참 아니다 싶으면서도 조중동에서 하도 떠들어 대니 정말 햇갈릴 때도 있습니다. ㅎㅎ
경기는 어려운데 물가는 확실히 많이 올랐습니다. 지지난주 동경에 잠시 들렀었는데, 4년전 물가에서 크게 변동없더군요. 택시 기본요금도 260엔 그대로......
동경은 거의 10년째 Zero 금리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를 기준으로 하면 물가가 변동이 거의 없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경제 성장률도 일본의 거의 제자리 혹은 뒷걸음이었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과 연결될 수 없는 것 역시 당연하지요.
아주 많이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