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없는 봉사라구요? 북한산이 다 보상해주죠
15년부터 매주 토요일 아침 탐방로 정비, 훼손지 복원 등 지금까지 455회 자발적 봉사
56명 회원, 직업·연령 달라도 북한산 ‘찐사랑’은 한마음
[고양신문]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북한산을 찾았어요. 어쩌면 어김없이 북한산을 찾는 제 자신이 너무 이뻐서 또 북한산으로 향하는지도 모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를 북한산을 깨끗하게 청소하다보면 문득 제 자신에게 봉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주 토요일마다 북한산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등산을 위해서가 아니다. 공원 내 시설을 보수하고, 탐방로를 정비하고, 훼손지를 복원하기 위해서다. 때로는 생태계 교란 식물을 제거하기도 하고, 토종 야생화를 심기도 하며, 나무 데크에 오일페인트를 칠하기도 한다. 심지어 북한산에 큰 행사가 있을 때는 교통정리와 주차관리도 맡는다. 이 모든 것이 아무런 보수 없이 자발적으로, 일산불란하게, 성심성의껏 이뤄진다.
바로 북한산국립공원 북산산성분소를 기점으로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봉사단체 ‘토요동행’ 단원들의 모습이다.
토요동행은 2015년 8월경 북한산 국립공원에서 모집한 약 1500명의 자원봉사자들 모임인 ‘시민보호단’에서 파생된 단체다. 이들이 매주 토요일마다 자원봉사활동을 펼친 횟수를 따져보면 무려 400회를 훌쩍 넘긴다. 지난 5월 6일 455차 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이러한 자발성은 ‘우리가 찾아서, 우리가 알아서, 우리가 가꾸는’이라는 토요통행의 슬로건에 잘 나타난다.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는 봉사단체 ‘토요동행’ 회원들이 지난달 29일 북한산 사기막골 인근 탐방로를 정비하는 와중에 촬영을 위해 잠깐 포즈를 취했다.
토요동행 단원들은 56명으로 주연령층은 50대와 60대다. 그렇지만 70대 봉사자들도 더러 있고, 30대의 젊은 회원도 있다. 최고령은 76세의 송양석 춘천교대 명예교수다. 직업도 회사원, 주부, 공무원, 교수, 학자, 영화배우, 의사, 약사, 중소기업 사장, 은퇴한 교장 등 다양하다. 사는 곳도 고양을 비롯해 서울, 인천, 양주 등 여러 곳이다. 연령, 직업, 사는 곳이 다르지만, 이들이 ‘동행’을 하는 원동력은 오로지 한 가지, 북한산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매년 600만 명이 찾는 북한산의 넓은 영역을 북한산국립공원 직원들만으로 관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공원 직원들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곳이 토요동행 단원들의 자원봉사로 충실히 메워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산국립공원에서 봉사활동에 필요한 마대, 목책, 페인트, 삽, 곡괭이 등 자원을 제공하면 단원들은 기술력과 노동력을 보태는 것이다. 고양시 풍동에서 거주하는 윤선자(64세) 부단장은 “국립공원 측에서도 자원봉사가 필요하고 우리도 북한산을 좋아하니 서로 상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단장을 맡은 송근철(58세) 단장은 “최소 10번 이상 토요일 북한산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야 단원이 될 수 있다. 그만큼 자원봉사에 진정성이 있어야 단원으로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송 단장은 흉부외과 의사였다가 13년 전 그만두고 지금은 인천에서 의류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그는 회사일로 밤을 새우고 인천에서 곧바로 북한산을 찾았다고 했다.
현역 의사인 김선일 부단장(대화동 거주)은 “2015년경 토요일만 되면 북한산국립공원 북산산성분소에 자발적으로 나와 봉사하는 이가 13명 정도였다. 누가 보수를 주는 것도 아니고, 칭찬을 하는 것도 아닌데도 봉사하는 이가 늘어나 지금의 토요동행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 4월 3주차인 22일에는 개장을 준비중인 사기막골 야영장에 있는 숙소에 페인트칠을 했고, 4주차인 29일에는 야영장 인근에서 돌을 가지런히 하고 목책을 세워 탐방로를 재정비하는 작업을 했다. 29일에는 비가 왔지만 스무 명 남짓 모인 단원들의 표정들은 밝았다. 우선 체조를 한 다음 우의를 챙겨입고 저마다 진심어린 봉사 활동을 펼쳤다. 흩어진 돌과 듬성듬성 나있는 엉킨 풀로 어지럽던 탐방로가 이들의 손길을 거치니 깔끔하게 잘 정돈된 탐방로로 바뀌는 것이었다.
황상선(74세) 고문은 토요동행의 가치와 행동 규율을 단원들에게 정립시키는 등 오늘의 토요동행이 있게 한 장본인이다. 초대 단장을 맡아 작년까지 토요동행을 이끌었던 황 고문은 은퇴한 ‘교장선생님’다운 깐깐한 통솔력을 발휘하고 있다. 황 고문은 “여기 오는 분들은 봉사활동을 즐기고 있다. 사람을 사귀어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고, 산을 오르내리며 건강도 챙길 수 있고, 직장생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이 곳에서 풀 수도 있다. 단원들 중에 나처럼 백수인 사람은 서너 명뿐이고 모두 직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토요동행 회원들은 보수도 명예도 인정도 바라지 않고 오로지 북한산을 사랑하고 지킨다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펼친다. 사시사철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북한산 자연을 배경으로 토요일마다 봉사활동을 펼치다 보면 느끼는 충만한 행복감은 보수, 명예, 인정을 채우고도 남는다. 한나절 수백 개의 마대를 날라 훼손탐방로를 복구하는 일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은 이들에게 공허할 뿐이다.
첫댓글 잠도 안잦나.대체. 몇시에 올린거야..
새벽 3시에 일어나 출석부 올리고 4시 반에 텃밭에
불 켜 놓고 모종에 물주고 오전에는
병원 다녀 와야되서요
열심이네.
아~밭 두렁님아직도병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