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67일째
배내봉 에서의 밤은 악몽 그자체다.
처음으로 바람에대한 공포를 느꼈다.
바람이 강한것은 아니었다.
단지 순간적으로 몰아치는 돌풍이 문제다.
그래도 텐트는 잘 버텨줬다.
만일 일반 폴대였으면 벌써 부러졌을 것이다.
바람에 대비한 텐션고무줄 피칭도 도움이됬다.
다만 순간적 돌풍으로 작크가 벌어지고
비가 들이치고 고정클립이 풀리는것이 문제였다.
누워있으면 돌풍이 몰아칠때마다 왼쪽과 오른쪽이
입마춤하고 텐트 천장이 나한테 뽀뽀한다.
수시로 나가서 풀린 고정클립을 수정하고 들어온다.
벌어진 작크도 나가서 다시 손본다.
바람이 좀 잠잠해진 새벽4시까지 잠못자고
그일을 계속했다. 무엇보다 나를 공포로 몬것은
텐트 아래가 벼랑인 것이다.
순간적인 돌풍이 예기치못한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심적 공포가 엄습해왔다.
새벽4시가되서 이제 잠이 들라 하는데
사람 말소리가 들린다. 컴컴한밤 사방이 인적없이
조용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야심한밤
산중 정상에 사람 말소리가 들리다니
다시 텐트밖으로 나왔다. 사람이 있다.
그시간에 배내봉 정상에 두사람이 인증샷 찍는다고
랜턴키고 쇼를 하고 있다.
두사람한테 갔다. 두사람이 더 놀란다.
이시간에 여기서 뭐합니까?
난 여기서 비박중인데 말소리가 들려 나왔다고
두사람은 영알 인증중 이었다.
간월산 인증 받으려고 부부가 이시간에 배내봉을
올라온 것이다. 여기서 간월산 가는길은
밝은날도 위험하다. 그런데 이밤에 그곳을 가겠다고
나선 것이다. 아니 그까짓 영알 인증이 뭐라고
당신들 목숨보다 더 귀합니까?
두사람도 수긍 하면서 둘다 직장이이라
시간이 없어 그시간에 왔다는 것이다.
가는길에 얼음도있고 길이 미끄러우니
제발 안전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두사람을 보내고 털트로 들어 왔는데 무사히
잘 갈수 있을까 걱정되 영 잠을 이룰수 없었다.
영알 인증은 울주군으로서는 성공한 정책 이지만
많은 부작용을 낳고있다. 단지 인증만 받기위해
간월재 휴게소에 차대놓고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한번 오르 내리면 왕복 3시간이면
신불산과 간월산 인증을 마친다.
얼음골 케이블카를 타고 천황산 9백고지에 올라
왕복 2시간이면 인증을 끝낸다.
택시타고 아랫재까지 올라 가면 운문산 인증하는데
2시간이면 충분하다. 다들 이런식으로 인증하고
있다. 제대로 산을 즐기면 인증하는 사람은 10프로도
안된다. 아직 3월도 안끝났는데 3만명 금년 인증 인원이 끝났다. 오늘 천황산을 올라보니 그곳에
온 사람중 재약산으로 향하는 사람은 10프로도
안된다. 재약산이 사고 위험이 높아 이증 포인트서
제외됬기 때문이다. 다들 천황산만 인증하고
도로 내려간다. 작년에는 재약산 인증 하느라
정상석에 줄서있는것과는 대조된다.
덕분에 편하게 정상석 사진을 찍을수 있었지만.
바야흐로 인증의 시대가 된것이다.
인증 덕후들도 생겨났다. 그들에게 산은 즐기는것이
아니라 그냥 인증의 대상 인것이다.
인스타에 인증샷 올리는것이 낙이 되 버린것이다.
인스타에는 30분만에 정상석 사진 찍는법 하고
올라오는 것들을 심심찮게 볼수있다.
전날 박배낭메고 4산을 오르 내렸더니
양쪽 어깨가 편치않다. 텐트도 손봐야하고
잠못잤더니 몸도 무겁다.
그래도 천황산과 재약산은 끝내야 할것 같았다.
천황산으로가서 오르기전 배낭을 맡기고
가벼운 몸으로 천황산을 오른뒤 재약산으로
향했다. 재약산은 정상석으로 향하는길에
워험한 암릉구간이 곳곳에 있다.
재약산을 인증하고 다시 천황산 방향으로 틀어
샘물상회쪽으로 하산한뒤 모텔로 돌아왔다.
오늘은 일찍 끝내고 휴식을 취한뒤
내일은 운문산, 가지산, 고헌산을 오를 것이다.
거리도 거리지만 운문산이나 고헌산이나 오르는데
힘이 마니드는 구간이라 짐없이 가볍게 오를 예정이다. 그럼 8봉 인증이다. 문복산까지 해야
9봉인데 문복산은 산 전체가 통제다.
영알인증은 문복산과 재약산빼고 7봉인증으로
바뀌었다. 내일 끝나면 모레는 수레를 끌고
경주로 향한다.
발걸음 24867 누적 1,771,156
도보거리 12.1키로 누적 1019.7키로
첫댓글 고생하셨네요.
영알은대중교통이좋지않는것이단점.
내일은오늘보다.
빡센하루예상되네요
비내린다는일기
예보와달리날씨좋아서조망이좋아겠네요.
내일도즐산.안산.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호스피스님 ~~^~^
작크도 고장난 텐트안과 밖에서 사투를 벌이고 우려했던대로
험난한 밤을 보내셨군요.
천황산ㆍ재약산 완주 애쓰셨습니다.
킨케이드님 이야말로
인증 왕중의 왕 아닐까 싶은데요~^^
인증하고는 거리 가 멉니다
그저 기회가되면 하는거죠~~ㅎ
어휴 ᆢ
할말이 없네 ᆢ
산꼭데기 비박ᆢ
그래도 알프스가붙은는데 ᆢ
하루 3봉 ᆢ
그래도 표정은 좋네 ᆢ
오늘 나머지 3봉
운문, 가지, 고헌 찍습니다~~ㅋ
@킨케이드 조심히 다녀오세요
낫익은 봉우리들
하지만 만만찮은 봉우리
3곳
날씨는 좋네요 조심조심ᆢ
@섭이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