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4일 중국 심천에 갔다가 열흘만에 돌아왔다. 여기 다녀온 이야기를 정리하여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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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아이 내외가 중국 심천으로 떠난 것이 작년 1월이었다. 그동안 몇 번 다녀가기는 했지만 그곳으로 간지 벌써 일 년이 넘었다.
나도 중국에는 여러 번 가 봤지만 여럿이 단체로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에 깊이 볼 수는 없었다. 나는 대체로 여행 그 자체를 좋아할 뿐, 어느 지역을 깊이 알거나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돌아오곤 한다.
1992년에 몽골 문학인 단체에서 초청하여 갔다가 오는 길에 중국에 잠시 들렀었다. 언제인가 러시아에 다녀오면서도 들렀었다.
그리고 2천년대 초반에 <수필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북경대학에서 세미나가 열렸을 때 발표자로서 참석한 일이 있지만 북경을
중심으로 한 몇 군데만 갔었다. 여행사를 통하여 단체로 장가계에 갔었고, 실크로드에 다녀오면서도 중국을 거쳐 왔다.
가장 최근에 간 것은 군산에서 배로 출발한 청도였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여러 번 간 셈인데 중국이 별로 매력이 있는 곳은 아니었다. TV에서 보았던가 유튜브에 보았던가 고추를 말리는 멍석 위에 쥐들의 배설물이 많이 섞였던 장면, 한국산이라고 속여서 파는 한국 김치와 가짜 참기름 등 온갖 가짜와 유해 식품이 판을 치는 곳, 심지어 달걀까지 가짜로 만들지를 않나, 폐타이어로 (무엇인가 잊어버렸지만) 사람이 먹을 음식을 만들어 낸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못 하는 짓이 없구나, 중국은 믿을 만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늘 해왔다.
머리에 박히다시피한 이미지는 비위생적이고 형편없이 불결한 나라라는 것이었다. 국내에서 산 물건에 ‘Made in China’라는
상표가 붙어 있는 걸 나중에 발견하면 기분이 나빴다. 그런데 현지에 가 있는 아이들 말을 들으면 중국을 만만하게 볼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IT산업이 놀랄 만큼 발달해 있으며 우리가 마음 놓고 있다가 낭패를 당할 수도 있겠구나 싶다고 했다. 민도도 높고 살기 편하다는 말도 했다. 조선 시대 박지원이 왜 열하일기를 썼는지를 알겠다고도 하였다. 애들이 거기 체류하고 있을 때 어떻게 지내는가도 볼 겸 한 번 다녀와야지 벼르다가 더 늦기 전에 가보기로 했다.
지도를 펼쳐놓고 보니 심천이라는 곳은 다리 하나만 건너면 바로 홍콩이다. 북위 22도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와는 시차가 한 시간. 우리나라가 오후 6시라면, 심천은 오후 5시, 날씨가 따뜻한 날이면 초여름 기온이고, 보통날 날씨는 늦봄의 기온이라 했다. 옷을 거기 맞춰서 챙겼다.
여권을 코로나 이전 이집트에 다녀온 후 갱신하지 않아서 다시 만들었는데 중국 여행에 쓰는 사진은 규격도 달랐다. 뿐만 아니라, 공항을 나가면서 꽤 까다로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하고 비자가 나오기까지 보름도 걸리고 한 달도 걸린다고 해서 슬슬 귀찮은 생각이 들었다. 할 일도 많은데 꼭 가야 할까? 꼭 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 가게 되면 가는 것이고 아니면 안 가도 돼. 그러나 우리가 가는 것으로 알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 마음에 걸렸다.
(2024. 2/24 토)
첫댓글 어려운 결심 끝에 출발 하셨을 텐 테 객지에서 10일 이상 머물다 무사히 귀향 하셔서 축하 드립니다.
항상 작은 아들을 염려하시더니 사는 모습 보고 오셔서 마음 놓이시겠습니다.
예전에 러시아에 선교사로 가 있을 때도 염려하고 궁금해 하셨습니다 무심하고 관대하신 것 같아도 잔 정이 깊으세요. .
여독이 아직 풀리지 않으셨을 텐 데 저의 여식에게 연락 하셨다는 소식 듣고 눈물겨웠습니다. 은정이도 용기가 백 배 난다 합니다.
둘째라고 했더니 막내아들을 생각하셨나 봅니다. 큰애는 딸이고 둘째가 큰아들입니다. 러시아에 있던 애는 지금 한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임은정씨와 가깝게 지내게 되어 기대가 크고 마음도 편하고 좋습니다. 시인 한 명 데리고 갑니다.
잘 다녀오셔서 다행입니다 옆라인에 사는 지인이 심천에 살았었는데 (s회사 주제원 가족) 그사람 이야기를 빌리자면 "심천이 한국의 강남같은 느낌이고 중국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다시 한번 상기해봅니다
중국사람들의 합리적인 면이 많이 돋보였습니다.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였습니다. 중국식 공산주의는 러시아나 북한과 아주 다른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의 자유가 보장되고 사유 재산을 인정하는 점이 우리와 같아서 오늘날의 발전을 가져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