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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정월 초하루부터 열흘 이상 춘절이라고 모든 관공소가 쉬기 때문에 비자를 신청하기는 했지만 연휴 기간이 끝나기까지 오래 기다렸다. 연휴가 끝나고도 금, 토,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기까지 더 기다려야 한다. 아무튼 비자는 22일에야 나왔기 때문에 서둘러 24일 비행기표를 예약하였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면 심천까지 4시간이 걸린다는데 Asiana나 Kal은 시간이 너무 빠르거나 늦거나 자리가 없어서 심천 항공으로 예약하였다.
떠나기 전까지 심천의 애들과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스마트폰에 미리 깔고 오라는 앱들이 많았다. 위챗은 중국의 카카오톡 같은 것이니 편할 것이라 하고 알리페이라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만약의 경우 우리가 고립되어 있고 가진 돈이 없을 때를 대비한 앱인 모양이었다. 그 중 파파고는 오래전부터 깔고 사용해오던 것이고.
심천 공항에 도착해서 출국 신고를 할 때도 다른 나라와 달리 까다롭다며 주문하는 것이 많았다. 이럴 때는 이리하고 저럴 때는 저렇게 하라고, 일러주지 않아도 우리끼리 늘 잘 다녔는데, 너무 하라는 것들이 많으니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14시 55분 인천공항 발, 심천행 여객기는 만석이었다. 인천공항에서 출국 검사를 하는 사람들이나 심천 공항에서 입국검사를 하는 사람들은 검사대를 통과한 짐도 몇 번씩이나 책크하였다. 심천공항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컸다. 관광객들의 출입이 많아서 크게 만들어놓은 건물같았다.
애들은 한 시간 넘게 기다렸다고 하였다. 시내로 달리는 길의 양쪽으로 가로수마다 직경 20센티는 될 듯한 빨간 원형의 종이 등이 포개어져 매달려 있었다. 춘절(설날) 전부터 걸었던 것이 우리가 가던 음력 보름이 지나도록 그대로 매달려 있었다. 가던 날이 주말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에서 폭죽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렸다. 날마다 폭죽을 터뜨리면서 즐긴다고 한다.
숙소는 Savill Regidence, 이름이 호텔이지 별로 크지는 않다고 하는데 32층 건물의 22층. 프런트에 짐을 맡기고 예약해 놓았다는 식당으로 갔다. 나는 지난 여섯 달 동안 저녁밥을 먹지 않고 지냈는데 여행하는 동안 그 룰을 지키기가 어려울 것이다. 여행 후에는 체중이 엄청 늘어 있겠지만 그것은 그때 생각하기로 한다. 야채 볶음 목이버섯 등이 나왔고 두부 오이 부추 등 비교적 담백한 음식을 골라 주문하였는데도 기름끼가 많았다. 희석시키려고 차를 많이 마셨다.
아들은 중국어 6급, 며느리와 손녀는 5급이라고 하였다. 1급이 가장 낮고 6급이 최상급이라고 한다. 이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나더라도 임기가 끝날 때쯤이면 중국어는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어서 그것 하나 마음에 든다.
첫댓글 열흘동안 중국을 여행하셨으니 잘하셨습니다. 아드님 가족이 거기 있어서 편안하셨겠네요.
심천서 계림은 그렇게 멀지도 않아서 아주 좋은 구경을 하셨을건데 저희는 계림을 못가봤습니다.
경치( By water, by mountains, most lovely )가 아름답고 문화적인 도시라서 교수님 말씀이 기다려집니다.
두분 건강히 다녀오셔서 반갑고 기쁩니다.
시간에 쫓기지 않으면서 여행을 하니 마음이 편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아놓았다고 해서 어디냐고 하였더니 계림이라고 했습니다. 애아빠는 계림을 가봤다고 하는데 저는 간 적이 없어서 반가웠어요. 그러나 계속 기온이 내려가고 비까지 여러 날 와서 가려는 사람들의 수가 차지 않았나봐요, 아예 배가 뜨지 않았습니다. 돌아오는 날에야 날씨가 개더군요. 차를 타고 계림 근처에 갔는데 거기도 비슷하다고 했지만 위로하는 말로만 들립니다.
안정된 장소를 두고 편안한 여행이 되셨겠습니다.
단체 여행단을 따라다닐 때 느끼지 못했던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