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보전 과학기술 |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역사적 대기오염사건을 살펴보면 거의 예외없이 바람이 아주 약하거나 바람이 없는 경우, 즉 무풍상태에 놓여 있는 대기조건과 기온역전조건하에서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즉, 바람이 없는 대기조건에서는 오염물방출원 근방에서 더 이상 퍼지지 않게 됨으로써 오염물이 축적된다는 것을 뜻하며, 기온역전조건하에서는 대기층이 안정하므로 오염물의 대기내에서의 상하운동이 억제됨으로써 대기내 오염물의 농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바꾸어 말하면 지표높이에서 방출된 대기오염물은 대부분의 경우 이른바 대류권내에서의 확산·침적에 의해서 일어난다. 이 대류권내에서는 정상적인 경우 상층쪽으로 높아질수록 기온이 낮아지기 때문에 대류(즉, 공기의 상하운동)가 일어나는데, 이와 반대로 상승쪽으로 높아질수록 기온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 바로 이러한 대기상태를 기온의 역전현상이라 하며, 기온의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대기층에서는 공기의 상하운동 즉 대류현상이 일어날 수 없게끔 되어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자연의 오묘한 구조적 특성을 잘 알아둠으로써 우리들의 생활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환경문제를 풀어 나가는데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우선 여기서는 그 개략적인 사항만 간략히 설명해 두기로 한다.
바람
대기오염물이 대기내로 방출된 다음 퍼져가는 과정은 한마디로 말해서 이송(移送 : transport)과 확산(diffusion)의 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 중 이송은 풍향에 따라 공기덩이가 이동하는 경우이며 확산은 주로 난류(亂流: turbulence)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두 개의 물리량이 모두 대기내 오염물의 확산·희석에 직접 기여하게 됨을 알아야 한다. 반대로 대기층의 수직방향 기온분포가 기온의 역전현상(air temperature inversion)을 이루고 있는 동시에 풍속이 0에 가까운 정온상태(calm condition)를 유지하고 있을 경우에는 오염물의 대기내 정체현상(stagnation)이 일어남으로써 오염물의 대기내 농도는 높아지게 되기 마련이다.
<그림 1>은 오염물질이 일정한 방출량률(가령 매초 한 개씩)로 방출될 경우, 풍속이 2배가 되면 방출된 입자와 입자간의 간격도 2배가 됨으로써 직선상의 농도가 2분의 1로 됨을 예시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풍속이 2분의 1로 되면 오염물의 농도가 2배로 될 것임이 자명하다.
<그림 1> : 배출구에서 연속적으로 방출되는 오염입자가 바람에 의해서 직접 희석되는 예
이 원리를 확대하여 풍향과 직교하는 직선상에 똑같은 높이의 여러 개의 배출원에서 오염물이 방출되는 경우 이 오염물의 대기내 평균농도를 비교해 보면 풍속이 1인 경우에 비해서 풍속이 2인 경우에는 굴뚝높이의 풍하측 평면농도가 즉 이 되고, 풍속이 이 되면 이와 반대로 평면농도가 2² 즉 4배가 될 것이다.
바로 이와 같은 논리를 공간차원으로 확대시켜서, 생각해 보기로 한다. 즉 높이가 서로 다른 여러 개의 굴뚝이 오염물을 연속적으로 배출하는 현실적인 경우를 고찰해 보면, 풍속이 2배가 되면 그 공간농도는 즉 이 될 것이고, 반대로 풍속이 이 되면 공간농도는 2³ 즉 8배가 될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논리는 몇몇 오염물질의 대기내 제거기구 즉 중력에 의한 침적이라든가, 빗방울에 의한 세척효과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매우 단순한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대기내 오염물질의 농도 (C)는 풍속(v)이 클수록 그 공간농도가 대수함수적으로 감소하여 이 두 인자간의 관계는 이라는 식으로 표시된다. 단, 여기서 a와 n은 실험상수이다.
따라서 평균풍속이 큰 지점일수록 오염물질의 공간농도는 희석된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해서 배출시설의 위치와 높이를 선택하는 것이 슬기로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2>는 풍속이 커질수록 아황산가스()와 매연의 대기내 농도가 뚜렷이 작아짐을 보여주는 한 실측 예이다. 그리고 <그림 3>은 매연이 굴뚝에서 배출된 직후의 거동을 풍속과 관련시켜서 예시한 그림이다. 즉 (가)는 배연속도()가 배출구 높이에서의 수평방향 풍속( )보다 작을 때 즉 <1인 경우이고 (나)는 배연속도()가 수평방향 풍속성분( )보다 큰 경우(즉 >1)인바, <그림 3>의 (가)의 경우처럼 풍하측 굴뚝 아래 지표를 향해서 미친 듯이 덮는 모습 즉 downwash(내려씻김) 현상은 >2일 때 비로소 없어진다는 것을 기억해 두기 바란다.
이처럼 바람만을 고려하더라도 대기내에 부유중인 오염물질이 별로 넓게 퍼지지 않은 채 먼 거리까지 다다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경우에는 배출원에서 나오자 마자 수직·수평방향으로 요란하게 퍼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와 같은 경우에 대비한 적절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음은 당연하다.
<그림 4>는 미기상 관측탑에서 각각 13m, 50m 및 118m 높이에서 발생시킨 연기가 3방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특히 임해지역에서 뚜렷이 잘 나타나는데, 상공으로 높아질수록 풍향이 시계바늘 진행방향으로 쏠리는 현상 즉 바람 쏠림현상을 보여주는 좋은 한 예이다. 따라서 우리는 높이 10m 안팎에서 관측· 통계한 종관기상(綜觀氣象) 통계치에서 얻은 풍향값만을 갖고서 실지로는 이보다 훨씬 높게 솟은 대형 생산공장의 굴뚝높이(통상 50m 이상)에서의 풍향으로 간주해서 그 고도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의 거동을 예측할 수도 없거니와 어떤 공장의 높은 굴뚝에서 뿜어대는 연기의 흐름방향이 북쪽을 향하고 있다해서 그 근방의 다른 고도에 부유하고 있는 대기오염물질이 굴뚝 남쪽으로는 절대로 흘러가지도 않고 또 그 풍하측 지표에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상은 특히 바람이 약한 날에 자주 나타나며 임해지역 일수록 심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알아두기 바란다.
<그림 3> : 매연이 굴뚝에서 배출된 직후의 매연거동
또 넓고 평탄한 시골 벌판에서는 수평면상의 풍향이 아주 조금씩 바뀌는 경우가 보통이기 때문에 오염물 배출구에서 몇 km 떨어진 곳까지의 확산문제를 따질 경우 각별한 신경을 쓰지 않아도 큰 문제가 야기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기복이 심하고 불규칙한 지형이나 지표면의 온도가 변화무쌍한 지역에서는 짧은 거리내에서도 풍향·풍속의 심한 변화가 있기 때문에 대기오염물의 거동을 예측할 경우 복잡한 문제점이 초래된다.
<그림 4> : 극저공층에서의 전형적인 바람쏠림의 예
가령 산바람과 골바람(그림 5 참조) 그리고 해륙풍 등이 그 예이다.
<그림 5> : 맑게 개인 날 밤 전형적인 계곡에서 형성되는 산바람과 골바람의 이상적 모델
대기안정도(Atmospheric stability)
대기오염문제와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기내로 방출된 대기오염물의 대기내에서의 확산일 것이다. 즉 확산이 잘 되면 대기내 오염물의 희석도 잘 됨으로써 오염물의 대기내 농도가 감소할 것이고, 반대로 확산이 잘 되지 않는 정체상태하에서 축적이 계속되면 대기내 농도는 높아질 것이 뻔하다.
바로 이 대기자체가 지니는 확산능의 크고 작음을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것이 곧 대기안정도이다. 이미 앞에서 간단히 설명한 바 있지만, 대기안정도를 가장 간략하게 설명한다면 "대기의 상하방향 운동을 억제하거나 반대로 더 왕성하게 하는 경향" 또는 "현존 난류를 억제시키거나 반대로 조장시키는 경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대개의 안정도는 일반적으로 기온의 수직분포 모양으로 유추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볼 때, 한 개의 공기덩이가 대기내에서 위쪽으로 강제 상승운동을 할 경우, 이 공기덩이가 주위대기로부터 받게 되는 압력은 상승할 수록 작아지므로 팽창과 냉각이 계속된다. 이 때 만일 이 공기덩이가 위로 상승하는 과정에서 주위 공기와 아무런 열의 교환을 하지 않았다고 가정한다면 이 공기덩이가 상승하면서 냉각되는 율은 일종의 단열감률(斷熱減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건조한 공기인 경우 바로 이 단열감률은 대충 매 100m 당 -1℃ 정도이다. 그러나 공기는 다소간의 수분을 품고 있기 때문에 실지 수직기온분포를 관측한 결과는 반드시 건조단열감률과 같지 않다. 이와 같이 실지 측정한 수직기온 관측치에서 얻은 감률을 환경감률이라고 하는데 환경감률이 건조단열감률보다 클 때는 공기의 상하운동이 가능하며 반대로 작은 경우는 상하운동이 약하다. 그리고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높아지거나 같은 경우를 기온의 역전 및 동은층이라고 일컫고 있는데, 이와 같은 대기상태에서는 공기의 상하운동 즉 대류현상이 억제된다. 환경감률이 건조단열감률보다 큼으로써 공기의 상하운동이 가능한 경우를 대기층이 불안정하다고 하고, 환경감률이 건조단열감률보다 작음으로써 공기의 상하운동이 억제되는 경우를 대기층이 안정하다고 일컫고 있다. 그리고 그 중간상태 즉 두 감률이 엇비슷한 경우를 중립적인 안정도라고 하는데, 이 경우에는 공기의 상하운동이 가능하지만 그다지 왕성하지는 못하다.
<그림 6>은 대기층이 안정한 경우, 불안정한 경우, 중립적인 경우 및 극히 불안정한 경우별로 굴뚝에서 배출된 매연이 거동하는 모습을 단순화시켜 그려 놓은 것인 바 매우 흥미있는 그림이라고 볼 수 있다. 아울러 대기오염도 예측에 크나큰 참고자료가 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또 대기오염물의 대기내 거동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논이나 밭 또는 산림에 농약을 살포할 때에도 응용될 수 있다. 즉, 농약을 살포하자마자 상하로 퍼지는 경우보다는 농약을 살포하는 고도보다 아래쪽으로 가라앉듯 뿌려지는 경우가 효과적일 것이다, 즉, 앞 그림에서 (다)(기온역전조건)나 (라)(하층이 기온역전조건)인 조건을 갖추고 있을 때 그 역전층 내에서 농약을 살포하면 가장 효과적이 경우가 될 것이다.(그림 7 참조)
<그림 7> : 접지역전층이 형성되어 있는 새벽녘에 농약을 살포하는 효과적 기법
<그림 8>은 수직 기온분포가 100m 당 6.5℃씩 높은 극도로 강한 접지 역전층 내에서 방출된 기름안개가 마치 리본이 바람에 의해서 뻗어 가듯 흘러가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수직방향과 수평방향으로의 퍼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 기름안개의 단면적이 배출원부터의 거리가 0.8km인 지점에서나 풍하측 8km 거리에서의 단면적이나 거의 차이가 없음을 방출지점에서의 풍향이 일정한 경우이다.
<그림 8> : 접지역전 조건하의 기름안개가 흘러가는 모습(배출구에서의 풍향이 일정한 경우)
그러나 똑같은 접지역전 조건하에서 배출된 매연이더라도 배출지점에서의 풍향이 좌우로 변할 때에는 <그림 9>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상하 방향의 운동은 억제되지만 수평방향의 퍼짐은 가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배출고도 풍화측 평면상에 부채꼴로 퍼지게 된다. 이 사진은 기온이 100m 당 8.0℃씩 높아지는 매우 강한 접지역전 조건을 갖춘 경우 매연이 퍼지는 모양을 찍은 실지 사진이다.
<그림 9> : 접지역전 조건하의 매연이 평면으로 퍼지는 모습(풍향이 좌우로 변동하는 경우)
한편, 기상자원(氣象資源)을 이용한 대기오염 영향 방지대책도 고려해 볼만 하다고 본다. 앞서 풍속이 2배가 되면 오염물의 공간오염농도가 1/8로 희석된다는 것을 알았다. 풍속이 더 강해서 각각 3배 및 4배인 자연조건하에서는 오염물의 공간농도가 각각 즉 및 즉 이 된다는 간단한 이치를 배려한 국토이용계획이나 산업입지계획을 현실적으로 적용할 줄 아는 합리적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와 같은 이치는 공중역전층(elevated inversion : 상공의 기온역전층)이 자주 형성되는 분지(盆地)모양의 지형조건에서 국지적인 초대혼합깊이(maximum mixing depth)가 각각 1/2, 1/3, 및 1/4인 경우 대기오염물의 공간농도가 각각 8배, 27배 및 64배로 악화될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근거를 제공하기도 한다(그림 10). 즉 공중역전층이 자주 형성되는 분지에는 대기오염물 배출원이 밀집하는 공업단지로서 입지하는 것을 가급적 피하고 일최대혼합깊이가 높은 값을 가진 고장을 택하는 것이 자연 기상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슬기라고 본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초적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외면하고 대단위 개발단지로서의 부지로 선정한 다음 무작정 개발행위를 강행한 선례가 있기 때문에 참고로 지적해 두는 바이다. 즉, 과학자의 합리적 의견이나 권고를 묵살하고 정치인의 개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이른바 정치적 압력에 눌리어 막대한 국가예산을 투입해서 강행된 중화학공업단지 입지선정 사례가 있었던 사실이 답답할 뿐이다.
<그림 10> : 최대 혼합깊이의 크기와 대기오염도
가령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 지점의 평균풍속이 클 수록 대기내 오염물의 확산·희석능이 크고, 평균 풍속이 작을 수록 그 지점 공간에서의 대기오염물농도가 커진다는 것이 뻔한데 구태여 바람이 없는 날의 발생빈도가 가장 잦은 울산에 우리나라 최초의 공업단지를 건설한 것이다(표 1). 지형이 분지 또는 계곡에서는 태양열 흡수량에 차이가 생김으로써 기온의 역전층 형성이 잦으며 또 그 지속시간도 길다는 사실이 지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인 분지의 하나인 창원에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가장 많은 기계공업단지를 건설한 것 등은 그 대표적 졸작품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그림 11).
이점 환경의 질을 귀하게 여길줄 알고 또 쾌적한 환경을 추구하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최적한 차량운전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하여 도시지역 내의 고가도로에서는 적정한 자동차용 우회도로(by pass)를 많이 가설하고(그림 12) 또 주택가에서는 <그림 13>에 예시해 놓은 바와 같이 차량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한 합리적 도로설계까지 하고 있으니 부럽기 그지 없다.
그러나 오늘날의 우리는 위와 같은 선진국의 모범적 사례를 강건너 불구경식으로 대할 수는 없다. 선진국을 향한 노력을 고작 국민총생산이나 1인당 국민소득의 증가만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쾌적한 환경의 향유 등 보다 차원 높은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에 목표를 두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모든 지식인들이 폭풍을 만난 선박을 위한 등대지기 구실을 해야 한다고 본다. 지식인들 마저 이러한 등대지기 구실을 안 한다면, 수많은 배가 난파할 것임이 너무나 뻔할 것임을 자각하고 보다 진솔한 양식을 지닌 지식인의 책임을 다해줄 것을 재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있다. 알면서도 이를 실천에 옮기지 않는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뻔하리라고 본다. 새삼 지식인들의 양식있는 행동으로의 옮김만이 환경보전에의 지름길임을 거듭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생산시설에는 원료를 반입해서 생산공정에 주입하는 과정부터 출발해서 생산품을 반출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여러 단계의 생산공정이 있다. 비로 이 생산공정 흐름도를 자세히 그린 다음 각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물질의 배출내용을 기재함으로써 한 눈으로 쉽게 볼 수 있게 마련한 것이 이른바 공해공정도이다. 즉 최종공정인 배출구에서의 환경오염물의 종류와 그 배출량(율)에 대해서만 신경을 쓰는 것이 곧 환경오염물의 방출관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상례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무턱대고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저감하려는 경우보다는 원료를 반입해서 생산공정에 주입시킨 다음 생산품을 반출하는 최종공정에 이르기까지 각 공정에서 배출되는 환경오염물질에 대해서 각각 관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며 합리적인 환경오염방지가 될 것이다.
<그림 14>는 인산(燐酸)제조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요인을 집약적으로 그려놓은 공해공정도의 한 예이다. 이 공정도를 보면 누구나 쉽게 인산제조공정 중 어떤 공정에서 먼지, 아황산가스, 불소화합물, 소음·진동 및 고체폐기물 등의 환경오염 요인이 있는가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으므로 각 배출가능 지점에서 개별적인 오염방지 및 저감대책을 철저히 시행한다면 이른바 제로·디스차아지(zero discharge : 무방출)에 상응하는 원천적 환경보전관리가 쉽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5∼23>은 우리나라 현존 생산공장과 관련이 깊은 몇몇 공해공정도를 간략히 예시해 놓은 것이므로 참고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다만, 이들 공해공정도에서 (??)는 대기오염물질, 는 수질오염물질, 그리고 (??)는 고체폐기물의 배출을 각각 표시한다.
이제 독자 여러분은 위에 예시한 공장이 이웃에 있을 경우 보다 효과적으로 대기 환경보전을 위한 공부를 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으리라고 본다. 보다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환경보전을 하기 위해서 알아야 할 내용을 상당히 알게 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림 15> : 공해공정도(화력 발전소)
<그림 16> : 공해공정도(제철 제강 공업)
<그림 17> : 공해공정도(보크사이드 제련소)
<그림 18> : 공해공정도(알루미늄 정련공업)
<그림 19> : 공해공정도(동제련)
<그림 20> : 공해공정도(아연 및 연제련)
<그림 21> : 공해공정도(제지공업)
<그림 22> : 공해공정도(석유공업)
<그림 23> : 공해공정도(제혁공업)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방지
설비산업의 기술수준 현황
오늘날 우리나라에서의 대기오염 방지설비에 대한 기술수준을 다음과 같은 집진장치(dust collector)와 유해가스 처리장치(gas cleaning equipment)로 대별해서 요약해 놓았으므로 많은 참고 있기 바란다.
(집진장치)
집진장치는 배(排)가스속에 내포되어 있는 고체나 액체상의 입자를 가스와 입자로 분리하는 일종의 분리장치(separator)이며 전세계적으로 ① 정전기집진장치(Electrostatic precipitator), ② 여과집진기(Fabric Filter), ③ 습식집진장치(Wet Scrubber), ④ 싸이클론식 기계적 집진기(Cyclone Collector) 및 ⑤ 복합집진장치(Combinatian Type) 등 5가지 기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집진장치는 환경오염방지 설비산업의 초창기부터 가장 먼저 개발된 분야이며, 발전소 전력보일러, 시멘트 공장, 일반산업 및 난방용 대형 보일러 등의 굴뚝에서 배출되는 분진을 집진하기 위한 집진장치로써 널리 보급되었으며, 점차 유리용해로, 목재공장의 보일러, 각종 제련소, 석유 및 화학공장, 제철소의 각종공정, 기타 여러 산업 플랜트의 공정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의 분진처리와 환경개선을 위한 오염공기 배출계통(exhaust system)의 단말집진(端末集塵) 등 모든 산업에 걸쳐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집진을 원활하게 하면서 그 효율을 증진시키는데 필요한 관련기술분야인 가스냉각기(Gas Cooler), 열회수기(Heat Recovery Boiler), 냉각 및 가습장치(Stabilizer), 굴뚝 배연가스 조절장치(Flue Gas Conditioning), 약품 주입장치(Injection System) 및 배기계통(Exhaust System) 등 비교적 차원 높은 기술도 잘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제작되는 집진장치의 국산화율은 95%이상에 달하고 있으며 극히 일부의 재료나 부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산화되고 있다. 국산화를 이룩하지 못한 재료나 부품 중에는 고전압용 애자류, 반도체, 각종 sensor, 일부 계측기, 일부 제어용 P.C.B, 특수 여과포, Silicon oil 등이 있다.
한편, 성능면을 살펴보면 오랜 경험과 개선과정을 거쳐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여 선진공업국 수준에 손색이 없다고 보여진다. 집진장치인 경우 집진효율이 아마도 99% 이상의 무난할 정도의 성능을 갖고 있다. 그래서 몇몇 업체는 해외에 진출하여 세계 굴지의 업체와 경쟁하여 대형프로젝트를 여러 번 수주하여 성공리에 완성시킴으로써 한국산 집진장치의 성능이 우수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림 24> : <습식전기집진기 구조도>
<그림 25> : 정전기 집진기의 외관
<그림 24와 25>는 습식 정전기 집진기의 한 구조도이다. 이 집진기는 정진기의 힘을 이용하여 분진과 mist 등 입자모양의 물질을 집진하는 장치인 바, 정전기 집진기의 집진효율은 분진 자체가 지니고 있는 고유저항, 탈진공정 중의 집진전극 충돌빈도, 처리가스의 습도와 온도 등 숫한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효율인자를 만족시키기 위하여 개발된 것이 곧 습식 정전기 집진기인데, 그 원리는 건식 정전기집진기와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다만 집진 전극표면에 0.05∼0.3mm두께의 수막을 형성할 수 있게끔 마련되어 있으므로 집진 전극표면을 늘 깨끗하게 유지함으로써 강한 전계를 항상 유지케 하여 높은 전기저항에 의한 역전리(逆電離) 현상이 낮은 전기저항에 의한 재비산(再飛散)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처리가스의 속도를 건식 정전기 집진기보다 2배정도만큼 크게 할 수 있는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림 26>은 처리대상 가스를 싸이클론으로 유입시켜서 선회류(vortex)를 형성시킴으로써 처리대상 가스속의 크고 작은 여러 가지 분진이 원심력을 얻어 선회류를 벗어나 원심력 집진기 내벽과 충돌해서 집진되게끔 되어 있다. 즉 입자의 원심력을 이용하여 분리하는 원리이므로 작은 설비로 고성능 집진을 기대 할 수 있으며 설비도 간단해서 비용도 싸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림 26> :
<그림 27>은 단일 싸이클론(single cyclone)에서 포집하기 어려운 미세립자를 제거하기 위하여 가장 효율적이며 이상적인 크기의 단위싸일론을 여러개 조합해서 설치한 이른바 다중싸이클론식(multi cyclone) 집진기 이다.
이 외에 분진을 함유한 배가스를 여과재로 통과시켜 분진 입자를 분리·포집하는 여과 집진기(bag house), 물방울과 분진간의 관성충돌, 분진이 직접 물방울에 흡수되는 현상 및 확산현상을 이용한 세정식 집진기(scrubber) 및 유해가스(NH₃, Cl₂, HS, HCl, CO 등)의 처리와 악취를 제거하는 시설 등도 있으나 이 책에서는 더 구체적인 내용을 생략하기로 했다.
<그림 28> : 소각로
<그림 28>은 최근에 와서 그 소요가 갑자기 늘고있는 소각로의 한 예이다. 즉 최근에 이룩한 중화학공업의 발달과 고도의 산업생산성 향상 및 국민생활수준의 향상 등으로 인하여 부수적으로 발생하게 된 산업폐기물 및 각종 생활쓰레기 등 환경오염문제가 시끄러워졌는데, 각종 폐기물을 발생장소에서 완전 무연(無煙), 무취, 무진(無塵)으로 소각처리함은 물론 소각시 발생하는 열을 대체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각로가 개발·활용되고 있다.
<그림 28>은 원통형 구조의 소각로이며, 상하단부의 주입부에서 공기비를 조절하여 완전연소되게끔 유도하는 공기제어식 소각방식을 쓰고 있다. 연소실과 폐기물 적재실이 원통형 구조로 되어 있으며 소각시간이 경과할수록 연소실 용적이 커지므로 연소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완전연소에 필요한 공기는 원심력을 이용해서 공급되기 때문에 소각시 화염과 함께 발생하는 미세한 분진의 방출을 우선적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투입방법도 연속투입 및 일괄투입을 할 수 있게 설계함으로써 작업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운전중 온수와 온풍증기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가스 처리장치)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보급되고 있는 중추적 가스 처리장치는 대형 발전소의 석탄연료 보일러용 배연탈황·탈질장치(Flue Gas Desulfurizatron & De-NOx System)와 도시쓰레기 소각로의 가스처리 설비이다.
아황산가스와 이산화질소를 비롯한 여러 가지 가스상 유해물질에 대한 처리장치는 아직까지 국내 공급실적이 없으나 그 필요성이 점증하여 수요가 구체화되기 시작하는 시점에 있다. 우리나라에 건설중이거나 계획되고 있는 대형 석탄연료 발전소의 기수만도 500MW 시설용량의 발전소가 20기에 달하고 있으며, 대형 소각플랜트(일일 200톤 이상)도 많다. 또 가까운 장래에는 그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대처를 차질없이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배연탈황장치는 흡수, 흡착, 화학반응, 열교환, 응축, 여과 등 다양한 공정으로 구성된 큰 플랜트이며 습식 석회석법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선진국도 초창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으나 개선을 거듭하여 소요에너지를 줄이는데 성공하였으며, 90% 이상의 성능을 가진 높은 신뢰도의 제3세대 배연탈황장치를 근래에 완성시킨 바 있다. 최근 국내 여러 뜻있는 업체와 연구소 등이 이 분야의 기술에 대하여 부분적인 연구·개발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집진해서 제거하려고 하는 대상분진이 종류별로 그 크기가 다르고 아울러 화학적 성질도 다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분진의 종류별 특성을 고려한 가장 알맞는 집진기를 선택하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점 <그림 29>에 예시해 놓은 집진대상 집진의 크기별 집진기 성능에 대한 사전지식을 철저히 파악해 두어야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29> : 분진의 크기별 집진기 성능
우리나라 환경보전법에 의하면 석탄사용 보일러에서의 아황산가스 배출허용기준이 1993년 말 500ppm이다. 배연탈황장치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술은 선진국보다 약 15년쯤 뒤져 있는 상태이나 그 원인은 정부의 규제 자체가 지금까지 엄격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배연탈황장치를 설치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것에도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산화 질소의 배출허용기준은 석탄 보일러에 대하여 1994년말 이후에 350ppm으로 설정될 것으로 준비되고 있다. 이산화질소의 생성은 연소방식과 연소로 로내(爐內)의 온도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연소방식의 개량으로 이를 경감하는 시도가 관례처럼 취해져 왔다. 그리고 초과분을 처리하기 위한 배연탈질장치로서는 촉매반응을 이용한 선택식 촉매반응기(SCR : Selective Catalytic Reactor)가 가장 효과적이며 경제적인 장치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흔히 공기예열장치(Air Preheater)의 전단(前端)에 설치하는 것이 보편적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의 De-NOx 장치에 대한 개발이 뒤져 있는 이유도 배연탈황장치에 대한 개발이 늦은 이유와 비슷하며 우리에게 생소한 분야의 하나이므로 앞으로의 연구·개발 대상이 된다고 본다.
한편, 1970년대 초부터는 전자선조사(電子線照査)에 의한 굴뚝내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의 제거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실험실규모의 연구성과는 <그림 30>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99% 이상이 제거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할 일은 경제성의 입증과 더불어 실용화시키는 일이라고 본다.
<그림 30> : 전자선(electron beam)조사에 의한 굴뚝내 매연 중 아황산가스 농도 감소(조사온도 : 100℃)
끝으로 대기보전 과학기술과 관련해서 한마디 해두고 싶은 것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경제·사회도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는 배출되게끔 되어 있는 오염물이 일단 방출될 경우 그 제어에 중점을 두었으나 앞으로는 에너지효율의 향상과 오염물이 덜 생산되는 공정과 시설을 개발해서 오염물 배출량을 원천적으로 최소화하는 과학기술이 더 큰 몫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본다. 즉, 전력소비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가전제품의 개발과 태양열 주택 보급의 극대화를 비롯한 태양전지 자동차의 출현 등이 그 대표적 예들이다. 또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의 개발이용 극대화도 이 범주에 속한다. 우리 한겨레는 세계최초의 인쇄기를 발명한 바 있으며 또 자동식 물시계의 하나인 자격루(그림 31)를 5백여년 전에 발명해서 사용한 우수한 민족이다. 우리의 전통과학을 부흥시켜서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구인류를 구하는 한겨레로 다시 부각시킬 수 있는 여러분이 되기를 간곡히 부탁하면서 여러분의 공부에 일조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그림 31> : 세종때 만들어진 자동식 물시계인 자격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