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4일 수요일 비
하얗고 파란 도시 쉐프샤우엔
아침 늦게 까지 늘어지게 늦잠을 잤다. 비도 오고 별로 나가고 싶지도 않았지만 배가 고파서 대충 짐을 챙겨서 나갔다. 역시 동양인이 적은 곳을 가야하는 걸까 아이들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내가 좀 행색이 튀긴 했지만(적어도 여기에선 많이 튀었다. 다들 질레바나 좀더 등산복 같지 않은 캐쥬얼을 입으니까) 브런치라고 하기에도 좀 늦은 시간. 이미 점심이었다. 메디나 중앙 광장에는 많은 레스토랑들이 나를 반기며 있었는데, 인터넷이 안 되니 내가 까페에 올렸던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의 단골집을 찾긴 좀 힘들 것 같다. 그래서 그냥 광장에 있는 아무 음식점에나 들어갔다. 가격은 비슷했으나 다른 음식점들은 곤니찌와나 치노라고 불렀기 때문에 -_- 기분 나빠서 들어가지 않았다. 호객행위를 하고 있지 않던 어떤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주인이 달려 나온다. 메뉴판을 봐도 뭐 무슨 요린지는 모르겠고 대충 설명이 되어 있으니까 참 난감했다. 그래서 그냥 다진 고기 무슨 스프 비슷한 것에 계란이 있기에 대충 맛은 괜찮겠다 싶어서 시켰다. 주문을 마치고나니 빵을 준다. 누군가 글에서 빵은 먹어도 된다고 적혀있었지만 확실히 하기 위해서 물어보고 먹었다. 당연히 공짜란다. 요리가 나왔다. 생각보다 작은 그릇에 미트볼 스파게티에 면을 빼고 반숙계란을 넣은 신기한 요리를 내줬다. 새콤하고 미트볼도 맛있고 괜찮았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가격으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때가 언젠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다 먹고 비가 계속 내렸지만 내일 모레 페스로 가는 버스표를 사기위해서 택시를 탔다. 여기는 길도 어딘지 모르겠고 사람한테 물으면 돈을 받으니 차라리 그냥 택시타는게 속편하다. 택시를 잡아타고 CTM버스 스테이션으로 가자고 했다. 표가 있냐고 묻기에 없다고 그러니까 표사는 곳에 내려다 준다. 15디르함 예넨 쇼부가 안 먹힌다. 장사하기 싫은가.ㅎ 목마른 놈이 우물판다고 내가 불리하니까 그냥 돈 주고 탔다. CTM티켓 오피스에 가니 여기도 닫혀있다. 뭐야 ㅠ 너네도 시에스타냐? 밖에서 잠깐 기다리니 허겁지겁 달려와서 문을 열고 웰커밍 해준다.ㅎ 내일 모레 표를 달라고 하니까 컴퓨터로 표를 예약한다. 우와~ 전산 시스템이 있어! ㅋ 대단해! 역시 돈 값을 하는걸? 그러더니 표를 인쇄기에 넣어서 인쇄를 해준다. 역시 대단해!ㅎ CTM은 올바른 선택이야 ㅋ 버스표를 사고 걸어서 숙소까지 돌아올 생각으로 걸어 올라오는데 헉.. 길을 못 찾겠다. 역시 여긴 뭔가 다른 포스가 있어서 도저히 길을 찾지를 못하겠다. 길 이름도 표시도 안 돼있고, 길이 워낙 미로같이 생겼다. 그냥 올라가다 보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올라가다가. 슈퍼에 들어갔다. 관광지 쪽이 아니니까 애들이 더 신기해한다. 그리고 내가 과자가 얼마냐고 물으니 프랑스어로 말해준다. 내가 알아들을 턱이 있나.;;;; 이럴 때를 대비해서 들고 나왔던 계산기를 들이 댄다. 가격을 찍어주는데 메디나 안 가게에서 팔던 가격보다 싼 것이 많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여러 개 집어서 계산을 한다. 그래도 3000원도 안되는 가격! 우와 물가가 싸긴 싸다~ 좋은 곳이야 역시ㅎ 유럽에 있다가 여기로 오니까 한 없이 싸게 느껴진다. 너무 너무나 ㅎ 그래서 너무 좋다. 가격만으로도 모로코는 충분히 매력이 있는 나라다. 계속 올라 올라 산 근처로 가서 길을 계속 따라가니 메디나 입구가 나온다. 그 입구가 숙소랑 가장 가까운 입구는 아니지만 이미 지도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다니다 보면 중앙 광장과 만나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냥 계속 걸었다. 걷다가 작은 꼬마 아이를 만났는데 나를 보고 인상을 쓰고 있다. 그래서 내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넸더니 자기도 손을 흔들어 준다. 그래서 다가가서 아까 샀던 과자 중에 하나를 주고 사진도 찍었다. 오마라는 꼬마아이였는데 정말 귀엽게 생겼는데 좀 꼬질꼬질하긴 했다. 그래도 귀여우니까 패스. 계속 걷다가 사진도 찍고 그랬는데 날씨가 흐리고 비 오는 날이라 사진이 너무 잘 안나와 속상했다. 이렇게 예쁜 곳을 못 찍다니.(사진 찍는 사람, 여행하시는 분은 언제나 동감할 듯) 못난곳은 의외로 잘 나올 때가 있지만 예쁜 곳은 절대 잘 나올 때가 없다. 그보다 눈으로 본 것이 너무나 예쁘고 좋기 때문에~ 그리고 두리번거리다 작은 갤러리를 발견했다. 그냥 스윽 보고 지나칠 생각이었지만 굳이 주인이 들어오라고 그런다. 또 의심 병으로 돈 내야 하냐고 그러니까 아니라고 그러기에 마음 것 구경해줬다. 그리고 잘 그린 그림은 칭찬해줬다. 그러니 고맙다고 그런다. 민트티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는데 나는 괜찮다고 가야겠다고 그러니 이제 본색을 드러낸다. 여기 그림들이 굉장히 싸다고 ㅎ 어제 일본인들 이 5개나 사갔다고, 오늘 식당에서 만난 여자 일본인 2명이 단데 그 사람들이 그림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아 보이던데 ㅎ 다 상술이겠지만 나도 호락호락하게 넘어가진 않는다. 가격이 굉장히 싸긴 쌌다 잘 그린 그림에 괜찮은 크기가 1유로 정도 이었으니. 그런데 사람을 잘 못 골랐다. 나는 미술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ㅋ 미안하다고 나중에 내가 돈 많이 벌어서 여기 다시오면 제일 비싼 거 사주겠다고 말해주고 나왔다. 그리고 조금 내려가다 보니 중앙 광장이 보인다. 역시 여행자의 직감은 대단한거야 ㅎ 길을 그냥 막 찾아왔다. 대단해! 그리고 중앙광장에서 질레바를 구경하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다가와서 질레바 좋다고 보고 가라고 그랬는데 내가 살짝 쌩까주면서 일부러 젊은 사람이 파는 곳에 가서 가격을 물어봤다. 파랗고 하얀 질레바가 마음에 들어서 얼마냐고 물어봤는데 150디르함이란다.(3만원)뭐야 -_- 저딴게 무슨 3만원이야! 그냥 알겠다고 그러고 나왔는데 아까 할아버지가 계속 쫓아오면서 자기가 여기 공장이 있다면서 자기 가게가 싸다고 쟤네들이 그거 얼마에 판다고 그러더냐고 그래서 과감하게 100디르함 불렀다고 그러니까 자기 가게가 싸니까 일단 와보란다. 그래서 못이기는 척 가서 봤더니 똑같이 생겼는데 80디르함에 주겠단다. 그래서 음... 괜찮은 가격인데? 생각하면서 그래도 뭐 들고 가면 짐이니까 사지는 않았다. 질레바 하나쯤은 사고 싶은데 그래서 사진 찍으면 재미있긴 할 것 같은데 인도에 가서 사지 뭐 생각하고 그냥 나왔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로 돌아오니 저녁 먹을 시간이 다가 오고 있었다. 스페인에서 온 3명 여행자랑 이야기 좀 하다가 밥 먹으러 다시 광장으로 향했다. 제일 특이한 분위기의 음식점으로 들어갔는데, 의외로 젊은 아이가 나와서 웰커밍해준다. 닭고기랑 치즈를 곁들인 요리란다. 그래서 그냥 시켰는데 의외로 괜찮았는데 오래된 냄새가 난다. 제사 음식 재탕해서 먹는 냄새?ㅎ 그래도 그냥 맛있게 먹었다. 이 나라에서 뭘 바라니~! 이 가격에 이정도 대접이면 된 거 아냐?ㅋ 그래서 그냥 먹고 콜라 한 병 사들고 숙소로 들어와 빗소리 들으면서 일기를 쓰다가 잠들었다.
Written By Traveler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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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하는데 바로 앞에서 지켜보고 있던 고양이>
<길헤매다 우연히 산위에 있는 집>
<동네 꼬마아이 - 오마>
<골목길>
<골목길2>
<골목길3>
첫댓글 혹시 제가 답글 남겼던분인가요? ㅎㅎ 비가 왔었군요;; 저 갔을땐 여름이라 날씨 환상이라 사진 정말 예쁘게 나왔었는데; 그래도 비에 젖은 쉐프샤우엔도 운치있네요ㅎ
아 답글 주셨던 분 이시네요! ㅎ 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ㅎ 그리고 센드위치집은 어딘지 못찾았다는 ㅠ
잘 다녀오셨다니 다행이네요ㅎㅎ 샌드위치집은... 아쉽군요ㅠ 모로코는 정말 도시마다 색감이 너무 예쁘죠ㅎ 냐옹이들도 귀엽고요!
제가 간 도시들은 전부 특이한 느낌들이라 다들 다르더라구요 ㅎ 그리고 고양이는 어디에나 있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