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Oje, ein Buch! (2018년)
출판사 책소개
“책을 읽을 땐 스스로 상상해야지.”
책과 스마트폰은 달라!
유리는 선물 받은 책을 이모에게 가지고 간다. 이모는 조카의 동의도 없이 선물을 뜯어 버리고 미안한 마음에 유리의 부탁대로 책을 읽어 주기 시작한다. 하지만 스마트폰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이모는, 책을 마치 스마트폰 대하듯 한다. ‘누군가 문을 두드렸어요.’라고 책을 읽고 소리가 들릴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기도 하고, 손가락을 벌려 작은 그림을 확대하려고도 한다.
소리도 나지 않고, 그림이 움직이지도 않는 책을 낯설어하는 이모에게 유리가 말한다.
“그건 스스로 상상해야지. 책은 원래 그런 거잖아.”
스마트폰이 익숙한 이모와 책이 익숙한 아이의 반전 조화는 이 책의 재미를 더한다. 이모에게 책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유리 덕에 이모는 상상하며 이야기에 몰입한다. 책 속 이야기의 긴장이 고조될수록 유리와 이모는 몸을 더욱 바짝 붙여 앉으며 서로에게 위안을 받는다. 이렇게 멋지게 책 속으로 어른을 끌어들이는 아이라니, 정말 멋있는 독자 아닌가!
“옛날 옛날에 저 산꼭대기에…….”
이야기 속에 흥미진진한 이야기
유리와 이모가 함께 읽는 책에서는 작은 쥐가 주인공이다. 길을 잃어 괴물의 집으로 가게 된 쥐가 커다란 괴물과 머리 세 개 달린 용을 무찌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이야기이다. 가장 약자처럼 보이는 쥐가 강자들을 물리치는 과정이 무척 긴박하게 펼쳐진다. 유리와 이모가 함께 읽는 책 제목이 《맙소사, 책이잖아!》인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쥐가 괴물과 용을 물리치는 이야기와 제목이 서로 안 어울리는 듯하지만, 표지 그림을 잘 보면 책의 제목도 이해가 된다. 책 표지에서 쥐가 용에게 책을 힘껏 던진다. 책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결국 쥐가 용을 무찌르게 된다. 용의 입장에서는 “맙소사, 책이잖아!”를 외칠 수밖에 없다. 유리와 함께 책을 읽는 이모가 “맙소사, 책이잖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관점과 상식이 뒤집어지는 그림책
《맙소사, 책이잖아!》에는 전복적인 상상력이 가득하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이모와 글자를 몰라도 책을 잘 읽는 조카, 어른에게 책 읽는 법을 알려 주는 아이와 아이에게 수용적으로 배우는 어른, 커다란 괴물과 용을 잡아먹는 작은 쥐, 보는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왼쪽과 오른쪽 등 이 책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식적인 사고를 다른 각도로 생각해 보게 하는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유리와 이모가 이야기의 주인공인 것 같지만, 조연처럼 등장하는 검은 새와 흰 새의 입장에서 읽으면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유리와 이모가 책을 읽으면서 여러 번 반복하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은 수용적인 태도와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책을 읽을 때 ‘비판적 읽기’가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책은 누구의 입장으로 읽느냐에 따라 평가의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쥐가 괴물을 잡아먹었을 때, “이게 잘된 일 같아?”라고 묻는 이모의 질문에 책을 읽는 독자도 함께 생각해 보면 좋겠다. ‘어떤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생각과 다양한 시선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첫댓글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을 뒤돌아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