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sbs에서 만든 다큐 3부작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를 보았습니다.
학전은 김민기가 만든 소극장이고 뒷것은 김민기를 가리키는 별명입니다.
김민기는 유명한 노래 ‘아침이슬’을 지은 작가이고 가수이며 연출·기획자입니다.
학전에서 김민기는 「지하철 1호선」이라는 뮤지컬을 히트시켰고
이어서 어린이를 위한 뮤지컬을 만들려고 애썼습니다.
그런 김민기가 지은 노래 가운데 ‘작은 연못’을 저는 특히 좋아합니다.
깊은 산 오솔길 옆 작은 연못 속에 살던 붕어 두 마리가 어느 날
서로 싸워 한 마리가 죽자 물이 썩기 시작하더니 결국 나머지 한 마리마저 죽더라는
그래서 이젠 아무도 살 수 없게 되더라는 단순한 노래입니다.
김민기의 작은 연못은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원리가 통하지 않는 공동체의 이치를 보여줍니다.
‘마치 저 작은 연못처럼 허리 잘린 우리 땅의 생명은
과연 얼마나 남았을까?’
영구분단이란 불가능하다는, 그렇게는 결국 누구도 생존할 수 없다는
작지만 큰 메아리가 이 노래에는 담겨 있습니다.
진달래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17회 진달래음악회 소식을 전합니다.
2024년 6월 30일 주일 오후에 양평 봉성리 공장골 성실교회에서
<마리산(摩尼山) 작은 연못>을 펼칩니다.
민들레·둥글레·진달래음악회는 해마다 6.25 무렵이면
전쟁반대 평화만세를 노래해왔습니다.
세상의 모든 전쟁은 악합니다.
아무리 대의명분이 또렷할지라도 모든 전쟁은 악마의 잔치로 끝납니다.
모든 전쟁은 지도자들의 권력욕, 땅 욕심과 돈 욕심으로 가득합니다.
전쟁은 큰 상처를 남기고 사람들 속에서 점점 미움으로 자라
또 다른 전쟁, 여러 갈래의 전쟁을 일으킵니다.
남북 간의 긴장이 점점 높아만 가는 오늘
진달래마당은 먼저 6.25한국전쟁의 상처를 씻는 노래를 부르려고 합니다.
이어서 지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힘없는 약자들을 학살하는
이스라엘의 추악한 짓과
순례자들의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려는 명분으로 시작했던 십자군전쟁이
얼마나 닮은꼴로 추악했는지 공부하면서 그 교훈을 찾아보려 합니다.
십자군 전쟁의 와중에, 마치 시궁창에서 피어난 연꽃처럼 향기로웠던 사람,
전쟁이 아니라 대화로, 목숨을 건 대화로 예루살렘 순례길을 다시 열었던 사람,
그래서 전쟁보다 강한 평화의 힘을 온 인류에게 보여준 성 프란시스코를 기억하며
그가 지은 ‘평화의 기도’를 부르려 합니다.
마리산은 마니산의 원래 이름입니다.
마리산은 한라산의 반의반도 안 되는 작은 산이지만
마리산은 백두산과 한라산 딱 중간에서 남북에서 흘러오는 한강과 임진강을 바라봅니다.
과연 지금 마리산 작은 연못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주강생 2024년 6월 29일 토요일
양평 봉성리 공장골에서
진달래지킴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