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읽었던 책인데 지금도 여운이 남아 있는 걸 보면
이 책이 주는 교훈이 우리의 실생활과 어쩌면 너무 비슷해서
내 기억에 아직도 남아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드는군요.
읽은 분들은 그냥 패스 하시고..
읽지 않은 분들은 책 한 권 간단히 줄인것이니 읽어 보시라고
오래전에 읽고 독후감 형식으로 제가 써 놓은 글을 여기에도
가져 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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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재우... 삼 남매중에 유복자로 태어 나 아버지를 잡아 먹고 태어 났다는 해괴한
논리에 갖은 구박을 받고 자라나는 주인공입니다.
서른두 살에 과부가 된 어머니는 남의집 식모살이와 밤에는 구슬꿰기로
겨우 한 가정을 꾸려 나가곤 하지요..
재우의 형은 공부를 잘하여 언제나 1등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재우는 언제나 형의 그늘에서 모든걸 형을 위하여서는 포기하여야만 하는 삶을 배웁니다.
공부를 잘 했던 형은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 합격하고 사법고시 1차에까지 합격하지만
2차에서는 무려 여섯 번이나 불합격을 하게 됩니다.
재우는 시를 잘 써서 시인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대학도 국문학과를 지망해서
합격했지만 입학금만 내 주면 나머지는 혼자의 힘으로 공부하겠다고 간절히 애원해
보지만 어머니는 단호히 거절합니다.
형이 잘 되면 동생은 자연적으로 잘 되게 되어 있다는 말로 모든걸 덮어 버립니다.
대학을 포기하고 방위산업체에서 근무하면서 거기서 받는 월급과 어머니가 버는
돈을 합쳐서 형의 뒷바라지로 들어가지만 형은 그렇게 얻어진 돈을 유흥비로
탕진하게 되고 말지요.
누나는 누나대로 명문가로 시집갔지만 언제나 친정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재우는 어릴때부터 언제나 형에게 많은 매를 맞고 자랐습니다.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하여라는 명제가 항상 달려 있었지만
형은 동생이 코피가 쏟아져도 아랑곳하지 않을 정도로 때렸습니다.
어머니는 때리는 형을 바라 보면서도 단 한 번도 말리는 법이 없었습니다.
형과의 큰 싸움을 하곤 난 후 형은 동생에게 나가서 꺼지라는 말을 합니다.
이 한 마디에 재우도 모든걸 포기하고 어머니께 묻습니다.
어머니도 제가 꺼져 버렸으면 좋겠느냐고요.......어머니는 대답이 없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재우는 집을 나섰지만 갈 곳이 없습니다. 이리저리 방황하다
외항선원이라도 해 보려고 부둣가를 맴돌던 재우는 항만청에서 모집하는 등대지기
공고를 보게 됩니다.
거기에 바로 응시하고 합격한 재우가 발령 받은 곳은 영산에서도 3시간이나
난바다를 거쳐야만 당도하는 구명도란 곳이었지요..
걸어서 온 지역을 돌아도 10분이면 돌 수 있는 곳.
이 곳에서 재우는 갈매기와 벗삼아 새삶을 시작합니다.
가끔 난희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난희는 어머니가 식모로 있던 주인집의 딸입니다. 같은 학년이었고 많이 사랑했지만
신분 때문에 반대에 부딪혀 그냥 마음에 두고 있는 여자이지요.
세월이 흘러 구명도에 정착한지 8년,,,난희가 다녀간 지 2년...
누가 전화가 왔다는 소리를 전해 주면 난희인줄 알고 쫓아가서 수화기를 드는 재우였습니다.
그런 재우에게 8년간이나 소식이 없던 형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옵니다.
난희에게서 연락처를 알아 냈다는 이야기와 함께...
의논할게 있으니 꼭 와 달라는 전화를 받고 재우는 어려운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집에 도착해 보니 누나, 형 모두 모여 있었습니다. 재우는 반가움보다는 서먹함으로
그들과 대면합니다. 그동안 증오는 했지만 그래도 부모인지라 보고 싶었던 어머니는
치매에 걸려서 작은 아들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온갖 욕설만 해댈 뿐이었습니다.
회사에 취직하고 결혼해 잘 살고 있던 형은 뉴욕지사로 발령이 났다며
어머니를 모시고 갈 수 없는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 합니다.
누나는 남편이 국회의원에 나오는데 어머니를 시설에 맡긴다면 구설수로 낙선될
확률이 높다며 시설에는 절대 보낼 수 없다고 이야기를 하지요.
듣고 있던 재우는 자신도 어쩔 수 없음을 내비치고 그 집을 나와 버립니다.
구명도로 돌아오고 뭍에서의 일을 잊으려고 하고 있을즈음 형수와 어머니가
큰 가방을 하나 들고 재우에게 나타납니다.
재우는 이 곳에서 어머니를 모실 수 없음을 강력히 주장해 보지만 형수는
한 달간만이라는 조건을 붙이며 애원을 합니다.
처음에는 1년간이었지만 한 달안에 다시 모시러 오겠다며 간절히 애원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모시고 살게 되지요..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는 일이 너무도 힘이 들었지만 한 달간이라는 기간이 있었기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나갑니다.
그때 난희가 구명도에 잠시 쉬러 오지요.. 그리고 형은 뉴욕으로 발령 받아 간 게 아니고
퇴직을 하고 캐나다로 이민 갔음을 전해 줍니다.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방치해 뒀다가 겨우 4개월을 형이 모셨음도 난희가 알려 줍니다.
형을 원망해 보았지만 눈앞에 닥친 현실이 그냥 기가 막힐 뿐입니다.
같이 근무하던 정소장의 마음씀씀이로 인하여 재우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가는데
조금은 활력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그 즈음 구조조정의 바람이 그곳에도 몰아칩니다. 재우는 정말 열심히 근무 했지만
치매에 걸린 어머니와의 삶 때문에...그리고 아부근성이 많은 동료 때문에..
그 대상에 포함되어 해고 통고를 받게 됩니다.
마지막 근무를 며칠 남겨두지 않았을 즈음 동료는 재우에게 모든 업무를 맡기고
일이 있다며 뭍으로 나가 버립니다.
그때 비바람과 폭풍우로 등대에는 이상기류가 감돌게 됩니다.
재우는 사력을 다해 폭풍우와 맞서 싸우다가 번개가 치는 바람에 벼락을 맞게 되지요.
온 몸이 마비되고 꼼짝 못하는 재우에게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아들을 향해
그 높은 등대에까지 올라옵니다.
그리고 빗물을 받아 목을 축여 줍니다. 재우는 온 몸이 마비 되어 가고 어머니는
어머니대로 며칠간을 굶었기에 서로가 힘이 없어져 버립니다.
재우가 가물가물 해 갈 무렵 어머니는 속옷을 벗고 그 젖은 속옷을 짜서 그 물을
재우의 입에 넣어 줍니다. 재우는 그 물로 인하여 가물거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신은 지탱해 나가지요.
재우가 의식을 회복하고 눈을 떴을때 어머니는 이 세상에 안 계셨고 자신은
온 몸이 붕대에 감겨 있음을 알게 됩니다.
손을 움직여 보니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었지만 양다리는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하반신 불구가 되어 버린 재우....
등대지기가 된 것을 후회 해 보지도 않았고 그런 삶을 사랑하며 살아가려고 했던 재우...
재우의 삶 속에서 어머니의 참사랑을 뒤늦게 깨달아가는 모정을 느낄 수가 있었는데 ...
어릴때부터 불행하게 살아 온 재우에게 조금이라도 행복이 주어진게 있었다면 그건
아마도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어머니의 정을 느낄 수가 있었음이고 형과 누나를
증오에서 포용으로 바꾸어가는 마음 자세였던것 같습니다.
난희와의 사랑이 마지막에라도 이루어지길 빌어 보았지만 재우가 받았던 상처가
너무 컸음인지 기다리던 난희를 재우는 지치게 만들어 버렸지요..
드라마 작가가 되어 있던 난희는 기다림에 지쳐 결국은 재혼하는 남자를 만나
한 남자의 아내가 되어 버립니다.
난희가 끝까지 재우를 기다려 주지 않음이 이해는 되면서도 가슴한편 안타까움으로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등대지기란 노래를 그냥 흥얼거릴줄만 알았지 그들의 삶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기에
이 책이 주는 의미가 내게는 너무나 컸음을 느낍니다.
재우의 어린 삶에서부터 마지막 하반신 마비가 될 때까지 주인공인 재우의 편에서
같이 아파하고 분노하고 포용하게 될때까지 힘듦이 있었지만 그들을 이해 하려는
넓은 마음을 깨우쳤고 또한 용서도 해 줄 수 있음에 나 자신에게도 관대함이 존재하고
있다는 걸 배워 봅니다.
재우의 삶....
어쩌면 그건 재우의 운명이지만 그 운명속에서도 삶을 위하여 발버둥쳐 보려는
한 인간의 슬픈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첫댓글 언젠가 읽었던 글입니다.또읽어봐도 새롭고 슬프고....큰잔님의 마음은 어떨까....^.^
ㅇ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