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신춘문예 시 부문(기분 좋은 아침/고봉천)

[편집진]

제37회 신춘문예 시 부문(기분 좋은 아침) (입선 / 고봉천) 창문 두드리는 해님 극성에 이른 새벽 창문을 활짝 열고 기지개를 켜는데 와 우 내가 잠든 새 우리동네 냇가에 고래가 왔다 갔나 보다 꼬리를 얼마나 패대기 쳤는지 물 한 바가지씩 뒤집어 쓴 오솔길이며 나무들이  수건으로 머리 닦느라 야단 법석이다 저기요 아직도 물 뚝뚝 떨어지네요 여기도 젖었잖아요 안절부절 못하는 참새 다람쥐 놈도 답답한지 오선지에 작곡하듯 위 아래 이리뛰고 저리뛰고 해님은 나무 사이로 안개조명 비추고 개여울 재잘대는 노랫소리에 호랑나비는 덩실덩실 모처럼만에 창문 밖 숲속 아침은 영락없는 왁자지껄 공중목욕탕이다 당선 소감   이민 와서 앞가림 하느라 선뜻 한가히 글을 쓴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거 모두가 공감하는 일이라 생각 합니다. 다행히도 하던 비즈니스를 팔고 한 6개월 휴식기간을 가질 수 있어 미뤘던 시 공부를 좀 하고 있는 차에 캐나다 문인협회 2017년 신춘문예 응모공고를 보고 응모 하였는데 예쁘게 봐 주시어 영광스럽게도 시 부문에 입선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던 분야라 너무 기쁩니다.   시는 세상 모든 일에 대한 감정이나 정서를 함축적이면서 강한 전달력을 갖고 써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사실 많은 습작과정이 있어야 이런 영광을 누리는 건데 이렇게 제 시를 선정해 주시니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캐나다 문인협회 회원으로써 왕성한 활동을 하고 싶고 많은 습작을 통해 캐나다 교민의 정서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는 시인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캐나다 문인협회가 준 영광 감사 드립니다. (약력)       1988년 캐나다 이민       1981년 울산공과대학 화학과 졸업       R O T C 20기 학군장교 제대       일성신약 근무       현 세탁소 운영       서정문학으로 시 등단 심사평 (노승문 / 박성민)   총 54편이라는 적지 않은 수의 작품들을 심사했다. 그러나 신춘문예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응모작들이 대부분이어서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지나치게 산문적이거나 사변적이거나 교훈적인 표현들이 많았고, 시쓰기의 기본인 이미지의 사용이 부재한 경우가 허다했다.    시쓰기란 무엇보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며, 이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운 이미지로 말하는 것이다. 응모작 한 편 한 편에 담긴 개인적인 감정의 진솔함과 절박함에 공감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아쉽게도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른 작품들을 만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신춘문예가 완성도보다는 가능성을 더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고봉천의 <기분 좋은 아침>을 입선작으로 뽑기로 의견을 모았다.     고봉천의 작품들은 비교적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고, 무엇보다 이미지를 통해 상상력을 형상화하는 능력이 돋보였다. <기분 좋은 아침>은 시적 완성도 면에서는 많이 부족했지만, 다른 응모작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하고 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였으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수상작으로 뽑기로 했다. 수상을 계기로 치열한 문인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며, 아울러 입상하지 못한 분들께는 깊은 위로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