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제대로 움직이려면 월회비를 납부하는 회원들이 많아야 한다.
월회비를 내는 회원이 천명이 넘는 우파시민단체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정도의 단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듣고 있다. 기껏 몇백명 또는 몇십명 밖에 되지 않는 단체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회원수가 몇만명 또는 몇십만명 된다는 단체들이 있지만 대부분 명단만 확보하고 있을 뿐이지 월회비 내는 회원숫자가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는 앞에서 쓴 글들에서 조직이 제대로 운영이 되려면 돈에 대한 확실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그와 관련하여 내가 쓴 글들은 다음의 3가지였다.
이념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3단계(2022.4.23.)
조직의 3요소 중 돈의 문제(2022.4.25.)
시민단체의 돈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2022.5.4.)
좌파와의 이념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하여서는 학습, 조직, 전투의 3단계가 필요하며, 조직의 3요소로는 사람, 돈, 공유가치를 들었다. 그 중 돈은 조직을 움직이기 위한 혈액과 같은 것이어서 그것이 없으면 조직은 움직일 수 없다.
좌파 조직들은 돈을 잘 거두고 있는데 반하여 우파 조직들은 그 점에서 취약하기 짝이 없다고 본다. 문재인좌파정권 5년 동안 정부나 지자체 등의 공적 기관에서 세금으로 엄청난 지원을 하여 좌파 조직들을 키웠다. 그런데 좌파 조직들이 처음부터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자발적으로 회비를 거두어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노조다.
좌파 조직들은 회원들의 회비를 거두어 조직운영을 하는 것이 기본이었는데 그 원형이 되었던 것은 레닌이 주장하였던 전위적 당의 운영원칙이었다. 레닌이 전위적 당의 원칙으로 내세웠던 것은 공산주의 이념 학습, 당비 납부, 직업적 혁명가의 세가지였다. 멘셰비키의 지도자였던 마르토프는 앞의 두가지만 내세웠으나 1903년 러시아사회민주노동당 제2차대회에서 레닌에게 패하여 당권을 볼셰비키에게 빼앗겼다. 레닌이나 마르토프 모두 전위적 당 운영의 공통된 원칙으로 내세웠던 것은 이념 학습과 당비 납부였다.
당이 아니라도 시민단체를 제대로 운영하려면 재정의 안정적 확보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우파운동을 하는 단체들은 그 점에서 너무나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 회원으로부터 월회비를 받기보다는 소수의 독지가의 후원금이나 집회에서 거두는 성금 또는 공적자금의 지원금 등으로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렇게 운영되는 것은 우파단체 구성원들의 의식이 깨어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집회에 참석하고 찬조금을 얼마라도 내어 주는 것만 하더라도 고맙다고 해야 할 것이지 매월 일정한 돈까지 내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라고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나는 그런 생각은 조직의 필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단계라고 본다. 조직된 10명이 조직되지 않은 100명을 이기는 법이다.
월회비 내지 않는 회원 명단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조직이라 할 수 없다. 천만명 서명운동을 하여 그런 명단을 가지고 있거나 뜻있는 시민단체의 길거리 모집을 통하여 회원 가입을 수천명 받았다고 하더라도 월회비 없는 명단만이라면 그것을 조직이라 할 수 없다.
조직이 되려면 공통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회비를 내어야 한다. 회비를 내지 않는 사람들은 공짜를 바라는 무임승차심리를 가졌다고 할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우파단체들은 사람들에게 정기적인 회비를 내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다. 회비를 내라고 하면 사람들이 모이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특별한 행사를 할 때 그 행사에 필요한 분담금이나 성금을 받기는 하였다. 그렇게 하여서는 거기 모인 사람들을 조직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2019년 10월의 광화문광장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시위만 하고 헤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였다. 거기 모인 사람들을 응집하여 단일목적을 추구하는 거대한 학습조직으로 키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못하였다.
나는 우파시민운동의 역할과 한계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한 끝에 2022.8.25.자로 자유시민연합이라는 시민단체를 창립하였다. 이 단체의 회원이 되려면 월회비를 납부하여야 한다. 기본 만원으로 정하였으나 천원이상 자율적으로 납부할 수 있다. 만원이상을 내면 정회원, 그 미만으로 내면 준회원이다. 회원가입 10명 이상 하면 지도부가 된다. 준회원은 지도부가 될 수 없는 것을 제외하면 정회원과 동일한 권리 의무를 가진다.
월회비 만원도 부담스런 분이 있기도 하고, 취지에는 공감하나 과연 잘 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신뢰가 아직 없으므로 두고 보자는 분도 계신다. 그런 분들에게는 우선 천원이라도 내어 달라고 요구한다. 천원을 내는 것은 취지에 공감하여 회원으로 등재하는 것에 동의한다는 의미라 볼 수 있다. 그러다가 단체의 활동을 보고 마음이 내킬 때에 회비를 더 낼 수 있을 것이다.
회비를 내는 다른 곳이 많아서 이 단체에 내기는 어렵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 한 곳에 내고 있으므로 다른 곳에 내기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의미 있는 우파단체들은 많기 때문에 여러 곳에 중복적으로 회비를 내는 것은 괜찮을 것이다. 자신의 경제력이 허용하고 마음이 내키는 범위 내에서 여러 단체에 중복적으로 회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는 우선순위만 잘 선택하면 될 것이다.
나의 경우를 들면 국민의힘 당비 2천원, 자유시민연합 만원, 고성국tv 만원, 가세연 만원, 뱅모 세뇌탈출 만2천원, 기타 봉사단체 만2천원 합계 5만 6천원의 월회비를 내고 있다. 그렇게 많이 내는 편은 아니다. 펜앤드마이크에도 만원씩 내다가 정규재 하는 짓이 미워서 더 이상 내지 않는다. 전에는 한 곳에 10만원을 낸 적이 있었는데 한 곳에 많이 내기 보다는 여러 곳에 분산하여 만원 정도씩을 내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월회비 만원 정도 아니면 최소한 월회비 천원이라도 자발적으로 내는 성의가 있어야 회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회원들이 수천명 수만명 수십만명이 되는 전국규모의 단일지도체제를 갖춘 자유의 진지 건설의 꿈 – 그런 꿈을 함께 꾸어 보자는 것이 나의 제안이다. 그렇게 되어야 좌파의 최대의 진지인 민노총을 능가할 수 있을 것이며 저 오만하고 무지한 국민의힘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