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주택시장은 정부의 5.23대책, 9.5대책, 10.29대책 등 투기억제책과 정부 대책의 허점을 파고드는 투자자들의 대결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과는 무승부 정도라고 해야 맞을 것 같다. 5.23대책과 9.5대책은 단기 효과에 그쳐 투자자들의 완승이었다면 10.29대책은 주택시장을 꽁꽁 얼어 붙게 만들며 정부의 의도대로 진행되고 있다. 내년도 관전평을 미리 해본다면 정부의 일방적인 독주로 끝날 공산이 크다. 재건축과 재개발에 대한 규제 강화, 분양권 전매금지, 보유세 인상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가 갈수록 줄고 있다. 여기에 주택시장이 조금만 과열될 기미를 보이면 정부는 주택거래허가제 등 주택공개념을 곧바로 도입할 가능성이 큰 점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 실업자 양산 등 영광과 환희보다는 좌절과 고통이 더 많았던 2003년 계미년이 저물고 있다. 내년도에는 보다 활기찬 한해가 되길 기원하며 부동산뱅크의 통계를 중심으로 2003년 주택시장을 되돌아 봤다.
1.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 124평형 13억 8,500만 원 상승
작년 10월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입주한 도곡동 타워팰리스1차는 ‘상류사회의 거주지’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돈 많은 부유층을 위한 상류 공간답게 시세 상승도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시세 조사가 무의미할 정도. 올해 들어 124평형이 13억 8,500만 원, 101평이 12억 원 올랐다. 서민들에겐 그 저 억! 억! 소리가 날뿐이다.
2. 서울 매매가 상승, 전세가 하락
서울에서 매매가가 상승하고 전세가가 하락한 경우는 부동산뱅크 1988년도 조사 이래 전무후무한 일. 올 해 서울지역 매매값은 15.31%가 올랐으며 전셋값은 1.20% 하락했다. 보통 매매와 전세가 변동률은 동반하는 것이 통례. 서울지역 전셋값은 IMF 이후 5년만에 하락한것으로 나타났다.
3. 대전광역시 매매가 상승률 1위
대전광역시는 올 해 매매값이 38.1%가 오르며 16개 시도 중 1위를 차지했다. 참여정부의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 공약이 대전과 충청 권역 집값을 들썩이게 했다. 충청남도 역시 18.8%가 올라 상승률에서 2위를 기록했다. 아마 충청권 주택시장이 올해 만큼 뜨거운 화두로 등장한 것은 처음일 듯 싶다.
4. 서울동시분양 평당가 1,000만 원 돌파 눈 앞
올해 11차까지의 서울시 동시분양 평당 평균분양가는 999만 3,000만 원. 1,000만 원에서 불과 7,000원 모자란 금액. 서울지역에서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평당 평균매매가가 964만 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매매가를 넘어선 셈. 건설업체들은 시민단체들의 분양가 인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듯.
5. 강동구, 서울지역 아파트 수익률 1위
강동구(12월10일 기준)는 아파트 수익률(매매수익률+임대수익률)이 29.69%로 송파구(28.39%)와 강남구(28.31%)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강동구에게 올해 가장 잘 어울리는 고사성어는 새옹지마. 강동구는 올 4월 4일 고덕주공1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며 가격 상승랠리를 이끌었다. 9월까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욱일승천의 기세로 올랐으나 10월 하순 이후 정부의 재건축 규제강화로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6. 서울지역 분양권 시세 2년 만에 하락
서울지역 분양권 시세(격주 기준)가 2년 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월 10일 조사에서 0.13% 하락한 것. 분양권 전매금지와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가 분양권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7. 전국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2000년 이후 최하
전국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12월 10일 기준 정확히 50%. 이는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 매매가와 전세가의 비율이 점차 늘어난다는 것은 매매값에 거품이 들어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8. 평당가 1,000만 원 돌파 지역 속출
평당 평균매매가가 1,000만 원을 넘는다는 것은 강남지역의 전유물이었으나 올해 들어 평당 1,000만 원의 벽이 허물어졌다. 강동구, 광진구, 양천구, 중구, 분당 등이 올해 평당가 1,000만 원 대열에 합류했다.
9. 강남구, 과천시 평당가 2,000만 원 시대 열어
평당 평균매매가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하던 강남구와 과천시가 평당가 2,000만 원 시대를 활짝 열었다. 올 초만해도 과천시(1,709만 4,000원)가 강남구(1,593만 7,000원)를 크게 앞질렀으나 연말에는 상황이 역전됐다. 강남구가 2,275만 1,000원으로 올해 역시 고공 행진을 계속했으나 과천시는 2,025만 5,000원으로 평당 2,000만 원을 위협받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10. 부산, 대구 평당 분양가 1,000만 원 넘는 아파트 등장
부산과 대구에 평당 1,000만 원이 넘는 아파트가 등장했다. 부산 남구 대연동 푸르지오와 대구 수성구 범어동 유림노르웨이숲이 그 것. 현재 부산의 평당 평균매매가는 410만 원, 대구는 405만 원선이다.
부동산뱅크 리서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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