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부러 만추를 즐길겸
느린 기차를 타고서 이곳 기장으로 왔다
빠른 기차를 타면 휙 휙 모든것들이 빨리 지나간다
곳곳에 빠알갛게 물든 감들이 화려화게 서 있다
낙동강변을 지나다 보니
왼쪽으로는 만산홍엽이고
오른쪽엔 강물이 유유히 흐른다
옆자리에 앉은 왠 줌마렐라가 랑이 준
꽃다발을 만지작 거린다
왼손에 낀 화려한 반지가 돋보인다
오늘 강의할 책을 가지고 복습을 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무언가를 막 가지고 노신다
주위 경치에 압도되어 맘이 열리나 보다
구미에 있는 랑을 만나러 다녀오는 길 이란다
어제 소낙비를 맞고서 갔더니 꽃다발을 주더란다
갑자기 묻지도 않았는데 나도 나이가 있어요 한다
그래서 그렇게 나이가 들어보이진 않네요 했다
딸아이가 고 2 이란다
부산에서 내릴려 하는데 엄마가 좋아하는 김밥을 사 놓으란다
먼저 가시라고 천천히 내리는데
이런 ! 예의바르게도 날 기다리고 있다
같이 가다가 화장실에 다녀올테니 먼저 가세요 하자
그제서야 인사를 하곤 총총히 사라진다
우연히 옆자리에 앉은 어느 아낙네의
인연은 만들어 가는거지요 하는 소리가
만추와 어우러져 귓가를 맴돈다
난 친구와 저녁 약속이 되어 있고
연수원에 빨리 들어가서 쉬는것이 나은데...
남자들만 가을을 타는것이 아니라
여인네들도 가을을 타나 보다
만채랑 올만에 해운대 야경을 보니 상전벽해 이다
오래전 보았던 달맞이 고개 송정 해수욕장은 온데간데 없고
해운대만 어렴풋이 기억이 살아난다
지금 살포시 떠오른 동해 햇살을 맞으며
모 인력개발센타에서 글을 올립니다
북알프스 입니다
출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원문보기 글쓴이: 명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