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헌트를 감상했다. 이 영화에 대한 홍보가 대단하다. 모든 미디어를 통해 칭찬 일변도인데 영화란 것이 흥행을 해야해서 그런 면이 있지만 개봉 전과 후 관객의 반응은 다르기가 쉽다. 이것을 돈벌기 위해 만들어야 하는 영화에선 다 합리화가 된다. 투자한 만큼만 벌어도 된다면 과연 투자를 할까. 투자한 금액보다 몇 배, 몇 십배의 수익이 날 것이란 생각에 투자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흥행에 실패하면 투자한 돈을 다 날리게 되는 것을 알기에 간절한 마음을 갖고 이런 사업에 들어선다. 일단 헌트는 대흥행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같다. 팩트와 오피니언이 뒤섞인 그래서 믿기 힘든 기사를 보면서 다른 흥행작을 감상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를 보러 갔다. 코로나 사태로 움추러들었던 관객의 발길이 다시 일기 시작했다는 기분이 드는 것은 티켓을 살 때 알 수 있었다. 그 보다도 요즘은 대충 예매율 등급을 알 수 있어 1등이면 관객은 확실히 많다. 헌트가 1등이었다. 지난 주 만해도 한국인의 대단한 애국심에 기대어 또 흥행대작이란 평을 들었던 한산을 제친 것이다. 곧이어 관객 100만 돌파가 됐다는 기사를 접하며 그럴듯하게 앞서의 관객 1천 만명 돌파 영화와의 기록을 비교해 쓴 홍보성 기사도 보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헌트를 보았다. 영화 내용이 어떤 것인가를 미리 보지 않은 상태에서 감독과 출연진은 누구라도 알 만큼 유명한 배우이고, 배우 출신 감독의 첫번째 작품이란 점, 다시 말해 흥행작에 출연해 인기 배우가 되었기에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일 수 있는 배우가 연출한 영화란 것을 홍보에 적극 써먹고 있다. 하지만, 그것 보다는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그런 소재를 이미 갖추고 있고, 그 소재를 잘 가공해서 스토리텔링을 했다는 점에 점수를 더 주어야 할 것 같다. 끝으로 향하는 일관된 주제(암살기도) 속에 에피소드도 미스테리를 섞어 반전에 반전을 일으킨다. 개인적으로는 시작 부문 부터 영화의 시대적 배경에 가장 적합한 시기를 함께 지냈으니 역사가 되어버린 사실에 내 경험과 오버랩되기에 아주 쉽게 감정이입이 되었다. 그때 그 데모 대열에 나도 참가해 스트롱맨의 퇴진을 외쳤기에 그랬고, 베일에 쌓인 중앙정보부(안전기획부)의 활동도 그럴듯하게 그려냈으며, 북한의 밀정, 1급비밀의 유출, 군부의 비리, 해외에서의 공작, 518 사건의 주범 암살, 밀정의 색출, 조작, 게다가 미션 임파서블에서나 볼 수 있는 작전, 특히 아웅산 사건을 그럴듯하게 각색해냈다. 이렇게 큼직해서도 억울해서도 이 시대 사람에게는 등장하는 사건이 교묘하게 잘 엮었기 때문에 내 자신의 경험이 발동하여 더 흥미진진하게 감상하게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