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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좀 막돼먹은 사람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기분이 좋다.
케이블tv의 막돼먹은 영애씨도 좋고, 최근에 나온 행콕도 좋다.
그래도 현실감에 있어서는 행콕보다는 강철중이 좀 더 낫긴 하지.
이거 영화가 만들어 질 수 있는 시나리오이긴 한건가?
범인은 이미 나와 있다.
범인은 자기가 나쁜놈인지도 잘 안다.
그럼에도 범인은 떳떳하다.
경찰에게 당당하게 “난 너처럼 정의로운 구석이 없는데도 정의로운 척 살기는 싫거든.” 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 통쾌한것은 그것에 답하는 강철중식 표현이다.
"나도 좋은 놈은 아니거든. 근데 너는 특별히 나쁜놈이니까 봐주기 싫거든.”
이런 식이다.
제멋대로인 강철중을 미워할래야 미워할수가 없다.
저렇게 한대 패주다 못해 칼로 다리 한쪽이라도 썰어줘야 직성이 풀릴것 같은 녀석들에게 뇌물받아 뒤 봐주고
기껏 잡아봐야 피래미들 몇 족치는 경찰이 아니라.
피래미들은 그냥 살게 두자, 대신 대가리를 족치는거야~ 라고 외치는 강철중.
난 이녀석 정말 쿨하고 멋있는 놈이라는 생각이든다.
그런데 이거 너무 판타지 아니냐?
세상에 그런 경찰이 있기는 한거야?
그래. 그랬으면 하는 바램때문에 영화가 만들어진거 아니냐.
치안을 담당하는 우리의 어깨뽕들이여.
우리가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고는 있는가?
이런 경찰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면 이 영화는 만드는 순간 쪽박차기 딱 좋은 영화다.
주변에 흔히 있는 녀석들인데 뭣하러 돈 칠천원들여가며 봐? 뉴스보면 되지.
이런 녀석 없으니까 돈이라도 들여가며 폴리스의 환타지스타를 만나러 비현실로 빠져드는거다.
우리 세상꼴이 이래.
너무 비관적인가? 그럼
이렇게까지 비뚤어진 인간이 경찰이라는게 희한하니까 영화보는거다. 라는 정도로 생각해보는건 어때?
에이~ 너무 그런거 따지지 말자, 내가 심리학을 전공한 사람도 아닌데….
감독은 강우석이고 대본은 장진이다.
비꼬는데에는 천재들께서 납시셨군.
강우석은 “캅”에 너무 심취한 인물인듯하다. 투캅스때부터 주구장창~
그래 이런 감독이라도 있어줘서 고맙지 뭐.
장진은 깔끔한 외모 덕 많이 보는 인물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나랑 마주쳤을때 술에 쩔어 냄새 풀풀 풍기지만 않았더라도 계속 그 깔끔한 이미지 유지 했었을꺼야. (적어도 나에게 만큼은)
장진식 코메디 라고들 많이 하는데 그게 어떤 코메디인거지?
쿨한척, 진지한척 하다 갑자기 뒷통수치는 거?
상황은 코믹인데 연기자들은 엄청 진지하게 연기하는거?
그거 웃길려고 한다면 누구나 써먹는 수법 아닌가?
장진이 특별히 많이 써먹으니까 장진식 코메디인가?
외모처럼 코메디코드도 점잖다.
배역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면
미운놈 역할의 설경구와, 진짜 나쁜놈 역할의 정재영.
그 두명이 각각 강철중과 이원술(코뿔소)를 맡아줘서 고마웠다.
영화는 재미있게 봤지만 극장 커튼을 나서니 다시 현실이 보인다.
생각해보면 굳이 강철중이 경찰일 필요는 없을것 같기도 하다.
나도 강철중이 될 수 있고, 못내 밉상이긴 한데 일 하나는 시원시원하게 하는 내 동료도 강철중라고 할 수 있겠지.
생활에서도 적당히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들며 인생자체를 영화로 만들어 봐야겠다.
아 참.. 영화를 보다보니 중간에 급하게 시나리오를 수정한듯한 느낌의 장면이 있었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겠더군.” 이라는 이원술(정재영)의 대사
원래 그 이후에 나와야 하는 장면은 강철중의 가족에게 돼먹지 못한 짓을 하고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그 시나리오는 수정하길 잘한것 같다.
요즘 워낙 찌질한 변태놈들이 설쳐대버리는 바람에 아동에게 가해하는 짓거리가 극장에서도 보여진다면
물론 나쁜놈들이 저지른 짓거리일지라도 영화 이미지에 꽤 타격이 되긴 했을껄?
일부러 그 장면 때문에 가족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노출시킨 경향이 있긴 했지만
그렇게 묻혔다고 해도 그리 아쉬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가족들을 위해 전세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쩔쩔매는 찌질한 이미지도 덕분에 잘 만들어 냈으니…
첫댓글 제가 생각하는 장진식 코미디는 상황은 진지인데 연기자들의 행동이 너무 단순화되어 있다는거..^^; 후기 잘읽었습니다!! 근데 읽고나니 제 머리가 더 정리가 안되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