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히 불어오는 바람과 차갑게 느껴지는 물...
따스히 내려 쬐는 햇빛과 부드러운 흙의 감촉...
이 모든 것들을 느낄 때마다 나는 매일같이 새로 태어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언제나 곁에서 다정하게 날 지켜 봐주는 그대의 눈빛을 받을 때마다
나는 축복받은 듯한 행복에 감싸인다.
이 모든 행복이 언제까지나 지속되길...]
-현자 아르만딘의 유람기 중-
-새 생활-
으-내 얼굴을 따갑게 내려 쬐는 햇살로 인해 더 이상 잠을 못자겠다.침대가 너무나 푹신해서 일어나기가 귀찮은데...
짹짹짹!
얼씨구!이젠 새소리도 귀에 거슬린다.그런데 언제부터 핸드폰 알람소리를 새소리로 바꿔 놓았었지?나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고있는 핸드폰을 찾아 끌려고 이불 밖으로 손을 빼내었다.그리고는 침대 위를 쓱-하고 쓸어 보았으나 손에 잡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이런-이거 또 잠결에 발로차 밖으로 떨어뜨렸나 보네..이러니 핸드폰이 툭하면 맛이 가지..
할수없이 엎드려 자던 몸을 바로 누워 떠지지 않는 눈을 간신히 떴다.그런데 내방 천장이 눈에 들어올 꺼라는 나의 예상과는 달리 낮선 방 천장이 눈에 흐릿하게 들어왔다.이거..방 천장이 왜이리 높게만 보이지?아직 잠에서 덜 깨었나 보네..잠에서 재대로 깨기 위해 손으로 눈을 비벼 보았다.그러자 이번에는 눈의 시력이 선명해졌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 천장은 역시 높게만 보였다.
당황한 나는 스르르 몸을 일으켜 세우다 그만 낮선 방 풍경에 5초 가량 벙쪄 있었다.여,여기가 대체 어디 다냐?약간 낮 설게만 보이는 방안은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침대 뒤에 엄청나게 길고 커다랗게 나있는 창문으로 비쳐 들어온 아침햇살로 모든 물건들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잠깐,내가 어제 뭐하다가 지금 이런 곳에..순간 당황해 하고 있는 내 머릿속으로 어제의 일들이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나에게로 달려오던 전철..아무 것도 없던 황량한 땅..지금 눈에 보이는 방과 비슷하던 낯선 방..줄리나 라고 했나?아무튼 처음 보는 여자와 제브리 라는 아저씨..치렁치렁한 드레스들..거대한 알현장..탄 카르만 이라고 불린 남자..여기가 내가 살던 곳이 아닌 완전히 다른 세계라는 이야기..내 턱을 낚아채서 얼굴을 가까이 들려다 대었던..대었던..그 탄 카르만 자식!!!!!!
어제의 기억이 여기까지 미치자 갑자기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짜증과 분노가 밀어닥쳤다.그래!그 탄 카르만 이라는 자식!분명 어제 만났었지!어제야 경황이 없어서 그 자식 행동에 그냥 벙쪄 있기만 했는데 말야,지금 생각하니 이거 열받네!아아아악!
꼬르르륵!
머리를 헤집으며 혼자 발악하던 내 뱃속에서 순간 커다란 소리가 나왔다.이,이 소린..하-배고프다~그러고 보니 어제 저녁은 탄 카르만 녀석 때문에 아무 것도 재대로 먹은 게 없었지..하여간 보탬이 안돼요..얼굴만 잘생기면 다냐?역시 사람은 성격!이 마음이 중요한 거야!
나는 다시 고개를 들어 방안을 찬찬히 살펴 보았다.어젠 너무나 정신이 없어서 재대로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지금 이렇게 찬찬히 살펴보면서 생각해보니 정말 이방은 너무나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약간 어두운 빛이 나는 나무로 만들어진 가구들..전부다 정교하게 조각들이 되어 있었다.이런 가구들은 공장에서 그냥 만들어져 나올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말 그대로 완전 장인들의 솜씨로 만들어진 물건들이었다.사람의 손으로 하나하나 정교하게 다듬어진..그래서 그런지 엄청나게 고풍스러워 보였다.꽤 비싸겠구만!흠..
그리고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이 침대로 마찬가지였다.완전 더블 퀸 사이즈만한 이 침대는 내가 위로 올라가 구르기를 하고 놀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컸었다.내가,내가 영화에 나올 만한 이런 곳에서 한번 자 보다니!완전 감동이야-흑!
똑똑!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곳에서의 휴식에 감격스러워 할 즈음 갑자기 방문 쪽에서 노크소리가 들려 왔다.
나는 순간적으로 깜짝 놀라 문 쪽을 경계하듯이 노려 보았다.
"누,누구세요?"
"저입니다.,유라님 줄리나 견습제에요."
"줄리나 언니?들어오세요!"
나는 반가운 마음에 침대에서 폴짝 뒤어 내려왔다.이윽고 방문을 열고 들어온 줄리나 언니가 나를 바라보고는 얼굴에 한 가득 미소를 지었다.
"안녕히 잘 주무셨나요?유라님?"
물론,오히려 낮선 곳에서 너무나 잘자서 내가 다 당혹스럽다.
"네,덕분에 너무나 푹 잘잤어요,줄리나 언니는요?'
"저도요,유라님..자,이제 씻으시고 옷 갈아 입으-유,유라님!아직도 그런 해괴 망측한 옷을 입고 계시다니!!"
싱글벙글 미소를 띄우며 말하던 줄리나 언니가 순간 내가 입고 입던 옷을 보더니 경악을 하며 소리쳤다.
"네?아-이거요?"
그녀의 외침에 문뜩 내가 입고 있던 옷을 바라보다가 내가 어제 입던 교복 차림 그대로 잠이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아니,뭐 너무 피곤하니까 그럴 수도 있지..이거 가지고 웬 난리야?
"어제 너무 피곤해서 저도 모르게 그냥 입고 잤나 봐요."
내가 마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하자 줄리나 언니는 팔에 걸치고 있던 어떤 옷을 재빨리 네게 쥐어 주며 말했다.
"그럼 빨리 이 옷으로 갈아입으세요!"
"이거..혹시 어제 보았던 그 치렁치렁한 드레스 같은 옷이죠?!"
"아뇨,유라님이 특이하시게도 그런 옷들은 싫어 하시길래 이번에는 엄청나게 심플한 옷으로 가져 왔어요,"
나는 내 손에 쥐여진 옷을 한번 들어 올려 보았다.확실히 어제 보았던 그 치렁치렁한 옷들과는 완전 달랐다.한뼘 정도 무릎 밑으로 내려오는 치마길이에 리본이나 레이스는 그다지 별로 없었다.약간 황금빛을 띄우는 베이지색 계통의 원피스 비슷한 옷이었다.흠~확실히 저번 옷보다는 낮군!그나저나 특이하다니..내가 살던 곳에서 와 봐라,그런 소리가 나오나!
화장실이 어딨냐는 질문에 줄리나 언니는 고개를 꺄우뚱하며 내게 물었다.엥?뭐야,화장실 모르나?
"에-그러니까 이를 닦거나 세수하거나 목욕하는데 말예요."
"아..목욕 하는 데는 따로는 있지만 이를 닦거나 세수같이 가벼운 것들은 대부분 자신의 방에서 다 해결을 해요."
줄리나 언니의 설명에 나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자,자기 방에서 해결한다니?여기 세면대가 어딨다고?
당혹스런 나는 방안에 세면대라도 있었나-하고 고개를 돌려 방안을 휙휙 둘러보다가 문뜩 화장대 위에 놓인 은빛 커다란 세숫대를 발견했다.저게..언제 있었지?그런데 설마-나는 경직된 표정으로 줄리나 언니를 돌아보며 손가락으로 세숫대를 가르키며 물었다.
"설마..저기 저 세숫대로..."
"네,맞아요."
..어젯밤 잠이 들기 전 나는 이제 오갈대도 없으니 이왕 이렇게 된거 여기서 잘 적응해 보고 살아 보자고 다짐했었다.그러므로 이곳의 생활이 나에게 아무리 생소한 것이라도 잘 이해하자고 내 스스로에게 다짐했지만...이런 사소한 문제서부터..이건 아니야...여긴 배수관 시설도 없다는 거냐?!엉?!!!!!!!!!!!쇼크 먹은 머리와 경악으로 일그러진 표정을 지으며 줄리나 언니에게 마구 따져 댔다.
"그럼 이빨 행구고 나서 그물은 어디에 뱉는데요?설마 저 세숫대에 다시 뱉어서 도로 그물로 쓰라고요?!"
"아,아니 그게 아니고요..아무튼 이리로 가까이 와 보세요."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줄리나 언니는 나를 화장대로 가까이 끌고 갔다.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화장대 위에는 물이 가득 담긴 은빛의 커다란 세숫대와 그 옆에는 수건과 이상한 둥근 작은 병이 놓여져 있었다.언니가 작고 둥근 병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여기서는 이를 닦는데 이것을 사용해요.이병 안에 있는 물질을 한입 정도 무시고 입안에서 가글가글 하시면 돼요."
나는 그녀에게서 작은 병을 받아 들고는 자세히 살펴 보았다.병색은 검붉은 색으로 되어있어서 안에 내용물질이 뭐지 잘 구분이 안 갔다.그러니까..에-이게 가그린 같은 것이네..
"이걸로..그냥 다 해결이 된다고요?"
"그럼요 그걸로 이빨치석,음식물 찌꺼기,냄새도 없어지고 심지어 잇몸 강화에 광택까지 나요!"
하고 씩 미소를 짓는 줄리나 언니가 순간 내 눈에는 티브이 홈쇼핑의 판내원 같았다.그러니까 성능 좋은 가그린 이라 이거네..
"사실 이게 시판되어서 널리 퍼진지는 얼마 안됐어요,그전에는 한쪽 끝에 짧고 뻣뻣한 털들이 박힌 긴 막대기를 썼었어요.그땐 참으로 불편했었죠..이게 나와서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짧고 뻣뻣한 털이 박힌 막대기라..그거 혹시 칫솔 말하는거 아냐?이런...참으로 훌륭한 기술이군..이제 치과 의사들은 전부다 실업자가 되겠는걸?나는 병 뚜껑을 돌려 연다음 심호흡 후 입에 대고 한 모금 머금었다.그리고는 가만히 입안에서 가글가글 해 보았다.우,우와!이거 과일 맛이 나는데?기존의 가그린처럼 쓴맛도 안 나고 맵지도 않아!정말 맛있다!하며 신기해 하다가 순간 입안에 있던 액체가 서서히 줄어든다는 것을 깨달았다.어?이,이거 왜 이러지?나 삼키지는 않았는데?결국 입안에 있던 액체가 다 사라지고 나자 당황 해하며 물었다.
"이거 어떻게 지 혼자서 줄어들죠?저 안 삼켰는데.."
"아,그거요?입안에서 서서히 증발이 되어 버린 거예요.어때요?개운하시죠?!"
그런거 같네...헐..이런 시골구석같은 곳에서도 이렇게 편리한 물건이 다 있을 줄이야!
"자,이제 그럼 그 옷으로 갈아입으세요,제가 도와 드릴께요!"
"아니,나 혼자서도 갈아 입을 수-"
나의 이 흉측한 교복(줄리나 언니 눈에는)을 한시라도 빨리 눈앞에서 없애 버리고 싶었는지 괜찮다는 내 말을 무시하며 언니는 전광석화처럼 내 옷을 갈아입혀 버렸다.정말 눈 깜짝 할 새에 말이다.
"잠깐만요!그옷 그냥 제가 가지고 있을께요!"
그새 나 몰래 교복을 챙겨 없애 버릴려는 언니를 간신히 말리며 억지로 교복을 그녀의 손아귀에서 구해냈다.저 언니 손에 맡겼다간 5분도 못 가서 이 옷은 자취를 감추게 될지도 몰라!..
"네?왜요?이제 그 옷은 입으실 필요가 없지 않나요?"
하고 어리둥절한 듯이 바라보는 그녀의 눈이 일 순간 먹이를 노리는 잔혹한 맹수의 눈으로 보이는 것은 순전히 내 착각이었을까?나는 당혹감에 겨우 웃어 가며 말했다.
"그냥..제가 그 동안 입어 온 옷이니 까요..저번에 있던 곳에서는 매일같이 3년 가까이 입었으니까..왠지 버리기가 아깝다고나 해야 할 까나?하하..아무튼 그냥 보관만 해 둘려 고요"
"흠-그러시면 괜찮고요."
...다행이다..교복아 이젠 너는 죽다 살아난 거야~다 내 덕분인줄 알어!3년 동안 지겹게 입고 나니까 너한테 지겨운 정 미운 정 다 들어서 구해 준걸로 알렴!그나저나..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이 옷을 입고 활동하는 게 나의 일상 중 하나였는데..이제는 이 옷이 아무런 쓸모도 없다니...기분이 묘하다.뭐,이것도 다 여기서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준비 중 하나니까 이해해야지...휴-마치 내가 다른 애들보다 혼자서 일찍 졸업한 느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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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고로 기존의 제목인 Eyes of to Soul에서 새 제목인 Eyes to Soul로 고쳤습니다.
기존의 제목에 대해 많은(?)이의 제기가 들어와서요..사실 알고보면 문법상 틀리기는 하나 그걸 알고있긴 했지만 나중에 내용 추가로인하여..모 하여간 알면서도 일부러 밀어 붙힌건데..;;
다른 뜻이 있어 이렇게 했다는거를 이해를 못하시는 분이 계시기에-그냥 아예수정을 해버렸습니다!그래봤자 기존것과 별반 차이도 안나는;;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