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8일 일요일 구름
사하라 ㄱㄱ
12시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CTM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첫 날 인심공격을 가하던 삐끼도 나와 있었다. 가볍게 웃음을 띠어 주면서 진짜 여기서 일하냐고 근데 옷은 왜 그꼬라지냐고 좀 놀리니까 그래도 두 번째 본 사람이라고 친절하게 대해준다.
그렇게 티켓오피스로 들어가서 메르주가행 버스가 있냐고 묻자 없단다. 리싸니행이 전부라고 그런다. 오늘만 없는 건지 비 때문에 잠깐 없어졌는지는 안 물어봐서 잘 모르겠다.ㅎ 여튼 2일 연속 없었다.(확인해 보시고 가시길) 그리고 표를 받았는데 쉐프샤우엔에서 처음 탔을 때 주던 표 같은 것을 준다. 종이 재질이 얇고 팔랑팔랑 거리는 재질,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빳빳한 종이 표를 들고 있다. 살짝 느낌이 쎄~ 했지만, 그래도 뭐 표는 여기서 산거고 볼펜으로 대충 죽죽 긋고 다시 적어준 표지만 여기서 산건데 무슨 문제가 있겠냐한 것이 -_- 몇 번의 귀차니즘을 테스트하게 했다.
근처에서 가볍게 점심 저녁을 때운 뒤에 별로 할일도 없어서 그냥 터미널에 죽치고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시간이 다돼서 짐을 붙이려고 하는데 표가 문제다. 짐표를 사려면 표 번호가 있어야하는데 표 번호가 잘못된 표 번호였던 것이다.(당연하지 손으로 대충 긋고 준거니까..;;) 직원이 살짝 갸우뚱거리고 계속 컴퓨터를 닦달하다가 그 표를 들고 티켓오피스까지 가서 확인을 하고 나서야 짐표를 대충 만들어서 준다. 날짜가 지난 것을 뽑아서 역시 손으로 슥슥...;;
오늘 7시30분에 제랄뤼가 CTM터미널로 와서 표를 확인하고 전화로 확답을 받기로 했는데, 오지 않았다. 역시 뭐 안 오나 보다. 내가 손해 볼 건 없으니까 생각하면서 있었는데, 리싸니행 버스가 도착하자 버스 안에서 제랄뤼가 나와서 이거 타면 된다고 막 손짓한다. 반가운 마음에 알겠다고 표 샀다고 그러고 나서 들어왔다. 그리고 CTM을 탔다. CTM표를 확인할 때도 자기네 직원들 끼리 내 표를 가지고 계속 뭐라고 그러고 그래서 귀찮았다... 그러니까 이상한 표를 주거든(한번 쓴 것 같은 허름한 표였음) 강하게 새 표로 바꿔달라고 그러자. 제랄뤼는 일본아줌마와 같이 앉아있었는데, 역시나 같이 메르주가 간 덴다. 그리고 외국커플도 인사를 했는데, 역시나 같이 간단다. 푹~ 자고나면 사막마을에 한걸음 다가가 있겠지.
<어제 잘 못 올렸던 오늘의 주인공 문제의 표>
2009년 2월 9일 월요일 구름에서 맑아지는 곳으로
청정지역 사막
아침 7시 리싸니에 도착했다. 역시 제랄리의 말대로 호텔 쪽 사람들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4X4라고 그렇게 강조를 하더니 그냥 우리나라 갤로퍼다...;; 적잖이 당황했음(난 살짝 사막을 달리는 버기카정도 예상했는데) 거기에 이제 차례로 사람들이 타려고 하는데, 어라? 사람이 많다;;; 나, 제랄리, 일본인 아줌마, 서양인 커플 X2 그걸 갤로퍼에 다 구겨 넣는다고?
-_- 진짜 짐짝처럼 40분정도를 달렸다. 서양애들 등살에 밀려서 허리도 못 피고 리사니에서 메르주가까지 가는 도로가 있으나 아마도 호텔들이 드문드문 자기가 짖기 좋은 곳에 만들어 놓아서 그런지 갑자기 아스팔트를 벗어나서 사막을(블랙데저트라고 사막인데 우리가 상상하는 그런 듄은 아님) 막 달려서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짐을 내리고 여러 일들이 있었다. 아침밥도 비싼 돈 주고 안 먹을 수 없으니(제랄리 설명에 다 포함이라고 했다.) 다 먹었다. 샤워 시설은 최악이었고 호텔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열악한 시설, 그냥 겉모양만 모스크나 카스바를 따라한 모양이고 안은 최악이었다. 그리고 4시 정도에 사막으로 출발한다고 호텔에서 쉬라고 그런다. 그래서 방을 배정해 주는데 영 속도가 늦장이다. 대충대충 내가 생각하던 가격에 맞는 서비스가 아니었다. -_- 그리고 방을 주면서 4시까지만 여기 있는 거라고 강조를 한다. 그래서 알았다고 그러고 낮잠을 좀 잤다. 일어나니 벌써 3시 짐을 챙기고 나니 4시였다. 밖으로 나가니 서양커플 중에 체구가 작은 커플이 먼저 나와서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나가자 지금 출발한다고 어서 가방가지고 나오란다. 그래서 짐을 들고 나오니 중요한 것만 빼고 짐을 다른 창고에 넣어 두라고 한다. 그래서 짐을 간추려서 중요한 것만 가지고 짐을 창고에 넣으니 주인과 제랄뤼가 따라 들어온다.
제랄리가
“일단 출발하기 전에 돈만 내면 가면돼”
“어? 나중에 낸다고 그랬자나 왜 말이 달라? 그리고 나 하루만 있다 오는 거지?”
“뭐? 너 2일 자고 오기로 했잖아. 벌써 예약이 다 끝났다고 우리 페스에서 만났을 때 다이야기 했잖아?”
“그럼 취소해 바꿔줘, 나 하루만 있는 다니까~”
“왜이래 아마추어같이 -_-+ 2일이고 가기 전에 돈내”
-_-+주인과 제랄뤼가 나를 압박해온다.... 창고에서 젠장.. -_-;; 썩을 것들
“알았어..;; -_-;; 나 현금인출기에서 오늘 돈 밖에 안 뽑아왔거든 그럼 돌아와서 반 뽑아서 줄게”
“알았어 난 널 믿어, 친구”
이거 된통 당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급 생각한 궁여지책이었다. 3:1로 창고에 들어가 있는 상황에 나를 둘러싸고 돈 협상을 하고 있다니. 돈은 반만 내고 사막이 너무 좋으면 기분이 좋아서 다 줄 수도 있고 별로면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려고 했다. 아무래도 내 상황이 너무 안 좋았다. 돈 다줬다가 내 짐 들고 나르면 어떻게? -_-? 내 생각에도 좀 상황 대처가 좋았네 하면서 어쨌든 가기로 한거 신나게 즐기자는 마음으로 가볍게 나왔다.
낙타가 있는 곳으로 가니 키리가 있었다.(일본인 아줌마 이름 그 사이 전부 통성명을 했다.) 키리에게 너도 오늘 가냐고 그러니까 자기는 오늘 안가고 내일하루만 다녀온단다. -_- 아 뭐야~ 내가 취소해 달라고 할 땐 안 된다더니 이 아이는 내일 가는 거야? 그럼 나도 내일 엮여서 가면 되잖아 생각은 했지만 나는 벌써 낙타에 올라있었다. 그리고 히카르도, 알바, 캐스퍼, 베로니카가 순서대로 내 앞에 앉았다. 그렇게 순탄치 않았던 출발 전을 뒤로하고 사막으로 들어갔다.
낙타는 생각보다 상당히 불편하다. 단봉낙타라 더하다는 말도 있는데, 그냥 바른 자세로 계속 있기가 힘들고 낙타 등의 봉이 내 엉덩이를 공격한다. 그렇게 2시간 정도를 달려가면서 낙타이름 짓기 놀이도(캐스퍼는 조지, 베로니카는 밥, 나는 스파이키 백을 타고(뾰족 등) 갔다. 내 낙타이름을 내가 지어줬을 때 한참을 웃었음) 하고 경치도 구경하면서 깊숙이 들어갔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모래 언덕으로 둘러싸인 작은 텐트가 여러 개 있는 곳이었다. 텐트도 우리가 상상하는 텐트가 아니고 그냥 천으로 대충 연결만 해놓은 그런 텐트, 그리고 해질 때가 다되어서 언덕으로 올라가 석양을 감상했다. 경치만은 정말 멋지고 좋은 곳이었다.
석양을 감상하고 저녁 8시가 되어서야 밥을 준다. 닭고기 타진! 그런데...;; 사람이 5명인데 닭고기는 고작 5조각 들어있고, 어쩔 수 없이 모래 양념이 되어있었다 ㅠ 그래도 우걱 우걱 잘 먹어댔다. 다들 불편한 표정이지만 먹어야 사니까 먹었다. ㅎ 그리고 밥을 다 먹고 나서 라이어(걔네들이 부르던 이름) 카드게임을 했다. 애들이 열심히 설명해줬다. 계속 지들끼리 스페인어로만 대화하더니 게임을 할 땐 설명을 해주다니 아이러니해(캐스퍼와 베로니카는 스페인어를 잘했다..;; 그래서 나 빼고 다 스페인어로 대화) ㅎ 그리고 게임이 시작됐다. 난 처음하는 게임인데 거짓말에 소질이 있는건지 3번 연달아 내가 이겼다. ;;; 그리고 3판을 더하고 다들 잠을 청했다. 잠 잘 곳 텐트가 2개 있었는데, 커플들이 한 텐트씩 들어가고 나니 나는 남은 텐트(밥먹던;;)에서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커플들 사이에서 자는 게 더 싫었다. 굿나잇 사하라.
Written By TravelerJK
http://travelerjk.tistory.com <- 응원 많이 해주세요! 아직 여행중 이랍니다 ㅎ
<호텔 앞 비때문에 급생긴 호수와 듄>
<그림자>
<석양질 때 듄>
<석양지는 듄>
첫댓글 투어끊나고 호텔도착해서 주믄 되는디....먹을거 싸가야되고....
호텔 짐창고에서 내 껍데기를 벗겨버릴 려는 시츄에이션이었습니다.ㅠ;;; 그래서 반만 주는 도박을 ㅠ
눈물나게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 ^ㅡ^ 지금 봐도 그 아름다움은 잊을 수가 없네요~
저도 너무너무 가보고 싶네요. 앞으로 이년 남았다. 아자아자
꼭 사막 가보세요 ㅎ 말로 설명은 힘들지만, 지금 까지 본곳과 다른곳이라는겁니다.
그 더운 여름에도 사막의 갑작스런 소나기에 감기가 들더군요. 리사니 약국에서 감기약 사먹었던 기억이 새롭군요. 모래바람이 장난이 아니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의 세계...체험하지 않으면 사막의 아름다움과 맛은 설명이 안되지요. 아침에 일출구경하는데 그 사막 거기에도 조잡한 물건파는 어린 여자 아이가 나타나더군요... 철실과 헝겊으로 얼기 설기 엮는 기념품을 사달라는 그 아이의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관광객을 봉으로 생각하더군요 ㅎ;;<= 제 느낌입니다.ㅎ 막대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