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8월 18일 (일요일) : * [새재사랑산악회] 횡성(橫城) 어답산(산뒤계곡) 산행
* [산행코스] 서울(군자역)→ 경춘·중앙고속도로→ 횡성읍→ 섬강교(대관대천)→ 섬강로→ (횡성군 갑천면) 삼거현→ 등산안내도(산행 들머리)→ 오름길→ 능선→ 오름길→ 665고지(능선 삼거리 이정표) →754고지 →안부 →771고지(삼거리) →장송 →안부 →낙수대 →장군봉(786.4m) →내림길 →쉼터(점심) →급경사 내림길 →산뒤계곡 →임도 →(선남선녀탕) 계곡의 물맛 →병지방계곡 →먹해교(수박) →횡성읍 →6번 국도 →양평-서울 광진구(민속손칼국수)
* [프롤로그]… ‘긴 장마, 끈질긴 폭염’, 그리고 ‘부조리한 세상 때문에 더욱 열 받는 여름’
☆… 열대(熱帶)를 방불케 하는 염천(炎天)이 계속되고 있다. 긴 장마 기간 동안의 찜통더위가 불볕더위로 바뀌어 대지를 달구고 있다. 최근 한반도에 유례가 없는 길고 긴 여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유난히 장마도 길었다. 그러나 그 장마도 지역적으로 보면, 중북부지방에는 폭우가 쏟아져 피해를 입었고, 남부지방에는 마른장마로 인해 그 여름살이가 아주 다른 양상을 보이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마 가뭄으로 인해 강에는 녹조(綠藻)가 생기고 바다에는 적조(赤潮)가 만연하여 남·동해 연안의 양식장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 이글을 쓰고 있는 오늘(8월 19일)도 경남 밀양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8.4도까지 치솟아 1973년 이 지역에서 공식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8월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이날 대구(37.4도)·울산(36.5도)·전주(35.2도) 등 남부 지방 곳곳도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을 보였다. 서울에도 20~21일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폭염주의보(낮 기온이 섭씨 33도 이상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될 때)가 발령됐다.
☆… 제주도가 9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농지와 작물이 타들어가자 주민들은 기우제를 지내며 비를 기원하고 있다. 무더위와 가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라산 백록담도 지난 8월 7일 바닥을 드러냈다. 제주도는 기상관측을 시작한 1923년 이래 9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이라고 밝혔다. 이번 가뭄은 1994년 6월 23일부터 8월 8일까지 계속됐던 47일을 넘어서 사상 최고의 가뭄 기간을 기록하고 있다. … 남부 지방의 가뭄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 신안 등 일부 섬 지역은 여름철 가뭄 때문에 식수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생수 등 비상 급수를 공급받고 있다. 진도와 해남 등 전남 서남해안 지역은 출하를 앞둔 대파의 잎이 말랐고, 참깨와 고추 등 밭작물도 고사하고 있다. … 부산·경남의 가뭄도 길어지고 있다. 경남 창원지역 가로수 6500여 그루 중 1000여 그루의 잎이 누렇게 변하는 등 가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경상북도도 다음 주말까지도 비가 없으면 고구마, 콩 등 밭작물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 그러나 문제는 하늘에서 내리는 염천의 불볕만이 아니다. 이 불볕여름에 돌아가는 인간세상은 폭염보다 더욱 가혹한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 우리 국민공동체의 운명을 좌우하는 정치·경제가 파행과 부조리로 점철되면서 연약지반의 국민의 가슴을 무자비하게 찍어 누른다. 오직 당리당략에 매달려 타협할 줄 모르고, 상대를 수용하지 않는 정치판이 벌이고 있는, 막말의 싸움질만하고 있는 양상은 ‘열 이상의 분노(忿怒)’를 치솟게 한다. 재벌이나 고위공직자들이 유착된 부정과 비리를 바라보는 서민들은 절망의 더위를 먹는다. 전직 대통령이 은폐해 온 비자금에 대한 수사를 바라보는 마음은 참담하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 대책 없이 복지 정책을 남발하고 재정 위기를 초래하는 현실은 또 얼마나 답답한가. 전 정권이 목을 걸었던 4대강 공사를 두고 다투는 권력기관의 모습이나 원전 건설을 둘러싼 비리의 커넥션을 바라보는, 이 여름 심각한 전력난을 감당하는 국민의 마음은 불타는 가마솥이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일말의 환멸을 느끼게 하는 작금의 상황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다. 그런데 어디 그뿐인가. ‘나치에 개헌의 수법을 배우자’는 아소 다로(麻生太郞)와 ‘군국주의 일본’을 외치는 아베 신타로(安培眞太郞) 일본의 전·현직 수상이 쏟아내는 망언과 행태를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은 실로 착잡하다. 사실(事實)을 은폐하고 진실(眞實)을 팽개쳐 버린 저들의 비열한 망동(妄動)의 끝은 어디일까. 한 언론인의 칼럼은 이러한 국내·외적인 우리의 현실을 적시(摘示)하고 있다.
… 일본과 중국을 좌우에 두고 있는 우리는, 이 작은 반도나마 둘로 갈려 적대하고 있고, 그 남쪽의 반(半) 안에서도 도처에서 서로 잡아먹으려는 듯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다. 한국인의 관심사는 미래가 아니라 '과거(過去)'에 몰려 있다. 한 연구소는 “한국은 ‘중진국 함정’에 빠져 더 이상 선진국을 추격하지 못하고 정체돼 있다”고 했다. 우리의 ‘적자(赤字) 중산층’은 20년 새 2배로 늘었다는 조사도 있다. 우리는 다음 세대 '먹고살 거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자칫 그리스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과거'로 싸우고만 있다. 우리는 타협할 줄 모르고, 용서할 줄 모르고, 상대를 수용하길 꺼린다. 도처에 부정과 비리가 삭을 줄 모르고, 서로 더 못 먹어서 안달이 난 사람, 남의 고통과 불행에 눈감는 사람들이 널려 있다. 일본에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힐난하지만, 정작 우리는 '과거에 함몰된 민족에게도 미래는 없다'는 경고음을 무시한 지 오래다. 과거를 잊자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거울삼자는 것일 터인데 지금 우리는 거울을 깨고 있다. 엊그제 국회 국정 조사장은 야당의 싸움터 같았다. 정말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 [산으로 가는 길]… 오랜만에 나오신 산죽(山竹) 고문
☆… 오전 7시 43분, 서울 군자역을 출발했다. 오늘은 강원도 횡성(橫城)의 진산 어답산을 산행지로 잡아 출행을 했다. 혹독한 더위 속에서 자친 탓일까. 오늘은 시기적으로 보면 피서의 막바지 일요일이다. 그래서인지 오늘 참석한 대원은 25명에 불과했다. 올 들어 가장 적은 인원이다. 그러나 차안은 매우 오붓한 분위기였다. 특히 오늘은 산죽(山竹) 이정인 고문께서 참석하여 회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변함없는 마음은 아름답다. 시간적으로 만남의 간격이 오래되었거나, 비록 그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믿음의 한마음’을 지니고 있으면 아무리 오랜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것처럼 정겨운 것이다. 산죽 고문은 평소 일요일 업무를 보는 관계로 근 2년 동안을 나오지 못하였다. 그러함에도 평소 우리 새재사랑산악회를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분이다. 그리고 하회 김준섭 부회장의 직장 대선배인 문진우, 강남운 두 분께서 처음으로 참석하셨다. 즐겁고 뜻 깊은 산행이 되기를 기원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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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강원도 횡성(橫城)]… 거기 바람 맑은 청산(靑山)이 있기에
☆… 하늘은 엷은 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장마가 끝나고 끈질긴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여름 도시는 ‘열섬’이 되어 더욱 뜨겁고 숨이 막힌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태양의 불화살이 아스팔트나 콘크리트건물에 박히고 튕겨져 나와, 그대로 뜨거운 복사열이 되어 도심을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횡성은 그러한 문명의 도시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 곳이요, 거기에는 맑은 바람결이 숨 쉬고 있는 청산이 넘실거리고 있는 곳이다. 경춘고속국도의 가평휴게소는 도시를 탈출하는 사람과 차량들로 붐비고 있었다. 조양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를 갈아타고 남행해 가다가 횡성T.G에서 횡성읍내로 들어갔다. 산으로 가는 길은 읍내 초입 횡성교를 지나자마자 섬강의 상류인 대관대천을 따라 올라가는 지방도로이다. 횡성의 외곽도로인 섬강로인데 대관대교를 건너면서 외갑천로로 이어진다. 외갑천로는 횡성에서 갑천-청일-서석으로 이어지는 19번 국도와 다시 만난다. 심산유곡의 횡성이 최근 각광을 받는 것은 청정 자연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오면 신선한 청산의 기운에 푹 젖을 들 수 있다. 이 외갑천로을 따라가다 보면 오른 쪽에 그림 같은 호수가 펼쳐져 있는 횡성댐이 있고, 왼쪽 편으로는 어답산과 그 아래 횡성온천이 개발되어 근래 외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달리는 차창의 좌우에는 싱그러운 들판과 산야가 수채화처럼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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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인간은 눈부신 문명의 발달을 통하여 인류 역사상 최고의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그만큼 개인적으로 많은 갈등과 아픔을 지니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인간관계의 단절, 인간성(人間性) 상실(喪失)이라는 파행에서 오는 결과이다. 문명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물질주의적인 매커니즘은 욕망과 경쟁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산은 그러한 무자비한 욕망의 질주가 없는, 있는 그대로의 하늘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곳이다. 일찍이 노자가 갈파했듯이, 하늘의 무장무애(無障無礙), 천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다. 거기에는 미움과 탐욕이 없다. 계산된 요령이나 시간의 조급함이 없다. 도시의 시간에 쫓긴 사람들이 청산을 찾아 심신의 피로를 풀고 청정한 마음을 회복하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래서 일찍이 여말선초의 나옹화상이 노래했다.
靑山見我無語居 청산은 나를 보고 말 없이 살라 하고
蒼空視吾無埃生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貪慾離脫怒抛棄 탐욕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水如風居歸天命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 懶翁和尙(나옹화상)
단순히 삶의 허무를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노래의 화자는 사람이 아니라 ‘청산(靑山)’과 ‘창공(蒼空)’이다. 말하자면 자연이 인간에게 은은하게 들려주는 순정한 목소리다. 그 자연의 소리가 그냥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요사이 말로하면 힐링(Healing)의 속삭임이다. 비록 짧은 시(詩)이지만, 현실에 마구 부대끼다가 상처 받은 문명인에게 부드러운 생명의 언어로 다가와 평화로운 안식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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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속>
첫댓글 우린 둘째주에 인제 자작나무숲 다녀왔어요.
덥지만 그늘은 시원하고 땡볕은 머리가 벗겨지게
덥고 그래도 즐겁고 행복하게 다녀왔어요.
마른장마 지겹게도 이어지드니 찾아온 유래없는 폭염 속에서도 자연과 한 몸 되어 주유천하 하시니, 해박한 식견에다 나옹화상의 맑은 영혼마져 훔치니 님이야말로 이 시대의 풍류객이요 대 자유인이라 아니할 수 없소이다. 늦더위 건강하게 이겨내시고 오래오래 함께하길 바라오^^
저 시원하고
평온이 있는 곳,
우리도
언제 한 번 가보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