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축제 · 기념일 백과 - 오봉[ お盆 , Ob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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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11.14. 22:36조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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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축제 · 기념일 백과
오봉
[ お盆 , Obon ]
요약 매년 양력 8월 15일을 중심으로 지내는 일본 최대의 명절
1. 명절 정의
오봉(お盆)은 매년 양력 8월 15일을 중심으로 치러지는 일본의 명절로, 조상의 영혼을 맞아들여 대접하고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이다. 새해 첫날인 오쇼가츠(お正月)와 함께 일본 최대의 명절로 꼽히며 귀성 인파와 휴가 행렬이 장관을 이룬다.
오봉은 일본의 민간 신앙과 음력 7월 15일 중국 중원절(中元節)에 행해지던 우란분회(盂蘭盆會,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제물을 마련해 공양을 드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법회)가 결합한 형태다. 따라서 오봉의 의례는 대부분 불교식으로 행해지지만, 예로부터 조상의 영혼을 맞이해 번영을 기원해왔던 일본의 풍습도 잘 드러난다. 일본인들은 오봉 기간이 되면 조상들이 길을 잘 찾아들 수 있도록 무카에비(迎え火, 마중하는 불)를 피우고, 집에 임시 제단인 본다나(盆棚)를 마련해 예를 올리거나 절을 찾아 공양을 바친다. 오봉 연휴에 귀성해 성묘를 가기도 한다. 조상의 영혼이 돌아갈 때 역시 오쿠리비(送り火, 배웅하는 불)를 피운다.
오쿠리비
오봉 기간에 달았던 등롱과 공양물을 물에 흘려 보내는 행사를 도로나가시라고 한다. 저승으로 돌아가는 조상의 영혼을 배웅하는 의미가 있다. 뒤쪽으로 오쿠리비 가운데 하나인 고잔노오쿠리비의 불꽃이 보인다.
또한 오봉에는 지역 공동체가 함께하는 축제가 열리는데, 지옥에서 돌아온 망자들이 기뻐하며 춤을 춘 것에서 기원한 봉오도리(盆踊り, 오봉에 추는 춤)가 대표적이다.
영혼을 떠나 보내는 등불인 오쿠리비와 관련된 산 꼭대기에 커다란 글자 모양의 불을 피우는 행사나, 강물에 등롱을 띄워 보내는 행사 등도 유명하다. 일본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하곤 하는 불꽃놀이도 이와 같은 오봉의 쇼료오쿠리(精霊送り, 정령 보내기)에서 유래했다고 전한다.
지역에 따라 오봉을 쇠는 날짜가 다른데, 일반적으로 양력 8월 15일을 중심으로 한다. 공휴일이 아니기에 관공서 등은 오봉 기간에도 업무를 계속하지만, 일본 국민 대다수가 이 시기를 전후해 ‘오봉야스미’(お盆休み)라 불리는 긴 연휴를 즐긴다. 오늘날 오봉은 종교적인 색채가 약해지고 그 형식 또한 점차 간소화되는 추세다. 그러나 후손들의 곁으로 돌아오는 조상의 영혼을 맞이한다는 본래의 취지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며, 온 가족뿐 아니라 지역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한여름의 축제 같은 명절로 자리잡았다.
2. 명절 어원
‘오봉’(お盆)은 본래 불교 용어인 우라봉(盂蘭盆) 또는 우라봉에(盂蘭盆會)의 ‘봉’(盆)에 접두사 ‘오’(お)가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우라봉은 『불설우란분경』이라는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단어로, ‘거꾸로 매달리다’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아발람바나(Avalambana)의 변화형 울람바나(Ullambana)를 음역한 것이다. 부처의 제자인 목련존자가 지옥에 거꾸로 매달린 채 고통받는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대덕(大德)들에게 공양을 드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
또한 봉(盆)은 그 자체로 제물을 담아두는 용기, 제물을 바치는 대상인 조상의 영혼을 뜻하기도 한다. 지금까지도 몇몇 지역에서는 조상의 영혼을 ‘봉사마’(ボンサマ)라고 칭한다.
3. 명절 유래와 역사
오봉은 효도를 강조한 불교 경전 『불설우란분경』에 실린 다음과 같은 고사에서 유래했다. 석가모니의 십대 제자 가운데 하나로 신통력이 뛰어난 목련(目連)은 어느날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전에 지은 업보로 인해 아귀도에 떨어진 것을 알게 된다. 거꾸로 매달린 채 피골이 상접한 어머니의 모습에 음식을 마련해 갔으나 음식은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새까맣게 타버렸다. 이에 목련이 대성통곡하며 부처에게 어머니를 구해달라고 청하자, 부처는 하안거가 끝나는 음력 7월 15일에 시방(十方)의 대덕들에게 백 가지 음식과 다섯 가지 과일, 향촉과 의복으로 공양하면 어머니를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목련은 들은 대로 행했고 그의 어머니는 지옥에서 벗어나 극락왕생을 이루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6세기 무렵부터 음력 7월 15일을 중원절이라 하고 조상에게 여러 가지 음식을 바쳤다. 이 풍습은 7세기경 일본에 전래되어 귀족에서 민가로 퍼져나갔다. 606년 스이코 천황(推古天皇)이 우란분회를 시행했다는 기록이 남아있으며, 8세기 즈음에는 여름에 조상에게 공양을 드리는 풍습이 자리를 잡았고 에도 시대에 들어 민간에서도 활발히 행해지는 행사가 되었다.
오늘날 일본에서 오봉의 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며, 전국적으로 양력 8월 15일을 중심으로 치러진다. 본래 에도 시대까지는 음력 7월 15일에 오봉을 지냈지만, 메이지 유신(明治維新) 이후 그레고리력이 적용되면서 양력 8월 15일 등으로 다양해졌다. 구체적인 일정은 지방에 따라 크게 7월봉(七月盆)과 8월봉(八月盆), 그리고 음력 달력에 맞춰 지내는 큐봉(舊盆)으로 구분된다.
7월봉은 양력 7월 15일에 지내는 오봉으로, 간토(關東) 지방의 도쿄(東京)와 요코하마(橫濱) 그리고 도호쿠(東北) 지역이 이에 해당된다. 8월봉은 양력 8월 15일에 치르는 오봉을 의미하며, 전국적으로 이날을 오봉으로 쇠는 것이 일반적이다. 홋카이도(北海道), 간사이(關西), 간토 남부 지역 등이 8월봉을 지낸다. 큐봉은 전통적으로 음력 7월 15일에 맞춰 오봉을 지내는 것이다. 매년 양력 날짜가 변해 대략 8월말이나 9월에 해당된다. 간토 북부와 주코쿠(中國), 시코쿠(四國), 규슈(九州) 등지에서 이 풍습을 따르고 있다.
오봉은 공식적인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은 오봉 기간에도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제조업에서는 문을 닫고 대대적인 휴식을 취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봉 앞뒤로 ‘오봉야스미’(お盆休み)라는 연휴를 갖는다.
본래 중국의 불교 행사에서 기원한 만큼 과거의 오봉은 불교적인 성격이 강했으나, 오늘날에는 종교적 색채가 많이 사라졌다. 또한 전통적인 등불을 장식하는 대신 전등을 이용하고 본다나(盆棚, 오봉 때 위패나 공물 등을 올리기 위해 임시로 만드는 제단)를 간단하게 꾸리는 등 형식이 점차 간소화되고 있으며, 사찰이나 신사에서 치르던 봉오도리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이나 상점가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변화를 겪고 있지만 세상을 떠난 조상들의 영혼을 맞이해 공양한다는 오봉의 의미는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오봉
집으로 돌아오는 조상들의 영혼을 대접하고 행복을 기원하는 일본 최대의 명절이다. 마지막 날 저녁에는 등불로 장식한 무대 주위에서 다 함께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