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재 수명을 기준으로 볼 때,
60세 남성이
1) 75세 이전에 사망할 확률이 22%
2) 91세까지 생존할 확률이 21% 로 나온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도 없고, 계획대로 할 수도 없다.
75세까지 사는 것을 계획했지만 더 오래 살수도 있고,
91세까지 살려고 준비했지만, 75세 전에 죽을 수도 있다.
문제는 60세 이후에 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누구나 하는 고민이고, 걱정이다.
또한 특별한 대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이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자신이 있는 일을 하라고 말한다.
일본 에도시대에 살았던 '이노 다다타카(1745~1818)는 17세에 양자로 들어가서
부잣집에 살다가 50세에 모든 재산을 장남에게 물려 주고,
(자신의 나이보다 한참 어린) 30대 천문학자를 스승으로 모시고 배우기 시작했다.
1800년에 일본 '막부'로부터 지도 제작 의뢰를 받고, 17년간 일본 전역을 실측했다.
그리고 지도제작을 시작한후 2년뒤 사망했고, 그 제자들이 이어서 지도를 완성한다.
이것이 일본 최초의 실측 지도이며.. 오차는 1000분의 1 수준으로 정밀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도 좋지만, 사회/국가에서 볼 때에 무가치할 수도
있고, 무의미할 수도 있다.
특히.. 생계가 위협을 받는다면... 무슨 수로 하고 싶은 일을 할수 있을까??
어제는 휴가를 내서 집에 고장난 텔레비젼 A/S를 요청했다.
구입한지 5년밖에 안 되었는데, '액정'이 고장 났으니 새것으로 바꾸라고 해서
(집에서 가까운) 삼성 매장을 찾았다.
매장을 지키는 내 나이 또래 되는 대리점 사장(삼성직원)과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그 역시 '퇴직'이 임박한 나이고, 이미 삼성으로부터 퇴직 압력을 받고 있는데.
내가 지금 나가서 무엇을 할지? 근심이라고 ~
전자제품 고치고 수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이 있는데..
요즘은 전자제품 고장도 잘 안나고, 전파사 차린다고 전자제품 고치러
오는 시대도 아니라고 ~
그런데 처자식들에게 들어갈 돈은 많고, 당장 나가서 무엇을 할 것인지?
또한 어떻게 생활비를 마련할지? 고민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 이야기를 했다.
연세대학교를 졸업해서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45세에 3년치 급여를 한꺼번에
받고, 퇴직을 해서 이런저런 사업을 한답시고 싹 다 말아먹고,
현재는 57세에 아파트 경비를 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졸업장이 아깝지만, 이러한 일은 주변에 널려 있다.
유명대학교 졸업장은 미용자격증보다 무가치하게 취급되는 것이 현실이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 대부분이 "에이~ 설마~"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퇴직한 사람들 대부분은 내 말에 공감할 것이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퇴직할 때 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했는데,
이 회사, 저 회사로 옮길 때마다 급여는 반토막 났고, 몇년 안가서 보니
연봉 2천~3천만원도 제발 채용해 주기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이것을 본 아내가 과거에 미용실을 했었는데.. 남편 상황을 보고
미용실을 차려 달라고 부탁해서 차려 줬는데...
아내가 남편보다 돈을 더 잘 벌고, 잘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명문대를 졸업한 남편은 크게 놀랐다는 글을 읽었다.
젊었을때 '채용시장'의 현실과 60세 이후 '채용시장'의 현실은 전혀 다르다.
'대학교 졸업장'이 아니라 필요한 '자격증'이 우대 받는다.
두번째로 중요한 것이 '막강한 인맥'이다.
쉽게 말하자면 주변에 빽이라도 닿는 사람이 있으면 대충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이 말이 쉽지.. 요즘같이 서로 안 만나고 사는 사회에..
그것이 쉬울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 자신을 놓고 보자면 그럴만한 '인맥'도 없다.
알다시피 우리 사회는 '지독한 초고령사회'로 달려가고 있다.
출산(출생)은 막혀 있고, 수명은 연장되고 있으니 한국 사회는 이제 '늙은이'만 쌓인다.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수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그대로 늙어서 '노인층'을 형성하고 있다.
누구나 '노인'이 되지만 우리 사회에서 '노인'을 보는 시선은 차갑다.
과거에 아무리 높은 직위에 있었다고 어깨에 힘 줘봐야. 그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없다.
잘 나갈 때.. '사랑'을 베풀고 밥이라도 사줬다면 모르겠지만..
권위적인 지휘관들은 (차가운 시선을 피해서) 대중적인 자리에는 나타나지도 못한다.
이것저것 길게 말해봐야.. 낭비다...
짧게 두가지 사례로 오늘 글을 정리하자.
첫째 사례 : 세익스피어 희곡 '리어왕'
리어왕은 나이 80이 되자 딸 3명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물려 주기로 한다.
첫째와 둘째는 리어왕의 재산을 노리고 아부,애교를 떨어서 대부분의 재산을
물려 받았다.
가장 효성스러운 세번째 딸에게는 한푼도 줄 수가 없었다.
첫째,둘째 딸에게 내 쫓겨서 '거지' 신세가 되어서 푹풍 속에서 방황했다.
셋째 딸이 이것을 구하려고 노력했지만 죽음을 맞이했다.
참으로 간략한 '사례'지만.. 우리 현대 사회에 이러한 노인들, 이러한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지?? 주변을 둘러보면 지천으로 널려 있다.
둘째 사례 : 태종 이방원
태종은 52세때 갑자기 22세 막내아들(세종)에게 왕위를 양위한다.
그리고 '상왕'으로 물러난다.
하지만 (조건을 걸기를) 세종이 30세가 될 때까지 '군사(병력)' 권한은
놓지 않겠다고 (공식선언)했다.
그런데.. 왕위를 물려준지 불과 보름만에 큰 일이 발생했다.
태종의 심복이었다가 세종임금의 '병조참판 강상인'이 군사와
관련된 중요한 사항을 태종에게 보고하지 않고, 세종에게 보고 했다.
태종은 분노했고, 그 충직한 부하를 '관노'로 강등시키는 것도 모자라서
거열형으로 끔찍하게 처형시켰다.
그렇게 막강하게 권력을 누리다가 56세에 세상을 떠났다.
역사 이야기를 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노년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 갈 것인지?
그것에 촛점을 두기를 바란다.
자식에게 모든 것을 넘겨주고 '빈곤층'으로 머물어 갈 것인가?
아니면 태종처럼 화려하게 권력을 누리다가 죽을 것인가??
현재 한국사회에서 퇴직후 노인들의 '은퇴자산'은 선진국에 비교하여
참으로 열악하다.
노인의 빈곤율은 심각하다.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노인으로 걸어가는 모든 대상들은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노인들을 위한 '취업박람회'에 참석한 대상자의 줄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노인의 취업문제는 (국가 입장에서 보자면)
공무원 연금 적자 문제, 국민연금 고갈문제, 건강보험 적자문제, 저출산 문제,
남북한 갈등문제, 환경문제 보다 더 심각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최근 아내가 묻는다.
"당신은 퇴직후 뭘 할거요?"
내 대답은 이렇다.
"미래에 근심을 끌어 당겨서 할 필요 없습니다.
퇴직할 때 고민해야지. 왜 벌써 합니까?"
대답은 쉽게 했지만, 어찌 근심이 없겠는가??
끝으로 한가지..
'한국 노인'들에게 반복해서 당부할 말이 있다면..
모든 것을 자식에게 주고 풍랑속에 몸을 던지지 말고..
자신의 권력을 끝까지 틀어 쥐고 살다 간 '태종'이 되기를 바란다.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