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은 역시 설국이더라
2월 1일
바람없고 개스 가득한 날,
간간이 눈 부신 하늘을 보여 주더라
삶이 피곤해 지려 할 때 마다
나는 산에 가야 했지
맨날하는 꼴지 신세 면하고자 일찌감치 먼저 내빼면서...
저 줄을 끊어 앞질러 오르자니 장사진이 따로 없으렷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34D48014986B195B4)
늠름한 구상나무 뒤로 보이는 게 선자령이렷다
아무래도 건질만한 건 어렵다 싶은 날씨지만 그래도 용을 쓰고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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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 중계기지 담벼락, 담쟁이 자라던 자리에다 눈이란 넘이 멋진 그림을 그려 두었더군
![](https://t1.daumcdn.net/cfile/blog/15330F104987117A5B)
어디던 가리지 않고 남긴 바람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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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되 쫓기지 않는 마음으로 보고픈 건 느릿하게 바라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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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배를 채우자고 잠깐 앉았더니 저자거리 한 복판이더군
풍경과 더불어 보는 내게,
놀이란 이런 여유를 두고 말하더군, 마치 사돈 남 말하듯...
![](https://t1.daumcdn.net/cfile/blog/114D48014986B1A7BF)
한 줄로 주욱 길게 늘어 선 길은 , 사진을 찍거나, 먼저 튈려고 하는 내겐 학을 때게 하는 고행길이니
![](https://t1.daumcdn.net/cfile/blog/111951024986B33E02)
![](https://t1.daumcdn.net/cfile/blog/15191C024986BF808E)
길게 늘어 선 새봉길을 돌아가는 우회길로 슬쩍 들어섰지
나무들이 받아 들이는 눈꽃의 쇼를 더 느긋하게 바라보기 위함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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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곳에서는 늘 함정을 마련해 두고 먹잇감을 기다리고 있고
![](https://t1.daumcdn.net/cfile/blog/141951024986B34307)
이쯤에서 이 거대한 바람개비를 만나게 되니 처음 보는 사람은 아주 놀란 표정으로 둗더라 " 이, 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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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바람이 한바탕 놀다 간 흔적일진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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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선 나무는 바람 못 보았다고 시치미를 뚝 떼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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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선 감당 못하니 작은나무 셋이서 이웃하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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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골짜기에서 부터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시작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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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하늘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려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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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들, 순식간에 구름들에게 포박 당하니
우리는 그저 구름이 그려내는 그림을 넋놓고 바라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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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하늘이 보여주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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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속에 갇힌 나무를 바라보는 친구나무는 나 몰라라 하고 시치미를 뚝 떼던데
마침 요즘 이웃사정 나 몰라라하는 세태를 보는 듯 햇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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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눈밭 너머로 순간 화이트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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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비워 둔 자리에서 이것저것 해찰하느라 눈 속에 시간을 파묻어두었지
![](https://t1.daumcdn.net/cfile/blog/14191C024986BF808D)
반짝! 눈부신 하늘에서 졸고있는 바람개비!
아마도 이 녀석은 제 심장을 뛰게해 줄 힘 쎈 바람을 기다리는 것이 분명하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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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 대간선자령 묘비명(?)을 가운데 두고 저자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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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막골로 내려 서자 바람이 도망 간 쪽을,
비탈에 늘어 선 나무들이 획연하게 일러주니
바람도 우리처럼 아래로 달아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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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피해서 나뭇가지 뒤로 숨어 들어간 눈은 그들에게도 칼바람이 얼마나 몸서리 쳣을까
처절함이 들어나는 서리꽃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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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소나무 두꺼운 눈을 이고 있느라 허리가 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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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에 우리동네 산악회 리본도 보이니
어제 다녀 간 저들에게는 과거가 되었지만 지금 걷는 내게는 현재진행형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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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그려내는 곡선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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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들이 수북하니 마음조차 넉넉해 지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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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길아래 녹았던 눈들이 녹아 얼었는지 나즈막한 빙폭을 이루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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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셋이 오두마니 앉은 모습이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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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걸음은 그렇게 가볍게 다녀 갔지만 흐트려진 내 마음이 가볍게 흘려 버린 부산함이 맑은 세상을 탁하게 만든 듯하여
미안하더라
,
,
,
행복한 눈의 나라 선자령에서...
내 사랑은 ... 김용택 시. 이지상 곡. 김원중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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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진 과 글이 너무조아요 다음산행에 또 감상이 가능 했으면 .....
ㅎ 또 가실 건가요? 토욜 산수에서 대관령 오른쪽 제왕산에간다던가?
멋진사진 즐감하고 깁니다.....
찾아 주시어 감사합니다.
먼산더딘발님 에 글과 음악과 함께보니 한편에 드라마를 보는것 같네요... 사진 글 너무 멋있습니다!~ ..선자령에눈꽃을 감동스럽게 표현해주신 먼산더딘발님께 감사드립니다...멋있는글과 사진 잘보고 갑니다...~~~^^
이도 줌 있는 척하느라 고심한다죠..ㅋ, 무엇보다 자주 뵙길 바랍니다,
행복한 눈의 나라에서의 하루가 즐거웠던게 선하게 보이는 듯합니다. 사진과 음악이 좋아 저도, 블로그에 담아 갑니다..
부족한 글이 무어 볼만하시다고 스크랩까지야... 저로서도 영광이니 가져 가시어 잘 보시도록 하세요...
사진으로 보는![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거움이 또다른 맛이 나는군요 잘보고 갑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먼산더딘발님 수고많으셨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ㅎ 하 줄겁다 뿐이겠ㅅ습니까... 산행에서 자구 뵙게되길 바랍니다.
선자령을 말로만 들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참 멋지네요..
용평스키장이 바로 지척이니 겨울마다 설국이 되는 곳입니다. 다구나 산보수준의 편안한 등산이라 손쉽게 다녀 갈 수도 있답니다.
사진이 정말 좋네여!
여러모로 미흡한 사진입니다. 실력이 부족하니 날씨가 흐린 탓으로 핑계댑니다^^
먼산님의 사진을보면 먼산님의 사진에대한 내공이 보이내요....^^*
그래뵈야 기껏 '동네사진' 수준일 뿐입니다.
사진 밑에 쓰여진 글에 눈길이 먼저 가네요.. 사진과 함께 백미 입니다..늘 좋은 사진, 글 감사합니다용~~~~~
글이 괜찮은가요? 일요산행에서 못 보는게 서운하답니다.
그거 있잖아요..요리 못해도 맛은 잘 보는거.. 알아보는데는 선수지요..주일은 주님과 함께...!!!!!
음식에 버터가 잔뜩이라 느끼할텐데..ㅋ 이른바 주일성수에 대한 태도가 좀 더 유연하다면 나도 그집에 장가들 속셈은 있는데...^^
함께 주일날 예배드리고 가까운 산 함께 동행하면 어떨까요? 제가 원하는 이상형 입니다...이상형이 되어주실 의향은...? 긍정적 답신 기대할께용...^^*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교회를 믿으라" 고 하지 않겠습니다. 너 자신을 믿으라고 하겠습니다. 내가 제 안의 힘을 믿는다면, 자신이 가진 힘을 안다면, 쓰러져도 쓰러져도 또 일어날 수 있단걸 안다면 자지 스스로가 반석위에 선 교회가 되지 못할 이유가 있겟습니까? 이번 주일이 제 생일인데 남덕유에서 맞이하게 될 것 같습니다.
바로 저거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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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어디 어디? 두리번~두리번....^^
우와 ~~~환상이다...정말 멋짐니다.. 그림 과 음악의 조화는 제 마음의 심금을 울리게 하는군요,ㄳㄳ ^.~......
제 옥심으론 조금 부족하답니다^^
너무..머져요..저는못가지마..넘아쉬네요..다리가.고장이라..사진과글이.너무도..잘어울려요노래도..사진정말..멋져버려웅이아버지-ㅋㅋ
운악산에서 욕보셨남...얼릉 쾌차하셔서 어느 산길 고개 마루턱에서 뵐 수있기를..
딘발 형님 여서 뵙네여 시몬입니다.이곳도 발걸음좀 주시죠 늘 항상 건강 속에 행복 하시길 비나이다.
그동네 내가 없어 썰렁한 건지, 아님 친숙한 얼굴이 뵈지 않아서인지 발길 뜸해 지더군
멋진 사진 즐감하고갑니다
걸을 수 있는 동안은 아름다운 산을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겠죠. 감사합니다.
남다른 시선으로 담아 두신 사진들이 깔끔하게 정리한 글과 잔잔한 음악 속에서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 옵니다.
비록 한 자리에 서서 바라보는 시선이 아닐지라도 공감하는 점에선 일치하니 봅니다. 모쪼록 찾이 주셔서 고맙기 짝이 없습니다.
차갑고 만지면 녹아 사라져도 더욱 귀한 설화!! 아름다운 눈꽃 사진 잘 봤습니다.
녹아 사라진다 해도 추억 속, 깊은 곳엔 항상 자리하고 있을테죠, 감사합니다.
등단 하셔도 될 감흥과느낌, 사진과 더불어 너무 멌졌요...고마워요 멋진글과 멋진사진 ,님 때문에 저희가 행복하네용...
등단해도 될 만 하다고 칭잔하시니 동네문학 일지라도 으쓱으쓱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