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미국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 한국 생산기지 울산 유치에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한다. 자동차 산업만큼 전후방 효과가 큰 사업이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치한 여느 산업에 비해 울산경제에 미칠 직접적인 파급효과는 산술치로 계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동안 현대자동차를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로 성장시킨 곳은 울산이다. 그 과정에서 자동차 생산의 메카라는 명성을 얻은 만큼 자동차 산업분야에서 만큼은 남다른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 곳도 울산이다. 자동차 산업분야에서 경쟁력이 그 어느 곳보다 크다 자부한다. 성공의 뒤에는 그늘도 있기 마련이다.
70년대 정부가 자동차 산업을 키우기 위해 전략으로 자동차산업을 유치(幼稚)산업으로 삼고 보호ㆍ육성 전략에 따라 현대자동차에 독과점적 생산 지위를 부여했다. 또한 국민들이 국산차를 이용하도록 하는 애국 마케팅도 펼쳤다. 이러한 것들이 결국 현대차그룹이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자동차 산업의 성장은 국가경제발전과 함께 울산의 경제발전에도 적잖이 기여했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성장에 따른 과실을 울산시민들은 제대로 맛보지 못했다. 오히려 홀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거대 글로벌 공룡기업이 된 현대자동차그룹을 보자. 울산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갯벌을 매립하고 공장을 지어 무역항으로 삼아 세계시장에 수출하면서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현대차가 이제 울산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할 차례다.
하지만 울산시민들은 그러한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다. 미래 자동차 연구를 위한 연구소는 경기도 남양에, 미래 전기차 밧데리 생산공장도 청주에 세웠다. 대 시민 체육시설인 야외야구장도 울산이 아닌 양산시에 건립해 기증했다. SK에너지가 울산시민들을 위해 울산대공원을 지어 울산에 기부한 것과 참으로 대조적인 모습이다. 매년 노사 임금협상이 시작될 때면 지역 상인들과 협력업체들은 가슴 졸이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속된 말로 협상테이블에서 서로 수가 틀리면 노조는 협상테이블을 박차고 공장 밖으로까지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해를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는 지역상인들과 협력업체가 떠안아야 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 끊어야 한다. 국내 자동차 산업 구조에도 경쟁 구도를 도입해 독과점 병폐를 척결해야 한다. 경쟁 구도가 생기면 자연스레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은 물론 협력업체들에 대한 일방적 횡포도 사라질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에게 투자를 요청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일론 머스크가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계획하는 생산기지는 연간 150만~200만대 규모로, 한 해 160만대를 생산하는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버금가는 규모다. 지난 15일까지 실시된 산업부의 유치의향서 접수 결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ㆍ도 34개 도시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유치전이 치열하다는 것은 유치가 확정될 경우 경제적 실익이 크다는 방증이다. 울산은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수소차와 전기차 생산기지 건설에 진력하고 있다. 울산시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이번 테슬라 전기차 한국생산공장을 울산에 유치해야 한다. 그것이 울산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일이다.